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취약계층에 무료 이용권 준다…속앓는 토종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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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디지털 복지 강화
국내사 참여…넷플릭스는 빠져 통신사에 비용부담 전가 우려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취약계층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무료 시청 기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디지털 복지 혜택의 일환으로 ‘OTT 이용권’을 지급한다는 구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티빙, 웨이브, 왓챠 등 토종 OTT 업체를 상대로 바우처 사업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전국 기초생활수급자 중 신청자 5000여 명을 대상으로 OTT 이용권을 포함한 ‘디지털 바우처’를 지급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디지털 바우처를 지급하고, 해당 바우처를 원하는 플랫폼에 등록해 사용하는 방식일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정통부는 조만간 취합한 업체 참여 의사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해당 바우처에는 OTT 이용권 외에 통신 서비스, 유료 플랫폼 콘텐츠 혜택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가 OTT 이용권 지급 협조를 요청한 곳은 티빙, 웨이브, 왓챠 등이다. OTT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OTT 서비스에 정부의 관여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각종 발전기부금 납부 등 기존에 없던 부담이 더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군다나 정부는 최근 OTT 구독료 인하 방안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5000여 명에게 OTT 이용권을 지급한다고 해서 OTT 업체가 비용 측면에서 손해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련 사업 비용 중 일부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에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과기정통부가 통신 3사에 4억원 규모의 디지털 바우처 사업 운영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우처 무상 지급…토종 OTT 속앓이
2963억원. 티빙 웨이브 왓챠 등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3사가 2022년 낸 영업손실 합산액이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지난해 영업손실은 이보다 더 많은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3사 모두 출범 이후 한 번도 영업흑자를 낸 적이 없다.
"만년 적자인데 복지 부담 지우나" 16일 업계에 따르면 토종 OTT 3사는 취약계층에 OTT 구독권 무상 지급을 검토 중인 정부 움직임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인한 경영난에 골머리를 앓는 와중에 신경 쓸 일이 늘어서다. OTT업체 관계자는 “구독료 때문에 OTT를 보지 못하는 소외계층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는 정부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정부가 통신사에 하는 것처럼 OTT업체에 대한 요구사항을 늘려나갈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시장 지배 사업자인 넷플릭스, 유튜브 등이 사업 대상에서 쏙 빠진 것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정부가 쉽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토종 OTT에만 복지 부담을 지웠기 때문이다. 최근 토종 OTT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했다. 티빙의 영업손실은 2021년 762억원에서 2022년 1191억원으로 늘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비는 증가했는데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브 역시 같은 기간 558억원에서 1217억원으로 영업손실이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왓챠는 2019년 이후 4년째 자본잠식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2022년 국내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142억8006만원이다. 국내 OTT 시청 행태는 ‘넷플릭스 천하’가 굳건하고 그 뒤를 이어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왓챠 순이다.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을 논의 중이기도 하다. 티빙은 최근 야구 축구 UFC격투기 등 스포츠 중계를 강화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정지은/김주완 기자 jeong@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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