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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人] 이채린 클라썸대표 "우리는 생각보다 질문 많은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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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6회 작성일 23-09-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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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썸은 교육 및 지식 공유 플랫폼이다. 여기에 오랜 기간 고민해온 교육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교육 및 지식 공유’를 좀더 자세히 풀어보면, 온라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질문하고, 지식을 공유하면서 활용 중심의 학습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방식은 70:20:10 모델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사람들이 학습할 때, 지식 전달을 통한 학습 비중은 10%, 사람들 간의 대화와 공유를 통해 학습하는 비중은 20%, 현업에서 직접 활용하면서 배우는 비중이 70%라는 이론이다.

이채린 클라썸 대표는 "기존의 교육 방식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현업에 적용하는 과정이 더 중요해졌다. 최근에는 ‘Learning in the flow of work’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배운다는 것이다. 이는 클라썸의 지향점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고 말한다.

이러한 지향점을 바탕으로 클라썸은 삼성, LG인화원, 두산, 한화 등 대기업을 비롯해 전세계 32개국에서 1만1000여곳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플랫폼이 됐다. 클라썸의 이야기는 성공한 스타트업 이상의 무언가를 담고 있다. 그 안에는 분명 한국 교육이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의 실마리가 있다. 이채린 대표를 만나 클라썸을 왜 시작했는지부터 물었다.

클라썸 이채린 대표 / 조상록 기자

클라썸 이채린 대표 / 조상록 기자

― 왜 클라썸을 만들게 됐나.

"카이스트에 다녔다. 한국에서는 수재들이 모인 집단이지만 수업을 하면 질문하는 사람만 하고 많은 학생들이 질문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눈치를 보기 때문이었다. 궁금한게 있어도 ‘너무 쉬운 질문은 아닐까’하는 고민도 하고, 특히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내 질문이 문법에는 맞을까’하는 고민도 하는 것이다. 그때 과목마다 오픈 채팅방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특히 어떤 학생은 전과를 했는데 오픈 채팅방 덕분에 학과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잘 지낼 수 있었다는 피드백을 줬다.

학교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기업에서도 신입 직원은 모르는게 투성인데도 마땅히 물어볼 곳도 배울 곳도 없다. 그래서 오픈 채팅방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 창업 당시 어떤 부분을 바꿔보고자 했나.

"처음에 집중했던 부분은 ‘질문’이었다. 모든 소통은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은 질문하는 문화가 부족하다. 기업에서도 비슷하다. 경력직 직원들은 질문으로 평가받을까봐 걱정하고, 신입 직원들은 당연한 거 물어보는 걸까봐 걱정한다.

클라썸은 이런 부분을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니까 질문과 답변만큼은 가장 잘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시작했다. 화면에서는 SNS 형태로 사람들이 부담없이 질문할 수 있도록 했고, 익명 방식을 적용해 주변의 눈치를 안보고 질문하도록 했다.

한 가지 차별 포인트는 익명의 약점을 보완했다는 것이다. 보통 익명 공간에서는 변질될 우려가 있는데, 우리는 익명이면서 관리자에게는 실명으로 보이는 방식을 적용했다. 학습자 입장에서는 눈치 안보고 자유롭게 질문하면서 관리자 또는 교수자한테 인정받을 수 있고, 관리자 입장에서는 건강한 커뮤니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 클라썸 플랫폼이 궁금하다.

"클라썸은 교육계의 카톡, 교육계의 슬랙으로 불린다. 클라썸은 기업이 교육 조직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고, 이렇게 만들어진 학습 공간에서 다양한 소통이 이뤄지고, 이전 교육 녹화본을 공유하기도 하는 등의 활동을 가능토록 했다. 또한 서로 학습 인증을 남기는 등 목적을 설정하고 함께 달성해나가는 챌린지 기능도 담았다.

이러닝 영역도 확장했다. 기존에 집중했던 부분이 회사 안에서 지식과 노하우를 나누는 것이었는데, 사실 특정 영역은 회사 밖에 좋은 콘텐츠들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했다.

