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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 초전도체 주장 물질 미국서 재차 공개…학계는 신중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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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61회 작성일 24-03-0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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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탁 교수·퀀텀, 미국물리학회서 발표
황 추가한 ‘PCPOSOS’ 내놓을 예정
학계 “미 학회 발표가 공신력 획득 아냐”


국내 기업인 퀀텀에너지연구소 등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초전도체 ‘LK-99’가 자석 위에 떠 있다. 퀀텀에너지연구소·김현탁 박사 제공

국내 기업인 퀀텀에너지연구소 등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초전도체 ‘LK-99’가 자석 위에 떠 있다. 퀀텀에너지연구소·김현탁 박사 제공



지난해 ‘LK-99’라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국내 연구진이 4일현지시간 미국물리학회APS에서 LK-99의 성질을 일부 바꾼 새 물질을 발표한다.

LK-99는 전문가 단체에서 이미 “초전도체가 아니다”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번 새 물질은 LK-99에 ‘황’을 추가해 재차 공개하는 것이다. 국내 과학계에서는 미국 유명학회에서 발표됐다고 해서 연구 내용에 반드시 공신력이 실리는 것은 아니라면서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APS에 따르면 LK-99 개발진에 이름을 올렸던 김현탁 윌리엄 앤드 매리대 연구교수와 국내 기업인 퀀텀에너지연구소 관계자들은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날 열리는 APS 3월 학회를 통해 자신들이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PCPOSOS’를 발표한다. 발표 시간은 이날 오전 8시12~24분한국시간 오후 11시12~24분까지 총 12분간이다.

납과 인회석 등을 성분으로 한 LK-99는 지난해 7월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최초 공개된 뒤 국내외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LK-99가 진짜 상온 초전도체라면 발열 걱정 없는 컴퓨터를 만들어 기술 발전 속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고, 전력 손실 없는 송전선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국내 학계 전문가들이 모인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LK-99에 대해 “상온 초전도체라는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했지만, 초전도체가 꼭 보여야 할 대표적 2가지 성질, 즉 전기저항 ‘0’과 마이스너 효과자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기장을 되받아쳐 초전도체가 공중에 뜨는 현상가 구현되는 일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LK-99에서 초전도체처럼 여겨지는 성질이 일부 보였던 것은 내부에 포함된 불순물 때문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날 발표되는 PCPOSOS는 이 같은 LK-99에 황을 추가했다. 김 교수와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이번 발표에서 황이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를 집중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와 퀀텀에너지연구소 관계자들이 APS 홈페이지에 올린 발표 요약문, 즉 초록에는 PCPOSOS가 전기 저항을 띠지 않으며, 마이스너 효과를 보인다는 주장이 적시돼 있다. 이들은 발표 내용을 뒷받침하는 실험 동영상도 공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발표가 과학계에서 설득력을 얻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초전도체 학계의 한 연구자는 “APS 같은 큰 연구단체가 진행하는 대형 행사에서는 논문 전체가 아니라 초록만 제출한 뒤 자신의 연구내용을 발표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학계에서 논의거리가 된다면 발표 기회를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학술지에 논문을 실을 때에는 다양한 검증 절차가 작동하지만,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일에서는 그런 절차가 비교적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발표 자체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낮다는 뜻이다. PCPOSOS 발표가 그런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연구자는 “APS 같은 유명 학회에서 발표한다고 해서 공신력을 얻은 연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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