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 "유리기판, 전고체 배터리처럼 시장의 미래"
2030년 내 상용화한다는 인텔, 유리기판에 10억달러 투자
SKC, 유리기판 소재 내년 양산 예정
"상품성은 양산돼봐야 알 수 있어"
인텔이 한다는 꿈의 유리기판, 기판계 게임체인저 나올까
“배터리 업계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계속 말하잖아요. 유리기판은 반도체 기판 업계에서 전고체 배터리와 같은 꿈의 소재 반열에 올라 있습니다.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 머지않아 등장할 꿈의 기판인 거죠.”
반도체 기판 업계 관계자는 “국내 부품업계에서는 유리기판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기대감을 피력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유리 기판이 업계 안팎에서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지난 9월 인텔이 유리 기판 시장 선점을 공언하면서 부터다.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인공지능 칩뿐만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에도 유리 기판을 적용할 예정이다. 2030년 이전에 업계 최초로 유리 기판을 적용한 칩을 양산하는 게 목표다.
반도체 기판은 칩이 PC 등 IT기기 내에서 마더 보드와 호환할 수 있도록 아래에 덧대는 부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양산 시작은 2028~2029년 쯤으로 전망된다”면서 “현재 어느 정도 수준까지 연구됐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앞서 10년 전부터 유리기판 연구에 나선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 지역에 10억달러약 1조3530억원 규모의 유리 기판 연구개발Ramp;D 라인을 갖추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C가 반도체 유리기판 소재 개발의 최일선에 서 있다. SKC는 지난 1월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CES 2023에서 유리 기판 실물을 한차례 소개한 바 있다.
당시 공개된 유리 기판은 플라스틱과 실리콘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 형태로, 실리콘과 마찬가지로 규소Si 기반의 패키징을 2층 구조로 압축시킨 형태다. 이 기술은 앱솔릭스가 세계 최초다.
SKC 관계자는 “삼성전기 등 부품업계에서 당시 굉장히 많은 관심을 보였다”면서 “내년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KC는 지난해 11월 미국 조지아주에 2억4000만달러약 3247억원을 투자해 1만2000㎡ 규모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고, 3억6000만달러약 4879억원을 추가 투자해 생산 거점 확대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국내외 반도체 업계에서 유리 기판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은 기존 플라스틱 소재 기판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유리기판은 기존 기판 대비 두께가 얇고, 표면이 매끄러워 회로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어 고집적도 달성을 통한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최적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유리 기판을 적용하면 전력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데이터 처리량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유리 기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래 업계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실제 상용화 가능 여부는 양산돼봐야 안다는 것이다. 일부 기판 업계가 기대를 걸면서도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기판의 크기가 줄어 든다고 하는데 이게 이론적인 거지 실제로 상용화됐을 때 그런 건지는 제품이 나와봐야 안다”면서 “삼성전기, LG이노텍이 유리 기판에 대한 공부는 진행하더라도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기에는 리스크 요인이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품성이 있는 지는 생산 비용, 실제 시장 가능성 등을 점검해봐야 할 일”이라며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