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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자년 계산 5분 만에 끝낸 구글 양자컴 윌로, 덩치 대신 정확도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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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4-12-1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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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새 양자컴 ‘윌로’ 공개
105큐비트에 오류 정정 기술 강화
韓 양자전략위원회 출범 불투명
구글의 새로운 양자컴퓨터 윌로Willow가 공개된 지 이틀 만에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주가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5% 넘게 오르기도 했다.

구글은 지난 9일현지시각 새 양자컴 윌로가 기존 슈퍼컴퓨터로 10셉틸리언10의 24제곱·septillion년이 걸리던 문제를 단 5분 만에 풀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구글은 5년 전인 2019년에 시커모어Sycamore 양자컴을 발표하면서 세계에서 최초로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양자 우월성’을 입증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슈퍼컴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양자 우월성은 옛말이 됐는데, 5년 만에 다시 슈퍼컴을 훨씬 앞서는 성능을 보여준 것이다.

구글은 지난 9일 새 양자컴퓨터 윌로를 공개했다./GOOGLE

구글은 지난 9일 새 양자컴퓨터 윌로를 공개했다./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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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로 개발에 참여한 구글 퀀텀 AI의 물리학자 줄리안 켈리는 “시커모어의 모든 장점을 유지하면서 내부 구조를 변경하고 프로세서를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시커모어는 67개의 큐비트를 갖추고 있었는데, 윌로는 이를 105개로 늘렸다.


구글은 윌로의 성능을 비교하기 위해 슈퍼컴퓨터 프론티어를 선택했다.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인 프론티어는 세계 최초의 엑사스케일급 슈퍼컴이다. 올해 새로 나온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슈퍼컴 ‘엘 캐피탄’에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로 물러났지만,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슈퍼컴 중에 하나다.

구글 연구진은 RCSRandom Circuit Sampling라는 벤치마크 과제를 프론티어와 윌로에게 각각 제시했다. 이 과제는 칩에서 실행되는 프로그램이 출력하는 수열이 얼마나 무작위에 가깝게 분포되는지를 검증해 컴퓨터의 성능을 체크한다. 프론티어는 이 과제를 수행하는데 10셉틸리언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셉틸리언년은 우리말로는 10자#x79ed;년에 해당한다. 우주 전체의 나이도 아직 10자년은 안 된다. 반면 윌로는 이 과제를 단 5분 만에 해결했다.

윌로가 이렇게 압도적인 성능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덩치’가 아니라 ‘정확도’에 있다. 흔히 양자컴의 성능은 큐비트의 수와 비례한다고 여긴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가 정보를 계산하는 기본 단위로, 0과 1의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전 세계 여러 기업과 국가들이 큐비트 규모를 키운 양자컴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윌로는 105개의 큐비트를 쓰는데, 이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수준이다. IBM은 1000큐비트급 양자컴인 ‘콘도르’를 만들었고, 국내에도 연세대 송도캠퍼스에 127큐비트 양자컴이 가동 중이다.

구글 연구진은 큐비트를 늘리는 대신 큐비트 하나하나의 품질을 높이고, 오류율을 낮추는데 집중했다. 큐비트는 0과 1의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대신에 그만큼 오류가 발생할 확률도 높다. 큐비트가 많아질 수록 오류가 발생할 확률도 덩달아 증가하기 때문에 오류율을 낮추는 것이 양자컴 상용화를 위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구글의 줄리안 켈리는 “윌로의 큐비트는 시커모어보다 5배 이상 정교한 양자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정보를 안정적으로 인코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 연구진은 큐비트가 늘어도 오류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조정했는데, 덕분에 큐비트가 두 배가 돼도 오류율은 오히려 절반으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여러 개의 큐비트를 묶어서 하나의 ‘논리 큐비트’를 만들고 이 논리 큐비트로 오류를 줄이는 방식을 썼다.

영국 글래스고 대학의 마틴 바이데스Martin Weides 교수는 “양자 오류를 없애는 양자 컴퓨터를 만들기 위한 방향을 제시한 연구 결과”라며 “아직 해결해야 하는 난관은 있지만, 이런 진전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윌로를 이용해 벤치마크가 아닌 실제 문제를 푸는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다.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벤치마크 성능을 넘어서 실생활에 활용도가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줄리안 켈리는 “양자컴퓨터에 관한 모든 기초 과학과 공학을 위한 새로운 도전 과제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6월 27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양자과학기술 현재와 미래의 대화 대한민국 퀀텀의 길을 묻다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6월 27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양자과학기술 현재와 미래의 대화 대한민국 퀀텀의 길을 묻다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통령실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도 양자 기술을 3대 게임체인저로 선정하고 지원을 늘리고 있지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 돌입하면서 시계 제로의 상황이 됐다. 정부는 당초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양자전략위원회를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출범해 양자 기술 개발과 산업 육성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 국정원장 등 양자전략위원회 멤버들의 거취가 불투명해져 위원회의 정상적인 출범이 가능한 지 미지수다.

한 양자 분야 연구자는 “윤석열 정부가 양자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관심에서 멀어지고 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며 “구글이나 IBM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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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기자 i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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