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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진단 어려운 위암, 혈액 단백질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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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4-12-12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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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에 쓰는 PET영상, 위암엔 부적합
위암 조직에 많은 피브린 이용해 정확도 높여
위암 세포만 공격하는 방사성 의약품도 개발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연구진이 양전자 단층 촬영PET으로 위암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사율이 낮은 포도당 대신 위암 조직에 풍부한 피브린을 이용한다./미국 뉴욕-프레스비테리언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연구진이 양전자 단층 촬영PET으로 위암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사율이 낮은 포도당 대신 위암 조직에 풍부한 피브린을 이용한다./미국 뉴욕-프레스비테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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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은 암 중에서도 진단과 치료가 까다롭다. 특히 위암 진단은 간단한 영상 장비 대신 오랜 시간 금식과 준비가 필요한 내시경 검사로 한다. 미국 연구진이 의료 영상으로 위암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비슷한 원리로 위암을 정확히 공격하는 유도미사일 치료제까지 개발했다.

미국 하버드대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의 샤디 에스파하니 교수 연구진은 12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피브린을 이용해 위암을 손쉽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위암은 국내에서 발병률이 높은 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한 암환자 27만7523명 중 위암 환자는 2만9361명으로 전체 4위를 차지했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암 환자의 10.6%이다. 사망률도 전체 암종 중 4위에 올랐다. 위함 환자가 많아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한다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진단이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양전자 단층 촬영PET은 최근 암 진단에 많이 활용되지만, 위암에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PET는 암세포가 정상 세포보다 포도당을 더 많이 사용한다는 점을 이용해 암 조직을 찾아낸다. 하지만 위암 조직은 포도당의 소비량이 늘지 않아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이 때문에 위암 진단은 주로 내시경으로 하지만 영상 진단 장비보다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MGH 연구진은 위암 조직을 가릴 새로운 표적 물질을 찾던 중 피브린에 주목했다. 피브린은 출혈이 일어났을 때 피가 굳어 멎도록 돕는데, 다른 조직보다 위암 조직에 많았다. 조직의 피브린 양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면 위암을 손쉽게 찾아낼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피브린에 결합하는 단백질을 만들고 구리 방사성 동위원소와 결합해 PET용 조영제를 만들었다. 조영제는 인체 내부 조직을 촬영할 때 검사 대상이 잘 보이도록 하는 화학물질이다. 단백질이 피브린과 결합한 양에 따라 구리에서 발생하는 방사선을 측정하면 피브린의 양을 측정할 수 있다. 피브린을 많이 함유한 위암 조직의 위치를 정확하게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실제 위암 환자 7명을 모집해 피브린을 이용한 위암 진단이 가능한지 확인했다. 참가자 7명 중 3명은 항암 치료를 받은 상태였으며, 2명은 말기 환자로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까지 된 상태였다. 환자들은 피브린과 결합하는 조영제를 투여 받고 PET를 촬영했다. 그 결과, 기존 환자들이 앞서 진단 받은 암조직 53개가 모두 영상으로 확인됐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연구진이 개발한 피브린 기반 양전자 단층 촬영PET 결과. 붉은 색으로 빛나는 곳이 피브린이 많은 곳이다. 암 조직의 위치와 정확히 일치한다./사이언스 중개의학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연구진이 개발한 피브린 기반 양전자 단층 촬영PET 결과. 붉은 색으로 빛나는 곳이 피브린이 많은 곳이다. 암 조직의 위치와 정확히 일치한다./사이언스 중개의학

피브린을 이용한 위암 조기진단에서 더 나아가 위암 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방사성 의약품도 개발했다. 방사성 의약품은 특정 조직에서 스스로 방사선을 방출해 암 세포를 공격하는 일종의 유도미사일이다. 몸 밖에서 방사선을 쬐는 기존 방사선 치료법은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부작용이 있었디. 방사성 의약품은 암만 공격해 안전하면서도 효과를 높일 수 있어 최근 제약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조영제와 마찬가지로 피브린과 결합하는 단백질에 방사선인 베타 입자를 방출하는 이트륨-90을 결합해 항암제를 만들었다. 이트륨-90은 악성 림프종 치료제로 2022년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방사성 의약품 ‘제발린’의 주요 성분이다.

위암 모델 생쥐에게 항암제를 투여한 후 20일까지 지켜보며 암 조직을 지켜봤다. 그 결과,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은 생쥐는 암 조직의 크기가 60% 증가했으나, 치료를 받은 생쥐는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암 세포가 이트륨-90이 방출한 베타 입자의 공격을 받아 성장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치료를 받은 생쥐에서 별다른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았다.

에스파하니 교수는 “피브린을 타깃으로 한 진단과 치료는 위암뿐 아니라 피브린 성분이 많은 다른 암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방사선 치료에 내성이 있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선택지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2024, DOI: https://doi.org/10.1126/scitranslmed.adn7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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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기자 alwaysa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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