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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우리집 주소 털렸다? 5000원 원피스 샀다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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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89회 작성일 24-03-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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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커머스’ 공격받는 K패션 성지

■ 경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K패션 성지’ 동대문은 절반으로 쪼개졌다. 오프라인 상권은 무너지고, 온라인 커머스상거래는 성장했다. K패션의 디지털화, 글로벌화를 이끈 ‘브에지’브랜디·에이블리·지그재그, 가나다순가 대표적이다. 가성비 옷을 당일 배송하는 혁신으로 1020 여성들 마음을 쏙 가져갔다. 그런데 팬데믹보다 더 무서운 게 나타났다. 패스트패션으로 북미에서 아마존을 무릎 꿇린 ‘알테쉬’알리·테무·쉬인가 국내 시장을 공습 중이다.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대량생산한 5000원 원피스, 1만원 재킷을 일주일이면 한국에서 입을 수 있다. 불황과 고물가에 시달리던 소비자들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동대문 기반 패션 산업, 일명 ‘동대문 커머스’는 중국의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광저우 커머스’를 이길 수 있을까.

1. 생산만 하던 중국, 플랫폼도 갖춰…알테쉬 사용자 국내만 1500만명

지난 7일 서울 중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인근 대형 쇼핑몰 굿모닝시티 2층은 텅 비어 있었다. 한때 상인·쇼핑객으로 가득 찼던 쇼핑몰들은 공실만 늘어나는 중이다. 동대문은 팬데믹 충격 이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대세는 온라인 쇼핑으로 넘어갔는데 이제는 바다 건너 광저우 커머스까지 덮쳐오고 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알리와 테무가 생활용품과 전자기기만 다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알리는 패션전문관 ‘에이패션A.Fashion’을 지난해 3월 선보였다. 국내 유명 유튜버들과 협업하고 셀러판매자들도 적극적으로 입점시키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PDD홀딩스가 만든 테무 역시 여성 의류부터 아동복·남성복·액세서리·가방까지 패션잡화와 의류를 저가에 판매한다. 세계 MZ세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쉬인도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들이 파는 저가 의류는 중국의 동대문으로 불리는 광저우와 항저우 공장에서 생산된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에서 가장 많이 직구하는 품목은 패션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직구 품목별 거래액GMV 비중 1위는 의류 및 패션56%이었다. 가전·전자·통신9%, 생활·자동차용품8%, 화장품5%이 뒤를 이었다. 성장세는 더 놀랍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의류 및 패션 직구 GMV는 전년 동기 대비 3배가량 성장했다.

광저우산 의류 공습이 한두 해 된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광저우 커머스 공습이 남다른 이유는 생산만 하던 이들이 이젠 플랫폼까지 만들어 전면전을 벌이고 있어서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알리·테무·쉬인의 총사용자 수는 약 1500만 명에 달한다. 온라인 전환 위기 속에 살아남은 동대문 커머스가 또다시 위기다.

2. 가격 승산 없다는 동대문 3대장…“품질·고객 서비스는 우리가 앞서”

올해 초 링크샵스의 파산은 업계에 충격을 줬다. 링크샵스는 동대문 상품의 사입소비자에게 팔 물건을 도매로 구입·배송뿐 아니라 고객서비스CS, 주문관리까지 풀 패키지로 제공하던 패션 스타트업이다. 알토스벤처스·KB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으며 차기 유니콘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자본잠식에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략상 문제도 있으나 중국 커머스 플랫폼의 진출로 시장 상황이 나빠진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쿠팡은 기존 패션 셀러뿐 아니라 2020년부터 베이스알파에센셜·캐럿 등 자체 브랜드PB 패션을 구축해 패션 커머스 한 축으로 떠올랐다. 중소 제조사가 제품을 만들면 쿠팡 자체 브랜드 ‘CPLB’가 디자인·유통 등을 담당한다. 지난해 8월 쿠팡은 PB 패션 이용자가 출시 3년 만에 3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네이버 쇼핑에서도 패션은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한다. 지난해 9월 기준 네이버 쇼핑의 창업 카테고리를 보면 전 연령대에서 패션의류·잡화는 5위 안에 든다. 커머스 강화를 위해 2022년 미국 패션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하기도 했다.

