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여행선 로켓 스타십, 더 많이 싣고 더 멀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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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Starship은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엑스SpaceX의 차세대 우주선이다. 스타십은 1단 로켓인 ‘슈퍼 헤비’Super heavy와 2단 로켓이면서 우주선인 ‘스타십 우주선’Starship spacecraft을 합친 구성이다. 현재 스페이스엑스의 주력 발사체인 펠컨 9Falcon 9과 팰컨 헤비Falcon heavy가 1단 로켓만 재사용하고 2단 로켓은 재사용하지 않은 ‘부분 재사용’인 반면, 스타십은 1단과 2단 모두 재사용하는 ‘완전 재사용’을 목표로 한다. 추진을 마친 1단 수퍼 헤비는 2단 스타십 우주선과 분리된 후 착륙장으로 되돌아가 착륙하는 방식으로 회수하고, 궤도에 도달한 스타십 우주선은 대기권에 재진입해 착륙하는 방식으로 회수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방향 전환과 착륙을 위한 로켓 추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귀환하는 슈퍼 헤비와 스타십 우주선에는 여분의 추진제propellant : 연료산화제가 필요하다. 남기는 추진제만큼 궤도에 올라가는 동안 로켓추진을 덜 해야 하고, 추진을 덜 하는 만큼 궤도에 올릴 수 있는 화물의 질량도 줄어든다. 스페이스엑스가 공개한 스타십 사양에 의하면, 1단과 2단을 모두 재사용하는 경우에 스타십이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화물의 질량은 100~150톤이다. 로켓을 회수하지 않으면 탑재한 모든 추진제를 사용해 궤도에 올라갈 수 있다. 더 많이 로켓추진을 할 수 있는 만큼, 더 많은 화물을 궤도에 올릴 수 있다. 스페이스엑스는 로켓을 재사용하지 않는 경우에 스타십이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최대 화물 질량은 250톤이라고 밝히고 있다.
로켓 역사상 가장 강력한 스타십 스타십은 추진 로켓엔진으로 랩터 엔진을 장착했다. 1단 슈퍼 헤비에는 총 33개의 랩터 엔진이 장착됐고, 2단 스타십 우주선에는 6개의 랩터 엔진이 장착됐다. 슈퍼 헤비에 싣는 추진제는 3400톤이고, 스타십 우주선에 싣는 추진제는 1200톤이다. 슈퍼 헤비와 스타십 우주선의 본체 질량이 각각 200톤과 100톤으로 알려진 것을 고려하면, 발사할 때 스타십 전체 질량은 4900톤이다. 추진제가 전체 질량의 93.8%를 차지한다. 슈퍼 헤비가 순간 밀어올리는 힘의 최대값은 지상에서 7590톤을 들어올릴 수 있는 힘이다.[1] 로켓 역사상 가장 강력한 로켓으로, 추진제를 가득 채운 스타십 전체를 1초에 5m 이상 수직으로 가속할 수 있는 힘이다. 로켓추진을 하는 동안 추진제를 소모하면서 전체 스타십 질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가속도는 점점 더 커진다. 스타십의 랩터 엔진은 연료로 액체 메탄CH4을 사용한다. 기존의 액체연료 로켓이 주로 케로신등유이나 액체수소를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점이다. 진공인 우주에서 연료를 연소하려면 연료를 산화하는 산화제도 필요하다. 스타십은 다른 액체연료 로켓과 마찬가지로 액체 산소를 산화제로 사용한다. 메탄이 완전히 연소하려면 메탄과 산소의 질량 비율이 1:4이지만, 완전 연소의 경우 높은 온도로 인해 랩터 엔진을 녹일 수 있기 때문에 스타십은 1:3.6으로 질량 비율을 낮춘 메탄과 산소를 싣는 것으로 알려졌다.[2] 스타십 1회 발사에 필요한 연료와 산화제 비용은 얼마일까? 스타십이 사용하는 메탄은 각 가정에 공급되는 액화천연가스LNG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질이다. 수출입 가격은 1kg당 0.5달러 안팎이다. 스타십 1단과 2단에 싣는 연료와 산화제 4600톤 중에서 메탄이 차지하는 질량은 1000톤 가량이다. 이를 액화천연가스 수출입 가격으로 계산하면 50만달러 안팎이다. 액체 산소 3600톤의 가격을 나사가 액체산소에 지불하는 비용으로 계산하면 약 60만달러이다.