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탈중국 대안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 > IT/과학기사 | it/science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도에 생산거점을 두고 투자를 늘리는 등 현지 시장에 총공세를 펼친다. 인도가 북미·유럽에 이어 주요 매출처로 떠오른 이유도 있지만, 탈중국을 위한 대안 시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10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도 시장을 공격적으로 접근한다.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14억명에 달하는 인구 대국으로 올라서는 등 풍부한 노동력과 내수시장을 갖추고 있다.

올해까지 3년 연속 6%가 넘는 고속 성장이 예상돼 소비시장으로서 매력도 커지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에 핵심 생산기지를 두고,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는 이유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국내 업체들에 있어 인도는 ‘탈중국’ 전략의 대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찍이 인도에서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현지에 생산·판매법인, 연구개발Ramp;D 센터를 갖추고, 생산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인도 정부가 제공하는 보조금을 확보하고,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 생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존재감이 상당한데, 노트북 시장도 비슷한 전략으로 공략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인도 노이다에 글로벌 생산기지 중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 스마트폰 공장을 두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1억 2000만대 수준이다. 이곳에서 갤럭시S23의 인도 공급 물량을 생산하며 현지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TV와 가전제품 등의 마케팅에도 힘썼다. 올 초 인도 뉴델리 중심가에 기기 체험형 매장인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를 개장한 데 이어 5월 인도 방갈로르의 삼성 오페라 하우스에서 2023년형 TV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었다.

LG전자는 올해 초 20억루피310억원 가량을 들여 푸네 생산공장의 양문형 냉장고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미국 테네시 공장에 건조기 라인을 새로 만든 투자 규모와 맞먹는 규모다. 저가에서 프리미엄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커지는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정전이 자주 일어나는 인도 상황을 고려해 전원 없이도 7시간 냉기를 유지할 수 있는 냉장고 등 현지 특화 제품도 선보였다. 또 구매 이후 상담부터 유지보수까지 회사가 직접 챙기는 밀착형 서비스나 소비자직접판매D2C 등을 운영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같은 시장 공략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인도 법인 매출은 3년 연속 상승세를 보인다. 삼성전자의 인도 법인 매출은 2020년 10조원, 2022년 16조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LG전자 역시 2020년 2조 2229억원에서 2022년 3조 1880억원으로 43% 이상 성장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젊은 생산가능인구가 많아지고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인도 소비시장에 큰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