동대문 커머스들은 광저우 커머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광저우 커머스의 초저가·물량 공세에 소비자들이 놀이처럼 직구를 즐기기 시작한 현 상황이 반가울 리 없다.

동대문은 가격에서는 광저우에 승산이 없다. 광저우 커머스의 무기는 저렴한 인건비와 대량생산으로 확 줄인 고정비 지출 비용이다. 공장 직거래 방식을 통해 유통 마진도 최소화한다. 아직 품질에선 동대문이 광저우보다 우위에 있다. 업계에선 이 점이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에게 통할 것이라 본다. 브랜디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눈높이가 해외 소비자보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몇 번 호기심으로 광저우산 의류를 살 순 있겠지만,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결국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할 거라는 분석이다.

패션은 다른 상품군에 비해 소비자의 교환·반품 요구 비율이 높은 카테고리다. 그만큼 고객 서비스 관리가 중요하고, 이 부분은 광저우 커머스의 가장 약한 고리다. 국내 이커머스는 가격 경쟁이 아닌, 고도화된 품질관리와 고객 서비스로 이용자들에게 ‘좋은 경험’을 팔겠다는 전략이다.

온라인상 수많은 의류잡화들 사이에서 내가 원하는 상품 찾기가 피곤한 이용자들에게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 상품을 보여준다면? 초저가보다는 최적화, 퀸잇라포랩스과 댄블테일러타운이 대표 사례다. 4050 중년여성을 타깃으로 한 퀸잇은 체형에 최적화된 상품과 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상품을 모았다. 3050 남성 패션 이커머스 댄블은 사이즈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가 많아 회원 가입 시 키·몸무게 등을 입력하면 상품마다 자동으로 사이즈를 골라주는 옵션도 있다. 김희수 테일러타운 대표는 “최저가 싸움에 뛰어들기보다는 타깃에 맞춰 상품을 차별화하고 있다. 재구매율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파도를 피할 수 없으면 올라타는 것도 방법이다. 기업간거래B2B 사입 플랫폼 ‘어이사마켓’을 운영하는 어이사컴퍼니는 광저우 등에서 생산되는 30만 개 이상 의류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소매상들이 저렴한 중국산 의류를 바로 받을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브랜디는 해외직구 카테고리를 출시, 광저우 기반 쇼핑 플랫폼 ‘VVIC닷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알테쉬보다 검증된 제품을 파는 게 차별점이다.

3. 패션 커머스 옷만 파는 시대 지나…“커머스 생태계 한단계 성장 할것”

패션 커머스라고 해서 옷만 파는 시대는 지났다. 플랫폼 자체 제작 콘텐트와 이용자 커뮤니티 기능을 입혀 체류 시간을 늘리고 매출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에이블리는 2021년부터 트렌드와 인기 상품 등을 소개하는 ‘매거진’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지그재그는 유저 커뮤니티인 ‘톡 라운지’, 판매자와 고객 간 실시간 소통 창구 ‘지그재그 스토리’ 등 플랫폼 내 커뮤니티 기능에 공들인다. APR이 운영하는 의류 브랜드 ‘널디’는 브랜드 및 인플루언서, 캐릭터 등과의 협업을 통해 특색 있는 패션 지식재산IP 확보에 주력한다.

알테쉬가 직접 한국에 들어오면서 중국 의류를 구매대행만 하던 판매자들은 비상이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단순 구매대행 정도만 하던 온라인 판매자들은 상당히 많이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국내 온라인 커머스 생태계도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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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영·홍상지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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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영.홍상지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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