[3] 스타십 발사에 사용하는 추진제 가격은 이 두 값을 더한 110만달러 정도다. 스타십보다 훨씬 작은 팰컨9 발사를 위해 고객이 스페이스엑스에 지불하는 비용은 2022년 기준 6700만달러다.[4] 스타십은 훨씬 많은 화물을 우주에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스타십을 이용한 우주운송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고객은 팰컨9보다 더 많은 비용을 스타십 발사에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십의 1회 발사에 소요되는 추진제 비용 110만달러는 그에 비하면 매우 적은 비용이다. 아르테미스 달 착륙선으로 사용할 스타십 미국 나사항공우주국가 주도하는 새 유인 달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계획Artemis Program은 첫 달 착륙선으로 스타십 우주선을 선정했다. 스타십 HLS으로 불리는 변형된 스타십 우주선을 달 착륙선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아폴로 계획 이후 첫 유인 달 착륙이 될 아르테미스 3호의 탐사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스타십 HLS는 달 근처에 미리 설치한 우주정거장인 루너 게이트웨이Lunar Gateway에 먼저 가서 기다린다. 우주인들은 SLSSpace Launch System: 우주발사시스템로 발사된 오리온 우주선을 타고 루너 게이트웨이에 도착해 스타십 HLS로 옮겨 탄다. 우주인이 탄 스타십 HLS는 달에 착륙해서 임무를 수행하고 다시 루너 게이트웨이로 돌아온다. 우주인은 오리온 우주선으로 옮겨 탄 후 루너 게이트웨이를 떠나 지구로 귀환하면서 유인 달탐사 임무를 마친다. 루너 게이트웨이가 설치되는 곳은 달 근처를 길게 도는 궤도인 NRHONear-Rectilinear Halo Orbit: 직선에 가까운 헤일로 궤도이다. 달에 가까울 때는 달 북극에서 1000km 떨어진 곳을 지나가고 멀 때는 달 남극에서 7만km 떨어진 곳을 지나간다. 항상 지구를 바라보는 궤도이기 때문에, 지구와의 통신을 끊임없이 유지할 수 있다. NRHO는 아폴로 계획의 사령기계선이 머물렀던 달 저궤도LLO: low lunar orbit보다 추진을 덜 해도 진입할 수 있는 궤도이다. 스타십 HLS가 달에 가는 구체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1단 슈퍼 헤비와 2단 스타십 우주선의 추진으로 스타십 HLS는 지구 저궤도에 올라간다. 지구 저궤도에서 추진제를 충전한 스타십 HLS는 로켓 추진으로 가속해서 달을 향한 달 전이궤도에 진입한다. 달에 다가가면 스타십 HLS는 로켓 역추진으로 감속해 루너 게이트웨이가 설치된 궤도인 NRHO에 진입한다. 오리온 우주선을 타고 온 우주인이 스타십 HLS로 이동하면, 스타십 HLS는 100km 상공의 NRHO를 떠나 달 저궤도에 진입한다. 달 저궤도에서 출발해 달에 착륙할 때는 먼저 달 남극 상공을 지나가는 고도를 충분히 낮추는 과정을 거쳐서 달 표면에 착륙한다. 지구 저궤도에서 달 전이궤도로 진입할 때 초속 3.12km를 가속하고, 달에 도착해서 NRHO에 진입할 때는 초속 0.43km를 감속한다.[5] NRHO에서 달 저궤도에 진입할 때는 초속 0.73km를 감속하고, 마지막 달 착륙에 필요한 속도증분은 초속 2.05km 이상이다.[6] 이 값들을 모두 더하면, 지구 저궤도에서 달 착륙까지 필요한 속도증분인 초속 6.33km이 나온다. 스타십 HLS는 달 표면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다시 루너 게이트웨이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초속 2.45km1.860.73 이상의 속도증분이 추가로 더 필요하다. 결국 지구 저궤도에서 출발해서 달에서의 임무를 마치려면, 스타십 HLS는 초속 8.92km 이상의 속도증분이 필요하다. 얼마나 많은 연료가 있어야 달에 갈까? 로켓방정식을 이용하면 추진제의 질량과 목표한 속도증분, 그리고 로켓엔진이 연소한 연료를 내뿜는 속도로부터 우주선 본체와 화물의 질량을 계산할 수 있다. 추진제 질량은 1200톤, 속도증분은 초속 8.92km, 그리고 연료를 내뿜는 속도를 초속 3.7km로 잡고 계산하면[2], 우주선 본체와 화물의 질량은 118톤이어야 한다. 