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새 편도암 환자 3배 증가…늘어난 HPV 감염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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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HPV 백신 접종 확대해야"
중앙대병원 이세영 교수 국내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인한 편도암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등이 원인이 돼 생기는 후두암 환자가 크게 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HPV 백신 접종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27일 가다실9 출시 9년 기자간담회에서 "20년 간 국내에서 후두암 환자 숫자는 정체됐지만 인두암은 2배, 편도암은 3배 증가했다"며 "흡연 외에 HPV라는 다른 암 발병 요인이 부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한이비인후과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두경부암으로 치료 받은 환자는 연간 5600여명이다. 이중 남성 환자가 4300여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과거 두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여한 원인은 흡연, 식습관 등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HPV 감염으로 인한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 교수는 "국내 남성 HPV 예방률은 한 자리수로 적극적인 HPV 예방사업을 펼쳐온 호주, 영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며 "호주는 남성 HPV 백신 접종률이 78%, 영국은 만 9세에 1회 접종을 시작한 비율이 남녀 평균 60~70%에 이른다"이라고 했다. 남성의 HPV 질병부담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동안 과소평가됐다. 이 교수는 그 이유로 진단이 어려운 데다 HPV가 남성 암 원인이라는 인식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남성의 HPV 관련 구인두암 발생률이 여성 자궁경부암을 앞섰다. 최근엔 HPV 감염이 정자수와 운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체외수정 치료를 받은 100쌍의 부부를 분석했더니 HPV 감염 남성의 정자 활동에 문제가 있는 비율은 75%였지만 미감염 남성은 43.8%였다. 세계에서 발생하는 암의 5%는 HPV가 원인이다. 1분마다 1명이 HPV 관련 암을 진단받고 있다. HPV는 자궁경부암, 구인두암 외에 항문암, 질암 등에 영향을 준다. 성관계를 통해 성별에 상관없이 파트너에게 전파되기 때문에 남녀가 함께 백신을 접종하는 게 HPV 예방에 효과적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 4월 기준 세계 172개국에서 HPV 백신 접종을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진행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8개국 중 33개국은 남성 대상 접종을 도입했다. 28개국은 HPV 9가 백신으로 예방하고 있다. 이 교수는 "미국은 2006년 식품의약국FDA에서 4가 백신을 도입한 뒤 여성 대상 백신 접종만 시행하다가 2011년 9가로 확대되면서 남녀 접종으로 확대했다"며 "이런 순차적인 진행이 세계 공통의 타임스케줄"이라고 했다. 반면 한국은 여성 4가 백신까지만 국가 접종해 포함한 상태다. 이날 간담회에서 양경선 MSD 의학부 이사는 "가다실과 가다실9은 ‘암도 예방할 수 있다’는 새로운 의학적 지평을 열며 공중보건 향상에 기여해오고 있다"며 "최신 백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남녀 모두 HPV로 인한 암과 질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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