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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안 마시는데 지방간…혹시 평소에 이 약 드시나요?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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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52회 작성일 24-02-24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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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 깨는 환자군
질환마다 주로 발생하는 환자 유형이 있다. 지방간은 애주가, 당뇨병은 비만, 폐암은 흡연자인 경우가 많다. 이는 고스란히 질환에 대한 선입견으로 남는다. 이런 선입견은 자칫 ‘상반된 경우 안전하다’는 오해를 낳기도 한다. 모든 질환에 안전지대는 없다. 대표적인 질환 속 의외의 환자군과 그 특징을 살펴봤다.

술도 안 마시는데 지방간…혹시 평소에 이 약 드시나요? [건강한 가족]



비알코올성 지방간

비만·고지혈증 등 영향

지방간은 말 그대로 간에 지방이 많이 낀 상태다. 간 무게의 5% 이상이 지방이면 지방간으로 진단한다. 많은 사람이 지방간을 ‘애주가의 질환’으로 여기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다르다. 알코올성 지방간과 달리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소량만 마셔도 발생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대부분 과체중, 복부 비만, 고지혈증 등과 관련 있다. 드물게 피임약 같은 여성호르몬이나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약제를 오래 복용한 사람에게 나타나기도 한다.

지방간은 방치 시 다른 중증 질환으로 발전하기 쉽다. 지방간이 심해질수록 간암은 17배, 대장암은 2배가량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졌다. 그만큼 조기 발견이 중요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다 검진 과정에서 우연히 질병을 발견한다. 만약 위험 요소인 복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있다면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간 기능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지방간 예방과 치료를 위한 체중 관리도 필요하다. 대다수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과체중이나 비만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다만 체중은 조금씩, 천천히 감량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문형 교수는 “체중이 5% 줄면 간의 지방량이 감소하고, 10% 감소하면 섬유화가 개선된다고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일주일에 1㎏ 이상 급격히 살을 빼면 오히려 지방간이 악화하고 간부전, 섬유화가 촉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른 당뇨

지방 줄이고 근육량 늘려야

인슐린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기능이 떨어져 체내 혈당 관리가 되지 않는 당뇨. 고열량 식사, 운동 부족 등이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뚱뚱한 사람만 걸린다고 생각하나 이 역시 그릇된 속설이다. 마른 당뇨 환자도 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비만은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일 때다. 그러나 BMI가 낮아도 허리둘레 남성 90㎝ 이상, 여성 85㎝ 이상의 복부 비만이 있다면 당뇨병을 주의해야 한다. 복부 지방량이 많아지면 인슐린 기능이 떨어지는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당뇨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마른 당뇨 환자도 일반 당뇨 환자처럼 삼다多증을 겪는다. 소변을 많이 보는 ‘다뇨’, 갈증이 나 물을 많이 마시는 ‘다음’, 공복감이 심해 더 먹으려 하는 ‘다식’ 등이다.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병준 교수는 “마른 당뇨 역시 식습관 관리와 운동이 필요하다”며 “운동의 경우 지방량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유산소와 근력 운동은 적절히 병행해야 한다. 일주일에 3일 정도 유산소 운동을 하면 하루이틀은 스?R이나 플랭크 같은 근력 운동을 해준다.

식단 관리 시에는 전체적인 열량만 줄여서는 안 된다. 이는 오히려 불필요한 체중 감소, 근손실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골고루 섭취하되 단백질 비율을 높여 근 손실 등을 예방한다. 김 교수는 “그간 탄수화물·단백질·지방 섭취 비율이 40:50:10이었다면 30:60:10 비율로 바꾸는 식”이라고 했다.


남성 골다공증

골절 사망률 여성보다 높아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져 골절 위험성이 커지는 골격계 질환이다. 여성은 50대 초반, 폐경을 전후로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골다공증을 앓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남성은 여성처럼 급격하게 뼈의 강도가 약해지는 시기는 따로 없지만, 매년 0.5~1%씩 골밀도가 낮아져 여성보다 평균 10년 정도 늦게 골다공증이 나타난다.