우주선 본체의 질량이 100톤이면, 화물의 질량은 18톤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달 탐사에서는 달표면 착륙 직전에 안전한 착륙장소를 찾기 위한 추가 비행이 필요하고 비상사태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분의 속도증분이 필요하다. 그만큼 추진제를 더 많이 실을 수 있도록 스타십 HLS를 개량하고 화물을 줄여야 할 수 있다.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지 않는 스타십 HLS는 단열타일을 부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스타십 우주선 원형보다 더 작은 질량으로 스타십 HLS를 만들 수 있다. 본체 질량이 줄어들면 속도증분은 조금 더 늘어난다. 달 표면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장비를 달 표면에 남기는 경우에도 이륙 질량이 줄기 때문에 속도증분이 조금 더 늘어난다. 스타십 HLS는 지구 저궤도에 올라가는 동안 싣고 간 추진제를 대부분 소모하기 때문에, 달 착륙선으로 사용하려면 추진제를 지구 저궤도에서 달로 출발하기 전에 다시 충전해야 한다. 재사용하는 스타십이 최대 100~150톤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므로, 스타십 우주선을 개조한 연료보급선Tanker과 연료저장선Depot도 100~150톤의 추진제를 지구 저궤도로 실어 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스타십 HLS에 1200톤의 추진제를 다 채우려면 100톤씩 실어나를 경우 12번을 충전해야 하고, 150톤씩 실어나르면 8번을 충전해야 한다. 스타십 HLS를 포함해 총 9~13번의 스타십 발사가 필요한 것이다. 스타십 HLS에 실을 수 있는 추진제 질량이 더 늘어난다면, 충전 횟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NASA는 20번 가까이 충전해야 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7] 스타십으로 화성에 가려면? 스타십으로 화성에 가는 것은 어떨까? 지구 저궤도에서 화성을 향해 가려면 초속 3.6km를 더 가속해야 한다. 달을 향해 가는 것보다 초속 0.5km 더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 만약에 화성 저궤도에 먼저 진입한 다음에 착륙하려면, 화성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초속 2.1km를 감속해야 한다. 화성은 달과 달리 대기가 있어서 착륙할 때 화성 대기의 공기저항을 이용해 속도를 줄일 수 있다. 화성에 착륙하기 위한 속도증분은 초속 1km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8] 결국 지구 저궤도에서 화성 착륙까지 초속 6.7km=3.62.11.0의 속도증분이 필요하다. 초속 6.7km의 속도증분은 스타십 HLS가 지구 저궤도에서 달 착륙까지 필요한 최저 속도증분인 초속 6.33km보다는 크지만, 루너 게이트웨이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필요한 최저 속도증분은 초속 8.92km보다는 작다. 초속 6.7km의 속도증분을 기준으로, 지구 저궤도에서 1200톤의 추진제를 다 충전한 스타십 우주선은 우주인과 화물을 100톤 이상 싣고 화성으로 가서 화성 표면에 착륙할 수 있다. 하지만 화성에서 지구로 다시 돌아오려 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스타십 우주선은 화성에 착륙하기까지 거의 모든 추진제를 다 소모한다. 지구로 다시 돌아오려면 추진제를 다시 채워야 한다. 그럴려면 연료인 메탄과 산화제인 산소를 채굴하거나 생산할 장비를 미리 화성에 설치할 필요가 있다. 화성에서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필요한 메탄과 산소 문제를 해결한다고 가정하면, 남는 문제는 2단인 스타십 우주선만으로 지구 귀환이 가능한가이다. 화성 표면에서 화성의 중력과 대기를 뚫고 화성 저궤도에 오르려면 초속 4.2km 이상의 속도증분이 필요하다.[8] 화성 저궤도에서 지구로 가려면 초속 2.5km를 더 가속해야 한다. 