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광양제철소 파고든 로봇…포스코DX의 산업현장 실전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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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성시호 기자]
"너무 시끄러워서 설명이 안 들릴 겁니다." 지난 14일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4도금공장. 자동차용 강판 표면에 아연을 입히는 곳이다. 취재진은 마스크와 각종 안전장비로 무장한 채 공장에 들어섰지만,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도 굉음을 내며 작동 중인 생산설비의 열기가 얼굴로 느껴졌다. 아연이 담긴 도금 포트Pot로 줄줄이 밀려 들어간 강판은 회색빛이 되어 나왔다. 온도계가 가리킨 도금 포트의 온도는 섭씨 460도. 액체 상태로 출렁이다 포트 밖으로 튄 아연이 생산설비 주변에 굳어 있었다. 공장 곳곳에선 경고표지판과 여기서 다치면 가족을 다시 못 볼 수 있다는 안전구호가 눈에 들어왔다. 도금공정에서 생성되는 불순물 드로스를 포트에서 걷어내는 일은 원래 작업자 4명이 하루 10차례씩 직접 뜰채를 들고 시행하던 고위험 작업이었다. 수년전 다른 제철소의 아연 도금 포트에선 작업자가 포트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이날 방문한 4도금공장에선 포트 옆 비좁은 공간에 홀로 설치된 로봇팔 한 대가 유유히 아연 불순물을 걷어내고 있었다. 포스코DX는 포트에서 카메라로 수집한 드로스의 모양을 비전AI화상인식인공지능로 분석, 제거작업을 자동화해 작업장 안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은 인적을 찾기 어려울 만큼 자동화된 상태였다. 서신욱 포스코 광양도금부 차장은 "화상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현장이었지만, AI인공지능와 로봇기술로 수작업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AI인공지능가 접목된 생산현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같은 날 취재진은 지난 4월 광양제철소 인근에 준공된 포스코 풀필먼트센터PF센터를 방문했다. 제철소 조업에 필요한 수만가지 자재에 대해 주문·보관·포장·배송·회수·반품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이곳의 연면적은 축구장 7개와 맞먹는 5만㎡로, 저장공간인 셀Cell 3만4000여개를 갖췄다. PF센터 건설 이전 광양제철소는 곳곳에 흩어진 창고 300여곳을 이용한 탓에 운영·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웨어러블 스캐너를 착용한 검수요원은 이날 PF센터에 입고된 자재를 팔레트에 올린 채 3차원 체적 측정장비로 옮겼다. 곧이어 무게·크기가 자동으로 측정된 자재들은 대·중·소로 분류돼 롤러 컨베이어를 타고 저장구역으로 향했다. 높이 28.5m의 입체자동화창고로 지어진 이곳은 층층이 배치된 셀 사이를 스태커 크레인Stacker Crane들이 오가며 자재를 보관·출고하고, 30㎏ 미만 소형 자재는 큐브형 창고인 오토스토어Auto Store가 담당한다. PF센터의 셀에선 작업자 없이 로봇만 복도를 오갔다. 로봇이 최적의 이송경로를 자체 계산해 저장위치를 자동으로 지정한다. 한편 셀에서 출하구역으로 가는 길에선 AGV무인운반로봇가 자재를 나르고 있었는데, 포스코DX와 포스코는 여러 AGV를 제어하는 ACSAGV제어시스템를 자체 개발해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포스코DX와 포스코는 PF센터 전체를 관리하는 WMS창고관리시스템도 자체 개발했다. 재고관리 기능에 더해 자재수요 예측기능을 갖춘 이 시스템은 사용자가 PF센터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자재의 위치·상태를 3D 이미지로 조회한 뒤 주문할 수 있다. 임호성 포스코DX 광양압연자동화그룹 PM이 시연한 WMS 화면에서 취재진은 이날 광양제철소로부터 입고·배송 주문이 접수된 자재의 사진·일련번호·크기·무게·단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자동화설비는 포스코DX와 포스코가 AI인공지능와 OT운영기술를 결합, 기존 스마트팩토리에 AI·로봇·디지털트윈 기술 등을 융합해 인텔리전트 팩토리Intelligent Factory 구축에 나선 결과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19년 포스코를 등대공장으로 선정, 신기술 도입에 주목했다. 윤석준 포스코DX 로봇자동화센터장상무은 "산업용 로봇의 공정별 표준모델을 자산화하고 있다"며 "내후년쯤 공정장비 개발조직이 없는 회사들을 위한 대외사업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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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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