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1명 과민성 급똥…스트레스 받으면 심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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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과 설사 등을 일으키는 과민성대장증후군IBS으로 일상 생활에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10명에 1명 꼴로 이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같은 염증성 장 질환IBD도 증상이 비슷하다. 이 병을 앓고 있는 사람도 전 세계적으로 1천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의학 전문가들은 이들 장 질환의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스트레스를 꼽는다. 장과 중추신경 간 생화학적 신호전달 체계인 ‘장-뇌 축’gut-brain axis을 통해 정신적 스트레스가 몸의 대사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 둘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장내 미생물이다. 미국과 중국 공동연구진이 생쥐 실험을 통해 스트레스가 장내 미생물군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발견해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우선 2주 동안 생쥐를 만성 스트레스에 노출시킨 뒤 생쥐 몸안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현상을 관찰했다. 그 결과 병원체로부터 장을 보호해주는 세포의 수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쥐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호세포를 만드는 장내 줄기세포의 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생쥐의 장내 미생물군집을 살펴봤다. 이전 연구에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교감 신경계가 활성화하면서 장내 미생물군의 구성까지 바꿀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기 때문이다. 장 운동을 조절하는 자율 신경은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으로 나뉘는데, 교감 신경은 장 운동을 억제하고, 부교감 신경은 장 운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둘 사이의 균형이 깨져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한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식하는 젖산균락토바실러스속의 일부 박테리아는 인돌3아세트산IAA라는 화학 물질을 생성한다. 연구진은 생쥐 실험을 통해, 스트레스로 인해 이 물질의 수치가 높아지면 생쥐의 장 줄기세포가 보호세포로 분화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뇌 스트레스가 장내 미생물 스트레스로 사람한테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까? 연구진은 생쥐 연구 결과를 사람한테도 적용할 수 있다는 증거로 사람의 대변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우울증을 겪는 사람의 대변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의 대변보다 락토바실러스균과 인돌3아세트산이 많이 검출됐다. 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 속의 장내 미생물군도 스트레스를 받는 셈이다. 연구진은 또 생쥐 실험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장 문제를 해결해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 물질도 발견했다. 스트레스를 받은 쥐에게 일부 보디빌더가 복용하는 알파-케토글루타르산α-ketoglutarate이라는 보충제를 투여하자 손상된 장 줄기세포의 대사가 시작된 것이다. 서울대 연구진은 몇년 전 생체 대사물질 중 하나인 알파-케토글루타르산이 줄기세포 분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 물질이 장 질환 증상을 완화해주는지, 효과가 지속성이 있을지는 더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다음엔 알파-케토글루타르산의 안전성과 효능을 추가로 시험할 계획이다.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 여러가지 다양한 생화학적 변화를 유발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가 스트레스와 장의 연관성에 대한 모든 것을 밝혀낸 것은 아니다. 또 이번 연구는 장-뇌 축 체계에서 스트레스가 장에 미치는 ‘하류 영역’에 대한 영향만을 다루었을 뿐이며, 전체를 이해하려면 뇌가 박테리아 증식을 시작하라는 신호를 전달하는 ‘상류 영역’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 아일랜드 코크대의 제라드 클라크 교수신경위장병학는 네이처에 “이번 연구가 퍼즐의 새로운 조각을 찾아낸 건 확실하지만, 퍼즐에 얼마나 많은 조각이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논문 정보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KBS, ‘윤 대통령 대담’ 시청률 자랑…박장범에 “비서냐” 비판 의대증원에 전공의 집단행동 임박…‘의료계 달래기’ 나선 정부 [단독] 민간 희생자를 부역자로 둔갑…분노한 유족, 김광동 고소 ‘갤럭시S24’ 미국이 한국보다 더 싸다?…국내 소비자 역차별 당했나 GTX 호재에 인천·경기 아파트 거래량 ‘들썩’…서울보다 많아 토·일 겹친 설 연휴, 대체공휴일은 왜 하루 뿐인가 메시에 ‘두 번 당한’ 중국 “아르헨 경기 다 취소” 마라톤 세계신기록 케냐 키프텀 교통사고 사망…2시간 벽 깰 유망주 잃어 관심법으로 ‘기침 관크’ 잡는 궁예…진짜 백조 따라하는 오데트 10명 중 1명 ‘과민성 급똥’…스트레스 받으면 심해지는 이유 한겨레>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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