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 앱이 11년간 고객 사진 도용…개인정보위 "형사고발" > IT/과학기사 | it/science

/사진제공=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고객의 프로필 사진을 도용해 11년간 미끼계정을 운영한 데이팅 앱 아만다 운영사를 상대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형사고발을 결정했다. 135만명대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한 자원봉사 시스템 운영기관에 대해선 억대 과징금을 부과하고 책임자 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25일 전체회의에서 데이팅 앱 운영사 테크랩스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이곳에 과징금 2억2400만원과 공표명령·개선권고를 부과하기로 의결했다고 26일 밝혔다.

테크랩스는 한국에서 아만다·너랑나랑, 대만에서 연권으로 각각 이름 붙인 데이팅 앱 서비스를 운영하며 2010년 10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실제 회원의 프로필 사진을 도용한 가짜 계정 276개를 생성했다 적발됐다.


한국 회원 사진은 대만 앱 서비스에, 대만 회원 사진은 한국 앱 서비스에 도용됐다. 가짜 계정들의 활동에는 직원들이 동원됐고, 일부 계정은 지난해 11월까지 유지돼 실제 회원들과 매칭주선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위는 "정보주체의 권리나 사생활에 미칠 영향이 상당해 법령상 매우 중대한 위반에 해당한다"며 과징금 부과와 고발 처분을 병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테크랩스가 처분사실을 2일 이상 5일 미만 기간동안 웹사이트 등에 공표하도록 명령했다"며 "프로필 사진이 도용된 회원에게 관련 사실을 통지할 것을 권고하고 그 결과를 개인정보위에 알리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인정보위는 사회복지 자원봉사 정보관리시스템VMS을 운영하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 대해선 과징금 4억8300만원과 과태료 540만원, 공표명령·개선권고·징계권고를 부과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올 1월 VMS에서 해킹공격으로 135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고를 계기로 부실한 관리실태가 드러난 데 따른 조처다. 유출된 정보는 ID·성명·이메일·생년월일·성별·주소·연락처·직업·학력·면허 등 1300만건에 달했다.

당시 사고는 VMS의 보안취약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됐다. 해커는 다른 사용자의 비밀번호 등을 무단으로 변경할 수 있었고, 개인정보위는 협의회가 소스코드 검토에 소홀했다고 판단했다.

해커는 유출하기 위해 이틀간 2000만차례에 걸쳐 VMS에 접속했지만, 협의회는 급증하는 접속량에 대응하지 못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일정 규모 이상 기업·기관이 비정상 접속 탐지·차단 장비를 갖추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조사과정에선 협의회가 2001년부터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회원가입 창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한 사실도 적발됐다. 주민등록번호는 관련 법이 개정돼 2014년부터 법령상 근거 없는 수집이 금지됐다.

개인정보위는 "협의회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처분사실을 알리고, 개인정보 보호수준 향상과 유출사고 예방을 위한 산하 공공기간 관리·감독·지원을 철저히 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2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VMS 유출사고는 올해 발생한 최대 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건으로 집계됐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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