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삼성전자…커지는 연말 대대적 쇄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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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 사옥 모습.연합뉴스 |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기대치 이하의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반도체 겨울’이 아닌 ‘삼성의 겨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반도체 사업 수장이 직접 나서 이례적인 ‘사과문’까지 발표한 것을 놓고 업계 안팎에서 다양한 시각들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삼성 위기론을 그룹 내부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 대대적인 쇄신설까지 대두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이른 시일내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조직 문화 쇄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은 전날 잠정 실적 발표 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별도의 사과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를 놓고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제대로 보고가 이뤄지지 않거나 조직간 소통의 벽이 높다는 점이 ‘삼성 반도체 위기’의 문제점 중 하나로 지목돼 온 만큼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둔 조직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최근 DS 부문이 그동안 삼성 반도체 사업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반도체인의 신조’를 새롭게 만들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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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9조1000억원에 그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이미 낮아진 시장 기대치에도 못 미쳤다는 평가와 함께 연말 대규모 인적 쇄신론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삼성의 영업이익 악화 원인이 쇄신론 이전에 글로벌 반도체 시황에 있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5조3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던 DS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를 4조∼4조4000억원 안팎으로 재차 하향 조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3분기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에 밀릴 가능성까지 주시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을 약 6조8101억원으로 보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간담회를 통해 “반도체의 겨울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겨울은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다”면서 “5세대 HBM인 HBM3E의 엔비디아 승인 지연, 파운드리 경쟁력 약화, 부진한 3분기 실적에 주가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메모리 시장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 가운데 인공지능AI과 서버용 메모리 수요만 견조하게 유지되며 메모리 양극화 추세가 심화하는 현상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범용 D램이 스마트폰과 PC 등의 수요 부진으로 주춤한 반면, HBM 시장에서는 아직 ‘큰 손’인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며 이미 SK하이닉스에 내준 주도권을 좀처럼 뺏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이 저조한 것도 이 같은 현상을 방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전날 이례적으로 실적 참고 자료에서 “HBM3E의 경우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향 사업화가 지연됐다”며 사실상 처음으로 HBM 사업 지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의 적자가 이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일 필리핀 현지에서 로이터통신에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을 분사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말하며 비메모리 사업 성장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은 사업 부진에 따른 위기론을 일축하고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취지로도 해석한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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