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언제부터 신발을 신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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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년 전 추정이 10만년 이상 이전으로 올라가
최대 14만8천년 전 신발자국 추정 화석 발견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신발은 약 1만년 전의 것이다. 기원전 7000~8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산쑥나무 껍질로 만든 샌들이다. 미국 오리건주의 한 동굴에서 발견됐다. 가죽 신발로는 아르메니아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5500년 전의 것이 가장 오래됐다. 화석으로는 프랑스 남서부 쿠삭동굴에서 발견한 2만8천~3만1천년 전 신발자국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실제 인류가 신발을 시작한 것은 이보다 훨씬 오래 전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신발 소재들이 쉽게 썩는 것들이어서 화석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지 않아 언제부터 신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현재로선 발가락 크기나 모양의 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추론만 할 뿐이다. 신발을 신을 경우 발가락 구조에 영향을 미쳐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가 좁아진다는 점에 착안해 발가락 유골의 변화를 보고 신발 착용 여부를 추정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에릭 트린카우스 교수고인류학는 이런 방법을 이용해 인류가 신발을 시작한 시기를 약 4만년 전으로 추정한 연구 결과를 2008년 ‘고고학저널’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에 발표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약 4만년 전 유골부터 다리는 그대로인데 발가락만 갑자기 작아졌다. 그는 그 이유를 신발로 꼽았다. 수만년으로 추정돼온 신발의 역사를 10만년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고고학적 증거가 최근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만델라대 연구진은 남아공 남부 해안지역의 고대 인류 발자국을 분석한 결과 최대 14만8천년 전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는 신발 자국을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이크노스’에 발표했다. 원주민의 신발 자국과 일치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세 군데의 발자국 화석을 살펴봤다. 연구진은 먼저 남아공 남부해안 지대의 가든루트국립공원 클라인크란츠 지역 내 55cm 길이 석판에서 2개의 선명한 발자국에 주목했다. 그런데 발자국 2개의 경우 가장자리가 매우 매끄러웠다. 발가락으로 볼 만한 모양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발자국의 주인공이 신발을 신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두 발자국 중 하나에는 신발 밑창에 끈을 매단 것으로 보이는 세개의 작은 구멍도 있었다. 연구진은 이어 아도코끼리국립공원에서 암석 조각에서 발가락이 없는 4개의 발자국을 발견했다. 마지막으로 구캄마자연보호구역에서도 4개의 발자국을 찾아냈다. 이 가운데 3개는 가장자리가 매끄럽고 발가락 흔적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발자국은 아치형 발바닥이나 발가락 모양으로 식별해낸다. 연구진은 그러나 세군데의 발자국에선 이런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신발 자국일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이런 추정이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 남아프리카 원주민인 산족의 신발을 모방한 신발을 만들어 실험했다. 산족의 신발은 두겹의 소가죽을 붙여 만든 밑창에 3개의 구멍을 뚫은 뒤 소가죽 끈을 끼워 완성한다. 연구진이 직접 이 신발을 신고 젖은 모래언덕 위를 걸어봤다. 클라인크란츠에서 발견한 발자국과 비슷한 자국이 나왔다. 발가락이나 발바닥 아치 흔적은 나오지 않고 발자국마다 끈을 고정한 3개의 구멍만 찍혔다. 이 실험대로라면 클라인크란츠의 발자국 화석은 신발 자국일 가능성이 크다. 가장 오래된 발자국은 15만3천년 전 그러나 신발 자국이 찍힌 시기는 불확실하다. 클라인크란츠 인근 암석은 7만9천~14만8천년 전, 구캄마자연보호구역 인근 암석은 7만3천~13만6천년 전 형성된 것으로 측정됐다. 하지만 이것이 곧 발자국 화석의 형성 연대는 아니다. 다만 그리스의 테오페트라 동굴에도 남아공과 비슷한 시기에 형성된 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다. 13만5000년 전 형성된 바위에서 발견된 4개의 발자국 가운데는 신발을 신은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 1개도 포함돼 있다. 만약 이것이 신발 자국이 맞다면 이 신발의 주인공은 네안데르탈인일 가능성이 높다. 이 시기 호모 사피엔스는 아직 유럽까지 이동해 오지 않았다. 앞서 넬슨만델라대 연구진은 남아프리카 남쪽 해안지대에서 15만3000년 전 발자국을 발견해 지난 4월 ‘이크노스’에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인근 다른 두 곳에서 발견된 12만4000년, 11만7000년 전 발자국보다 앞선 것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호모 사피엔스의 발자국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80/10420940.2023.2249585 Possible shod-hominin tracks on South Africa’s Cape coast.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속보] 검찰, 뉴스타파·JTBC 압수수색 착수…취재기자 집도 대상 ■ 한미일 밀착 ‘부작용’ 현실화…한반도 신냉전 구도 격화 ■ 김기현 “이재명, 단식 중단하길”…15일 만에 첫 요청 ■ 직장 스토킹 범죄 “반성” 했다고…고작 벌금형 주는 법원 ■ 나흘간 2300㎞ 달린 김정은 열차, 왜 속도 못 내는 걸까 ■ ‘성범죄’ 피해자가 국가라니…추행 아닌 공연음란 적용한 검경 ■ 대구 쓰레기매립장서 후진 트럭에 깔린 노동자 사망 ■ 또 MB맨…유인촌 문체장관 후보 지명에 야 “구·한·말 인사” ■ ‘유성택시’ 타면 민원 스트레스 싹~, 구청 유튜브가 예능 뺨치네 ■ “엄마, 내가 채 상병을 못 잡았어”…울며 잠깨는 해병대 아들 한겨레>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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