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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에서 쇠고기 맛 난다"…韓연구팀이 만든 분홍색 쌀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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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93회 작성일 24-02-1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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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홍진기 교수팀이 쌀에 소의 줄기세포를 붙여 새로운 배양육을 개발했다. 사진은 쇠고기 쌀로 밥을 지은 모습. 연세대 제공

연세대 홍진기 교수팀이 쌀에 소의 줄기세포를 붙여 새로운 배양육을 개발했다. 사진은 쇠고기 쌀로 밥을 지은 모습. 연세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쌀에 소의 줄기세포를 붙인 일명 쇠고기 쌀을 개발했다.

홍진기 화공생명공학과 교수팀은 일반 쌀보다 단백질이 8%, 지방이 7% 더 많이 함유된 쇠고기 쌀을 개발했다고 15일 학술지 매터Matter에 공개했다.

분홍빛이 도는 이 쇠고기 쌀은 사실 배양육세포 배양으로 만든 고기이다. 쇠고기 쌀 개발에 참여한 존스홉킨스 대학의 박소현 박사후연구원은 "이 쌀은 그 자체만으로도 영양분이 많지만 가축 세포를 추가하면 더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진기 교수에 따르면 배양육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사용할 세포의 종류와 배양액의 종류, 세포를 키울때 사용하는 지지체 그리고 어떻게 식품으로 가공할지 등 4가지다.

먼저 세포가 모여 조직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포들을 감싸고 입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지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소의 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하기 위한 지지체 후보군을 탐색하던 중 쌀을 주목했다.

홍 교수는 "살아있는 소의 세포를 채취해 따로 키우면 잘 자라지 않는데 쌀에서 잘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쌀은 세포가 구석구석 들어가 성장할 수 있는 매우 미세한 구멍이 있어 세포를 키우는데 이상적으로 조직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한 쌀에는 소 줄기세포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영양분을 가지고 있어 매우 이상적인 지지체라고 연구팀은 부연했다.

연구팀은 세포가 쌀에 더 잘 달라붙도록 하기 위해 생선에서 추출한 젤라틴으로 코팅했다. 이후 소 근육과 지방 줄기세포를 이 쌀에 파종해 실험실 접시에서 9~11일 동안 배양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쇠고기 쌀은 식품 안전 요건을 충족하고 식품 알레르기 유발 위험이 낮은 성분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연세대 홍진기 교수팀이 쌀에 소의 줄기세포를 붙여 새로운 배양육을 개발했다. 실험실 접시 안에 소의 줄기세포가 쌀에 달라붙어 성장하고 있다. 연세대 제공

연세대 홍진기 교수팀이 쌀에 소의 줄기세포를 붙여 새로운 배양육을 개발했다. 실험실 접시 안에 소의 줄기세포가 쌀에 달라붙어 성장하고 있다. 연세대 제공




밥 지었더니 단단하고 잘 부서져…상용화 가능성은?
연구진은 이 쇠고기 쌀이 식용으로 적합한 지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밥을 지어 영양가, 냄새, 질감 등 다양한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쇠고기 쌀은 일반 쌀처럼 밥을 지었을 때 찰지거나 끈적이고 부드럽지 않고, 더 단단하고 부서지기 쉬웠다.

또 근육 함량이 높은 쇠고기 쌀은 쇠고기나 아몬드와 같은 냄새가 났으며, 지방 함량이 높은 것은 크림, 버터 및 코코넛 오일 냄새가 났다. 상용화를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한 셈이다.

박소현 연구원은 "쇠고기가 ㎏당 2만원에 육박하고 있지만 쇠고기 쌀 배양이 상용화된다면 쇠고기 쌀은 ㎏당 약 3000원이 될 수 있다"면서 "이 쇠고기 쌀은 향후 기근을 위한 식량 구호, 군사 배급, 심지어 우주 식량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쇠고기 쌀이 식품 안전 위험성이 낮고 생산 공정도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을 들어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뿐만 아니라 축산으로 쇠고기를 얻을 때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박소현 연구원은 "단백질 100g이 함유된 쇠고기 쌀을 만들 때 이산화탄소 6.27㎏이 배출되지만, 축산으로 얻은 쇠고기는 49.89㎏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외신도 쇠고기 쌀 연구에 주목했다. BBC는 같은 날 기사에서 쇠고기 쌀에 대해 "저렴하고 환경 친화적인 단백질 공급원이 될 새로운 유형의 하이브리드 식품"이라며 "미래의 사람들을 기근에서 구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군사 배급, 심지어 우주 식량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BBC는 "만약 시장에 출시된다면 소비자들이 받아들일지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개발에 이어 쌀에서 성장하는 근육과 지방이 더 많아지도록 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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