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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 집단" vs "여성 혐오"…퐁퐁남 댓글 전쟁에 난감한 네이버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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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2회 작성일 24-10-0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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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이세계 퐁퐁남 표지 사진/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이 때 아닌 성별 갈등에 휩싸였다. 퐁퐁남외벌이하며 전업주부인 아내에게 경제권을 맡긴 남편. 일종의 혐오 표현을 주제로 한 웹툰이 공모전에 접수됐고 1차 심사를 통과해 베스트도전까지 올라가 2차 심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웹툰의 필터링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는 가운데 회사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8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 베스트도전에 올라온 이세계 퐁퐁남이 별점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 다른 베스트도전 웹툰들이 9점대 평점을 받는 것에 비해 이세계 퐁퐁남은 4~5점대 평점을 받고 있다. 지상최대공모전에 접수된 이 작품은 1화로 1차 심사를 통과했고 현재 2차 심사에 필요한 3화까지 업로드된 상태다.

이세계 퐁퐁남이 논란에 휩싸인 까닭은 웹툰의 배경과 내용 때문이다. 주인공인 박동수는 아내의 불륜을 목격하고 이혼하려 했으나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재산의 절반을 빼앗기고 양육권까지 넘겨주게 된다. 좌절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박동수는 우연히 이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지옥 같은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박동수는 이세계로 가버릴지 심각하게 고민한다.


이세계 퐁퐁남 댓글 창에는 실시간으로 댓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남성들이 참조하면 좋은 웹툰"이라는 댓글부터 "떳떳하면 가만히 있으라."는 댓글, "네이버가 이 웹툰을 내치면 페미니스트 집단" 등의 댓글이 호응을 얻고 있다. 주인공이 남성인만큼 남성 독자 사이에서 격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남자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댓글과 웹툰이 잘되길 바란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웹툰을 업로드한 퐁퐁 작가는 지난 6일 작가홈을 개설해 "퐁퐁남 조회수가 30만을 달성했다"며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썼다. 해당 글에는 작가가 여혐여성 혐오이라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일부 독자는 작가를 고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해서 펼치기도 했다. 반면 여론에 휩쓸리지 말고 끝까지 연재를 이어가 달라는 응원의 댓글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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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퐁 작가 작가홈에 달린 댓글/사진=네이버웹툰 작가홈
논란이 확산하자 퐁퐁 작가는 1~3화 고정 댓글에서 "현재 퐁퐁남, 설거지론의 어원이 집단강간에서부터 비롯되었다는 허위 사실이 정도를 벗어나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어 글을 남기게 됐다"라며 "해당 용어는 2000년대 초에도 사용된 주식용어이며 집단강간, 여혐 행위를 옹호하지 않는다. 웹툰은 이혼 전문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제작됐다"고 밝혔다.

이세계 퐁퐁남이 일으킨 논란에 네이버웹툰은 곤란한 상황에 부닥쳤다. 일부 독자는 네이버웹툰이라는 대형 플랫폼에서 이런 주제를 사전에 필터링하지 못한 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1차 심사 과정에서 충분히 거를 수 있었는데 그대로 베스트도전으로 올려보냈다는 취지다. 해당 작품이 2차 심사에서 수상할 경우 정식 연재로 이어지게 돼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네이버웹툰은 해당 작품이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공모전 공지사항에서 △표절/트레이싱/무단 도용 등 다른 이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종이책, 전자책으로 정식 출판되거나 연재 등의 형식으로 국내외에서 유료 판매된 작품 △종이책, 전자책, 영상 판권, 매니지먼트 등 국내외 타사와 이미 계약이 체결된 작품 △국내외 타 플랫폼 및 공모전에서 이미 수상한 작품 △타인의 ID와 개인정보로 작품을 제출한 경우 등에 대해서만 금지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입장에서는 작품에 개입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다. 이세계 퐁퐁남은 공모전에 제출된 작품일 뿐 아직 네이버웹툰의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주최 측이 작가에게 접촉해 주제나 내용에 대해 방향성을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공정성을 흐릴 수 있다. 또 공식 입장을 밝혔다간 특정 성향의 매체로 낙인찍힐 우려도 있다. 현재로선 객관적인 결격사유가 없는 이상 네이버웹툰에서 관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선정성이나 폭력성 같은 기본 가이드라인은 존재한다. 해당 작품은 가이드라인 위반 사실이 발견되지 않아 1차 심사를 통과했고 현재 공지된 절차대로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당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은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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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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