여성에게서 더 빨리, 많이 나타나는 탓에 남성은 골다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다. 그러나 대한골대사학회 하용찬서울부민병원장 이사장은 “남성의 골다공증은 여성에 비해 흔하지는 않으나 이에 따른 골절 사망률은 더 높다”고 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률이 느는 척추, 고관절 골절만 해도 그렇다. 대한골대사학회·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 내용을 보면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치명률은 2021년 기준 남성이 24.2%로 여성 15.7%보다 1.5배 높았다. 척추 골절 후 1년 내 치명률 역시 남성 10.6%, 여성 4.9%로 남성이 2.2배 높았다.

골절 발생 위험을 낮추는 방법 중 하나는 골 흡수 억제제, 골형성 촉진제 등의 약물치료다. 하 이사장은 “칼슘과 비타민D를 중심으로 하는 식이요법, 적당한 근력 운동의 지속 같은 생활 습관 개선으로 골밀도를 높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칼슘의 주요 공급원은 우유·멸치·두부 등이며 일일 권고량은 800~1000㎎이다.


마른 비만

저칼로리 식단 주의해야

일반적으로 ‘비만’ 하면 통통하게 살이 찐 모습을 떠올리나 겉보기에 마른 몸매를 가진 사람도 비만일 수 있다. 체내에 지방량이 많고 근육량은 부족한 경우다. 통상 BMI는 정상이면서 남성은 체지방률 25% 이상에 허리둘레 90㎝ 이상, 여성은 체지방률 30% 이상이면서 허리둘레 85㎝ 이상일 때 마른 비만으로 본다.

마른 비만은 스스로 몸에 큰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 않아 더 위험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마른 비만은 대개 내장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돼 있다. 이로 인해 혈중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각종 질환 발병률이 높아진다.

원인을 알아야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마른 비만의 대표적인 원인은 반복적인 저칼로리 다이어트다. 단기간에 살을 빼려 무리하게 저칼로리 식단을 유지하다 근육 손실을 초래하는 사례가 많다. 이를 방지하려면 먹는 양을 무조건 줄이기보단 본인에게 맞는 양의 균형 잡힌 식사를 하루 세끼 규칙적으로 먹어야 한다. 특히 단백질은 근육 생성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데다 포만감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매끼 고기나 생선 등의 반찬을 한두 가지씩 넣어 섭취하면 좋다. 간식으로 하루 한 잔씩 저지방 우유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체내 축적된 체지방은 유산소 운동 30분 후부터 연소하니 주 4~5회, 회당 최소 30분 이상 하길 권장한다.


비흡연 폐암

오염 물질 등 환경 요인 영향

흡연은 폐암 발생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그럼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폐암으로부터 안전할까. 비흡연자라고 해서 안심할 수만은 없다. 담배를 직접 피우지 않아도 간접흡연이나 음식물 조리 시 발생하는 오염 물질, 일상에서의 석면·라돈 노출 등으로 인해서도 폐암이 생길 수 있다.

비흡연 폐암을 예방하려면 앞서 언급한 환경적 요인 등을 가능한 피하거나 줄여야 한다. 일례로 요리할 때는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를 켜 환기하고, 튀김·구이 등을 조리할 때는 뚜껑을 덮어 조리 중 발생한 오염 물질이 확산하는 일을 막는다. 오염 물질 발생량은 조리 시간에 비례하므로 요리 시간을 줄이고 조리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길 권한다. 요리가 끝난 뒤에는 창문을 바로 닫지 말고 30㎝ 이상 열어 15분 이상 자연 환기를 해준다.

폐암은 흔히 초기에 증상이 없다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야 감기처럼 기침이나 가래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 호흡곤란, 흉부 통증, 쉰 목소리, 두통, 구토 등도 주요 증상이다. 폐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됐다면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생기기도 하는데 뇌전이 폐암 환자는 두통, 걸음걸이 이상, 어지러움 등이 나타나곤 한다. 설령 증상이 없더라도 위험 요인이 있다면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같은 검사를 통해 암이 진행되기 전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한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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