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와 넷플릭스 소송의 허무한 결말…업계, 레퍼런스 굳어질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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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통신사업자ISP 대표격인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 분쟁을 이어오던 SK브로드밴드SKB가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여기에 고객 편익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까지 했다. 2020년 넷플릭스가 소를 제기한지 3년6개월 만이다. 이로써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CP의 영향력을 이유로 부당한 망 사용료 정산에도 참을 인忍을 새기던 ISP의 ‘믿는 구석’이 사라진 모양새다.
SKB와 넷플릭스 CI/ 각 사 앞서 SK브로드밴드는 2019년 11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넷플릭스와 망사용료 협상을 중재해달라고 재정신청을 했다. 넷플릭스는 2020년 4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사용료를 내야 할 의무가 없다며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재판부는 SKB 손을 들었다.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지불하는 게 맞다고 봤다. 넷플릭스는 항소했다. SKB도 반소를 제기하며 최근까지 2심 소송전이 이어져왔다. 당시 소송은 업게에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었다. SK브로드밴드가 승소할 경우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는 콘텐츠 사업자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를 중심으로 글로벌 통신업계에서는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 빅테크들은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키고 있으므로 망 증설 등에 드는 네트워크 투자비용을 분담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유럽연합EU의 행정부 역할인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연내 기존 ISP뿐만 아니라, CP도 기금 출연이나 망이용대가 지불 등을 통해 광대역 통신망 제공에 기여하라는 내용의 법 제정을 앞두고 있다. 국내 국회에서도 국내 전기통신망을 이용할 경우 망이용계약 체결 또는 망이용대가 지급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이른바 ‘망무임승차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 SKB가 먼저 나서긴 했으나 넷플릭스로부터 망 이용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던 것은 KT와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강국현 전 KT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은 6월 15일 서울역 인근 1인미디어 콤플렉스에서 진행된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투자활성화 및 금융지원 업무협약 자리에서 "망 이용대가가 들어와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한테 지원되고, 콘텐츠 사업자에게도 지원이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며 "미디어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관점에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망이용대가가 중요한 사안이다"고 말하며 SKB 측 주장에 힘을 싣기도 했다. 업계 레퍼런스되면 어쩌나 ‘업계 불안’ 영향력이 큰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CP 눈치를 보느라 앞에 나서서 주장하진 못 하지만 국내 ISP는 업계 레퍼런스가 될 SKB에 힘을 실어줬던 상황이다. 하지만 명확한 협상 결과도 공개되지 않은채 소송이 끝나 버려 ISP업계는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현재까지 외부에 알려진 협상 내용은 SK 측이 넷플릭스의 오픈커넥트OCA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것 뿐이다. 이날 양사 협상 소식이 알려지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간사인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근본적 문제 해결은 아니지만 환영한다"며 "하지만 망이용대가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싸움이 길어지면 결국엔 협상을 해야하는 게 맞긴하지만 너무 허무한 감이 있다"며 "이번 사례가 망 사용료 다툼 레퍼런스가 될텐데 험난한 앞날이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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