"야구장에선 치킨이라니" 충격적인 쓰레기 지옥…어쩌나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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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분류해서 버리려고 해도 쓰레기통은 넘치고 사람은 많고…정신이 없어요” 야구장에서 관람과 응원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간식이다. 치킨과 맥주는 물론, 떡볶이와 어묵, 감자튀김, 국수 등 메뉴도 다양하다. 야외에서 먹는 만큼 간식을 일회용기에 담는다면 모조리 쓰레기다. 올해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하고 이달까지 관중은 약 568만 명. 이들이 버린 쓰레기를 따져보면 어마어마하다. 전국의 스포츠 시설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36%는 야구장에서 나온다.
이 쓰레기들을 줄이기 위한 대책 중 하나가 바로 다회용기다. 플라스틱이나 종이 대신 계속 설거지해서 다시 쓸 수 있는 그릇이나 컵을 쓰자는 이야기다. 그러나 다회용기가 야구장에 도입된 지 1년이 넘었음에도 페트병과 비닐 봉투, 종이 상자나 봉투가 뒤엉켜 넘친 쓰레기통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녹색연합은 최근 서울시와 두산베어스, LG트윈스와 잠실야구장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잠실야구장에서는 야구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잠실야구장 내에 위치 식음료매장 중 38곳에서 다회용기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쓰레기가 뒤엉켜 있는 건 분리배출과 다회용기 반납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서다. 다회용기든 쓰레기든 나눠 버릴 만한 공간과 시간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경기가 끝나고 인파가 몰릴 때에는 쓰레기를 일일이 나누어 버리기 어렵다. 가뜩이나 일반쓰레기와 종이, 캔, 페트류 등으로 분리배출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회용기가 추가되자 분리배출은 더 악화됐다. 쓰레기통에 다회용기를 버려 회수가 되지 않는 건 물론, 다회용기 반납함에 쓰레기가 들어있는 것도 예삿일이다. 이에 녹색연합은 쓰레기통과 다회용기 반납함의 위치를 옮길 것을 제안했다. 출입구와 멀고 비교적 넓은 공간으로 동선을 유도하면, 관람객들이 분산돼 분리배출과 다회용기 반납이 수월해질 거란 계산이다. 또 재질별 쓰레기통의 모양과 색상, 순서를 통일하면 재질이 다른 쓰레기들이 한데 뒤섞이는 걸 줄일 수 있다고 봤다.
물론 분리배출과 다회용기 회수보다 중요한 건 쓰레기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이다. 다회용기를 취급하는 식음료 판매 매장은 잠실야구장 내 38곳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나기는 했으나, 전체의 절반 수준에 머무른다. 잠실야구장 내 식음료매장은 총 64곳으로 약 41%는 아직 일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인기 메뉴인 치킨 중에서 매출이 많은 BBQ, BHC 등 프랜차이즈 매장은 자체 제작한 상자를 사용하다 보니 다회용기를 도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맥주 역시 판매점의 50%는 다회용기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구장을 운영하는 구단들이 보다 공격적인 쓰레기 저감 목표를 잡아야 한다는 게 녹색연합의 주장이다. 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회용기를 확충하는 예산과 일회용품을 억제하는 조례 등을 마련하는 식이다. 이들은 “잠실야구장 내 쓰레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야구팬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며 “구단과 지자체, KBO, 환경부가 협력해 문제를 개선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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