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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료 0원 약속 깨"…테이블 주문 기기·예약 앱, 자영업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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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1회 작성일 24-10-1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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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테크 ‘제2의 배달 앱’ 되나
인건비를 아끼려는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테이블 주문 기기나 식당 예약 앱 같은 ‘식당 테크놀로지’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수수료 부담이 점점 늘고 있다. 초기에 수수료와 기기 이용 요금 ‘0원’을 내세우며 자영업자들을 끌어모은 식당 테크 기업들이 슬그머니 요금을 올리거나 추가 비용을 청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점차 자영업자들의 의존도를 높여 수수료 장사를 하는 ‘제2의 배달 앱‘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적으로 외식업을 하는 자영업자는 200만명에 달한다.

서울의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테이블 주문 기기를 통해 음식을 고르고 있다./뉴스1

서울의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테이블 주문 기기를 통해 음식을 고르고 있다./뉴스1

식당 테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는 초기 설치비로 수백만 원의 매몰 비용이 발생하고, 계약 기간 2~3년을 채우지 못하면 위약금이 발생해 쉽게 서비스를 중단하지도 못한다. 또한 편리함에 길들여진 손님들은 계속해서 서비스를 이용하려 해 자영업자 입장에선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를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부 자영업자는 “음식 값은 조금만 올려도 손님들 난리가 나는데, 자영업자 상대로 하는 식당 테크 기업이 수수료를 올리면 우린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하나”라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용료 0원” 약속 깨뜨려도 중단하기 어려운 업주들


대전에서 월평균 3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분식집 사장 A씨는 올해 초 ‘태블릿 주문 기기’를 도입했다. 주 20시간 일하는 초단기 아르바이트생에게 지급하는 80여 만원의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서다. ‘기기 사용료 월 1만원대’라는 광고를 보고 도입했지만, 비용이 계속 추가돼 결국 인건비보다 비싸졌다. 기기 수수료 75만원에 사용료 30만원, 인터넷 연결비 7만6000원까지 월 110만원이 넘는 고정 비용이 든 것이다. 여기에다 초기 도입 비용으로 설치비와 부속품 등 260만원까지 부담해야 했다. A씨는 “고장이 나서 AS라도 맡기려고 하면 고객 센터 연결도 오래 걸리고 또 비용이 든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아르바이트생 쓸걸 그랬다”고 했다.

그래픽=이진영

그래픽=이진영

식당과 손님을 중개하는 ‘식당 테크놀로지’ 서비스 특성상, 많은 이용자를 모으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거나 이용료를 무료로 한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하지만 점차 이용객이 늘고 해당 서비스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의존도가 올라가자 이런 약속을 깨뜨리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중개 수수료 0%를 앞세웠던 패스오더는 2022년부터 부가세를 포함해 6.5%를 서비스 이용 수수료로 받는다. 패스오더를 통해 카드로 결제할 경우 결제 수수료도 2.4% 받는다.

식당 대기 고객들이 원격으로 줄을 설 수 있도록 해주는 테이블링은 당초 기기 설치 비용 외에는 이용료가 없다고 홍보했지만, 최근 월 이용료를 9만9000원으로 올렸다. 고객이 앉은 자리에서 태블릿으로 메뉴를 확인하고 주문하게 하는 테이블오더의 수수료는 월 2.5%에 결제 수수료도 별도로 부과한다.

◇꾸준히 세 확장하는 식당 테크 기업들

이처럼 식당 예약 관리와 음식 주문을 자동으로 해주는 기술들을 도입하는 자영업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무인 주문기 활용의 외식업체 매출 및 고용 영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식업체의 무인 주문기 사용 비율은 2019년 1.5%에서 2022년 7.8%로 4배 이상 늘었다.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테이블 오더 기업 티오더는 작년 1월 월평균 이용 고객이 2000만명을 넘었고, 원격 주문 앱 패스오더는 올해 회원 1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식당 예약 앱 캐치테이블은 7000여 식당과 손님 300만명을 확보한 상태다.

이들은 이용객과 참여 가게를 늘리려고 공격적인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한 앱의 경우 이벤트를 열고 소비자들이 자사 서비스를 활용하지 않는 식당의 포털 리뷰난에 ‘○○앱 도입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들어간 멘트를 쓰도록 하고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이모31씨는 “자기들 앱 영업으로 남의 사업장 리뷰에 저런 식으로 작업해도 되는 것이냐. 아무리 손님이 스스로 이벤트에 참여한 거라지만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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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인 기자 amig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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