지구에 도달했을 때는 아폴로 달탐사의 귀환선처럼 대기권으로 바로 진입해 공기저항으로 속도를 줄여 착륙할 수 있다. 로켓추진으로 착륙장에 사뿐히 착륙하는 경우 역추진에 필요한 속도증분은 초속 1km미만이다. 아폴로 귀환선처럼, 낙하산을 이용해 속도를 줄여 바다에 착수하면 로켓추진이 거의 필요하지 않다. 화성에서 발사해 지구 착륙까지 6.7~7.7km의 속도증분이 필요한 셈이다. 이 속도증분은 1단 슈퍼 헤비 없이 스타십 우주선만으로 낼 수 있는 속도증분이기 때문에, 2단 스타십 우주선만으로도 화성 표면에서 출발해 지구로 귀환하기에 충분하다. 주 [1] “Starship”, SpaceX, https://www.spacex.com/vehicles/starship/ [2] “Starbase Tour and Interview with Elon Musk”, T. Sesnic, Everyday Astronaut, 2021년 8월 11일, https://everydayastronaut.com/starbase-tour-and-interview-with-elon-musk/ [3] “SpaceX Reusable Rocket Costs Versus Airplanes”, Brian Wang, Next Big Future, 2022년 2월 11일, https://www.nextbigfuture.com/2022/02/spacex-reusable-rocket-costs-versus-airplanes.html [4] “Capability amp; Services”, SpaceX, https://www.spacex.com/media/Capabilitiesamp;Services.pdf [5] “Options for Staging Orbits in Cis-Lunar Space”, R. Whitley amp; R. Martinez, IEEE Annual Aerospace Conference 2016. https://ntrs.nasa.gov/api/citations/20150019648/downloads/20150019648.pdf [6] “Why NRHO: The Artemis Orbit”, Architecture Concept Review, NASA. https://www.lpi.usra.edu/lunar/artemis/resources/WhitePaper_2023_WhyNRHA-TheArtemisOrbit.pdf “How: NRHO - The Artemis Orbit”, N. Merancy, NASA. https://www.nasa.gov/wp-content/uploads/2023/10/nrho-artemis-orbit.pdf [7] “Starship lunar lander missions to require nearly 20 launches, NASA says”, J. Foust, SpaceNews, 2023년, 11월 17일. https://spacenews.com/starship-lunar-lander-missions-to-require-nearly-20-launches-nasa-says/ [8] “Mars Landing Vehicles: Descent and Ascent Propulsion Design Issues”, B. Palaszewski, Mars Research, IntechOpen 2022 https://ntrs.nasa.gov/api/citations/20210026187/downloads/Mars_Research_Book_Palaszewski_12-2021%2015.0_FINAL.pdf 윤복원/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원전산재료과학센터·물리학 bwyoon@gmail.com <한겨레 인기기사> ■ [속보] 여권 핵심 “이종섭 대사 곧 귀국하기로” 윤, 황상무 사의 수용…‘회칼 테러’ 논란 엿새 만에 후보들만 모른다, 총선 격전지 당락 뒤집는 기후유권자의 힘 박용진 찍어낸 이재명 “가·감산 반영 19.4% 대 80.6%” 대파 한 단 갑자기 875원…윤 대통령 온 날 ‘맞춤형 가격표’ 청년적금 1300만원, 이자만 700만원 더…목돈 이렇게 불려봐요 ‘공시가 현실화 폐지’ 공식화…공정 과세 무너뜨린다 ‘부하’ 한동훈에 밀리면 바로 레임덕, 윤 대통령의 공포감 평면을 베어 만든 공간…이 미술관에선 관객도 작품이 된다 [영상] 감기 걸린 뇌병변 6살, 스스로 기침도 못 하는데…“치료 막막” 한겨레>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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