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줄어도 인상…희한한 우유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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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단체인 낙농진흥회가 요구… 수요·공급 아닌 ‘협상’으로 정해
국내 주요 가공식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가운데 원유原乳 가격 인상으로 흰 우유와 각종 유제품 값도 뛰는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다른 상품과 달리 원유 값은 매년 낙농가와 유업계로 구성된 낙농진흥회가 협상을 통해 결정하기 때문이다. 올해 낙농진흥회는 지난 1일부터 원유 가격을 L당 88원8.8% 올린 1084원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서울우유협동조합은 1일부터 1L짜리 흰 우유 출고가를 대형마트 기준으로 3% 올린 2900원씩 받고 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밀크플레이션은 현실화되고 있다. 아이스크림 값부터 올랐다.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은 6일부터 끌레도르를 비롯한 아이스크림 제품의 대형마트 출고 가격을 300~500원 올리기로 했다. 최근 설탕이나 올리브유, 밀가루 등은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인도·유럽에 폭염이 덮치면서 작물 수확량이 크게 줄어 공급량이 부족해지자 국제 가격이 급등했다. 반면 우유 가격 인상은 이 같은 공급난과는 무관하다. 수요가 줄어도 원유 생산비가 오르면 가격이 올라가는 구조다. 국내 낙농가는 사료 값이 매년 올라 어쩔 수 없이 원유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001년 1인당 36.5㎏에서 작년 26.2㎏까지 떨어졌다. 반면 우유를 활용한 유가공품 소비는 2001년 1인당 63.9㎏에서 2022년 85.7㎏으로 늘었다. 유가공품에 들어가는 우유는 대부분 수입해서 쓴다. 덴마크·폴란드산産 수입 우유가 국내 우유보다 40~50%가량 저렴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국산 우유 값 인상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다. 식음료 업체 관계자들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원유 가격이 뛴 만큼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고물가에 가격을 올리면 매출이 떨어질 수도 있어서다. 한 빙과업체 관계자는 “우유는 빵·과자·아이스크림까지 영향을 미치는 품목인 만큼, 인상 폭과 시기에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면서 “우유 값 인상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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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송혜진 기자 enavel@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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