마켓플레이스의 특징은 클라썸 플랫폼 안에서 모든 콘텐츠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기업들이 교육 콘텐츠를 지원하는 경우를 보면 직원들이 원하는 이러닝 사이트마다 계약을 해서 제공하거나 직원이 직접 해당 이러닝 사이트에서 시청하고 회사에 청구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마켓플레이스는 사내, 사외 콘텐츠 모두를 통합했다. 이를 위해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계약을 맺었고, 직원들이 콘텐츠를 시청할 때만 과금되는 방식을 적용해 필요없는 비용 지출을 최소화 시켰다. 이 마켓플레이스에는 교육을 같이 듣는 사람들끼리 그룹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있고, 회사 전 직원이 다 열람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 등이 있는데, 여기에는 사람들이 콘텐츠를 공유할 수도 있고, 나만의 팁을 공유할 수도 있다. 외부에 있는 교육, 심지어 유튜브 콘텐츠도 가져올 수 있다.

지난 6월에는 ‘AI 도트 2.0’ 버전을 선보였다. 직원들의 질문은 반복되는 경우가 많은데, 질문을 하면 사내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변해 주는 식이다. 이번 2.0 버전은 회사 내 쌓인 정보를 바탕으로 답변을 해준다."

― 사실 현재도 다양한 협업 및 소통 툴들이 있다. 기업사용자 입장에서는 굳이 또 새로운 툴을 사용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

"한 업체가 모든 서비스를 다 잘 할 수는 없다. 가령 화상회의 서비스는 어떤 기업이든 할 수 있지만 줌Zoom 수준으로 잘하기는 어렵다. 줌은 화상회의 하나에 올인했고, 사람들 또한 줌의 사용성에 익숙해져 있다. 클라썸은 굳이 새로운 툴을 만들기보다는 잘하는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는 관점이다. 클라썸에서 줌ZOOM, 게더Gather, 카훗Kahoot, 패들렛padlet, 원드라이브, 유튜브와 연결해 해당 서비스를 클라썸 플랫폼에서 곧바로 제공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사용자는 클라썸 플랫폼에 들어오면 다른 서비스를 통합해 이용할 수 있다."

― 대기업들이 클라썸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스타트업 솔루션을 선뜻 사용하기 쉽지 않았음에도 사용했던 이유가 있었을 것 같다.

"클라썸이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는 사실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몇 십 년 전부터 교육계에서 해결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질문하고, 더 참여할 수 있게 만들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교육과 협업이 동떨어진게 아니라 필요한 업무에 곧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까 하는 고민이 있어왔다. 때문에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굳이 우리의 서비스를 설득할질문하고 소통한다는 클라썸의 서비스 특징 필요는 없었다.

결국 기업 고객들이 클라썸을 선택하고 만족해 한 부분은 질문과 소통을 풀어내는 방식이었다고 본다. 클라썸은 교육을 실제 활용하는 세대들에게 맞춰 사용 환경을 구축했다. SNS 사용 방식을 적용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여기에 AI까지 더해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편의성과 효율성을 제공했던 것이다.

― 클라썸은 기업들이 이용하기 쉬운가.

"아무리 쉬운 툴도 처음 보면 생소하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용자마다 어려움 없이 쉽게 터득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도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에서 프로필 사진 바꾸는 것도 자주 하는 행동 패턴이 아니기 때문에 약간 어려울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클라썸은 고객 성공팀을 별도로 두었다. 사실 같은 툴이라고 해도 기업 문화나 사용 맥락에 따라 어떻게 사용해야 잘 쓸 수 있을지가 다르다. 그래서 사용자마다 맞춤형으로 컨설팅도 진행하고, 이제까지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이 처음부터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기업의 직원 교육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기업 교육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매출 향상에 중점을 두고 성과를 높이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직원들의 성장을 이끌어 성과를 높이는 방법이다. 이를 비교해보면 평상시 비슷해보이거나 매출 향상에 중점을 둔 쪽이 더 성장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나 챗GPT의 출현과 같은 큰 변화를 맞았을 때 사람을 성장시켜 성과를 냈던 기업들은 탄탄하게 성장하는 것을 경험했다.

기업 내에서도 팀원이 업무를 서툴게 하면 리더가 직접 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당장은 퍼포먼스가 나오겠지만 결국 팀원은 성장하지 못하고 리더의 일만 많아지게 될 것이다. 팀원을 성장시킨다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이는 클라썸이 계속해서 조직과 개인이 함께 성장하는 판을 만들어 나가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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