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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일정 짜줘" 누구나 AI 비서 쓰는 세상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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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7회 작성일 24-10-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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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기자간담회에서 헨리 김 엘지전자 미국법인 씽큐플랫폼 사업팀장이 엘지 스마트홈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소개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UPI 연합뉴스


#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은 지난 9일 미국 내슈빌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이 쇼핑을 도와주는 ‘자율 쇼핑 인공지능 도우미AI 에이전트’ 계획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지난 2월부터 거대언어모델 기반의 챗봇 루퍼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루퍼스는 방대한 제품 정보, 고객 질문, 후기, 피드백 등 사람이 몇시간 동안 검색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조사하고 사용자 구매습관까지 반영한 맞춤형 결과를 순식간에 추천해준다. 트리슐 칠림비 아마존 부사장은 “우리는 자율 쇼핑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초기모델을 만들고 있으며 적절한 때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에이아이OpenAI 개발자대회데브데이에서 케빈 와일 최고제품책임자는 “우리는 인공지능을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것처럼 만들고 싶다. 2025년은 인공지능 에이전트 시스템이 주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샘 올트먼 오픈에이아이 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킬러 앱으로 소개하며,“내 인생 전체, 모든 이메일, 내가 말하는 모든 대화를 모두 알고 있는 매우 유능한 동료”라며 “이에 비하면 챗지피티는 멍청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도 최근 오픈에이아이에 5억달러를 투자하며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곧 집안 전체를 관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떠한 질문에도 척척 답변을 내놓고 순식간에 고품질의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생성 인공지능의 다음 단계로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주목받고 있다. 수동적으로 답변을 내놓는 챗지피티GPT 같은 챗봇과 달리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능동성과 자율성이 특징이다.



“내일 일정을 짜줘”라고 말하면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즉시 일정을 정리하고, 회의를 주선하고, 메모를 작성하고, 이전 미팅 회의록에서 중요한 사항을 브리핑하는 방식이다. 쇼핑이나 재무관리 등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하는 일도 대행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한강 작가의 팬인 독자에게 한강의 신간이 나오면 이를 자동으로 추천하고 구매까지 대신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강 작가의 신간이 나와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오늘 배송하면 내일 아침 도착합니다. 이대로 진행할까요?”라고 ‘최종 승인’ 여부만 묻는 방식이다.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나의 말을 경청할 뿐 아니라 일상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를 빠르고 깔끔하게 정리해주며 판단과 실행까지 대행해주는 걸 목표로 한다.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누구나 유능하고 독립적이며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개인 비서를 곁에 두는 셈이다.





“GUI 이후 40년 만의 컴퓨팅 최대 혁신”





빌 게이츠는 지난해 11월 블로그 게이츠노트에 글을 올려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컴퓨터 사용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뛰어난 사이트라도 사용자의 업무, 개인사, 관심, 인간관계에 대한 이해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작업 수행에 한계가 있다. 친한 친구나 개인비서만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며 인공지능 에이전트 덕분에 “5년 뒤에는 완전히 달라져 일상언어로 원하는 것을 기기에 말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지난해 3월 블로그 글에서 챗지피티를 컴퓨팅 분야에서 1980년의 그래픽사용자환경GUI 이후 최대의 혁신기술이라고 주장했는데, 그 이유를 대중의 컴퓨터 사용방법 변화라고 적시했다. 게이츠는 “나는 30여년 간 에이전트에 대해서 생각해왔고 1995년 저서 ‘미래로 가는 길’에서 주장했지만, 최근 인공지능 발전으로 마침내 실용화됐다”며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모든 사람이 컴퓨터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용하기에 비싼 건강 관리, 교육, 생산성, 엔터테인먼트와 쇼핑 관련한 영역에서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영향력이 특히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픈에이아이, 아마존, 소프트뱅크뿐 아니라 최근 한달 안에 인공지능 에이전트 개발을 언급한 빅테크 기업에는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등도 들어 있다.



다수의 빅테크가 개발에 뛰어들고 있으며 컴퓨팅을 혁신할 기술이라며 기대를 키우고 있지만,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새로운 문제도 불러온다.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그래픽사용자환경과 달리,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행위 주체’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악의적 사용자가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이용해 딥페이크나 악성코드를 만들어 사기와 범죄를 저지르게 할 수 있다.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가져올 영향에 대해 부주의하거나 무지한 이용자가 사용한다면 거대한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발 하라리가 최신작 ‘넥서스’에서 우려한 내용이기도 하다.



저명한 인공지능 과학자 피터 노빅은 지난 4일 ‘포브스’ 회견에서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에이전트 개발을 위해서는 엄격한 제어와 안전성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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