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2나노 공장 준공 미뤄…주문 수요 때문
3나노 매출 전체 4~6%...맥 출하량 감소 영향
파운드리 관계자 "초미세 공정서 삼성전자가 앞서고 있어"
"IDM 한계 극복이 숙제"
TSMC 삐꺼덕…2나노 지연에 3나노 부진, 삼성에 기회왔나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가 3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2나노 등 초미세 공정에서 부진한 성과를 보이는 등 삐걱거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초미세 공정 부분에서 시장을 선점해 파운드리 시장 지형을 변화시킬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대만 디지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TSMC는 기존 2025년 상반기 양산 예정이던 2나노 공정을 4분기로 지연시켰다. 2나노 칩을 공정할 신주 바오산 공장 완공 일정이 2025년 2분기로 밀린 영향이다. 올 초 만해도 TSMC는 2나노 시제품 양산 시기를 내년 초로 못 박으며 초미세 공정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바오산 공장 건설 지연은 최근 부진한 주문 수요의 영향으로 해석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3나노 공정까지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부분이다. 결국 TSMC의 상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TSMC의 올해 전체 매출 중 3나노 공정의 매출은 전체의 4~6% 안팎에 그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7나노 이하 선단 공정에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대부분 4·5나노 공정에서 나는 수익으로, 초반 3나노 부문의 악재가 뼈 아프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TSMC 3나노 부진의 이유로 애플 노트북 맥MAC의 출하량 감소를 꼽는다. 최근 맥이 부진하며, 올해 말 공개할 것으로 보이던 신형 맥 출하량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신형 맥 시리즈에는 TSMC 3나노 공정을 거친 M3 칩이 탑재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맥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1% 감소했다. 전세계 PC 시장이 같은 기간 682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한 것에 비해 감소폭이 크다. 디지타임스 역시 “2023년 애플의 출하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봤다.
애플 전문가로 유명한 TK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 밍치쿠오Ming-Chi-Kuo는 지난 9월 “애플이 적어도 올해 말까지 M3 맥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마지막 버전이 출시된 지 2년 반이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내로 새로운 맥이 출시될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글로벌 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에 기회가 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TSMC의 2나노 양산 시기가 늦춰진 반면, 2나노에 적용하는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을 3나노부터 적용시킨 삼성의 노하우에 주목하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 관계자는 “TSMC 같은 경우는 기존에 활용하던 핀펫FinFET 공정을 3나노 공정에도 그냥 적용했지만, 삼성은 미리 GAA를 적용해 2나노에 대한 연습을 미리 하는 등 노하우를 축적했다”면서 “초미세 공정에서는 삼성이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면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이 글로벌 파운드리 패권을 쥐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란 지적도 있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가 모토인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자사 칩을 출하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이란 부분을 꼬집은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에 위탁이 맡겨졌을 때 설계 도면을 바꾸는 과정에서 기술 유출 우려가 있다는 게 대부분 설계 사업자들의 의견”이라며 “이 부분이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는 이상 삼성전자에게 더 많은 칩을 맡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