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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파 후 재가입, 검열 피해 피란…불법 계엄 중 나타난 텔레그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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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4-12-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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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렌식 기술 발전…100% 보안 없어
대화방 폭파 시 복원 작업은 까다로워
수사기관에 협조 안 하던 기조도 바뀌어
폭파 후 재가입, 검열 피해 피란…불법 계엄 중 나타난 텔레그램의 두 얼굴


윤석열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텔레그램에선 두 가지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①통신 검열 괴담을 피해 디지털 피란에 나선 시민들이 늘어나고 ②계엄을 주도했거나 방조했다고 의심받는 이들이 탈퇴 후 재가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다. 전 세계 범죄 조력자로 낙인찍힌 텔레그램이 한국에서 사랑받는 괴이한 이유는 뭘까.

10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3일 텔레그램의 일일활성이용자DAU는 152만3,970명으로 전날보다 11.6% 증가했다. 계엄 선포 당시 인터넷을 중심으로 국내 메신저 서비스는 검열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던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계엄이 해제되면서 텔레그램 이용자는 평소 수준6일 기준 137만5,163명으로 돌아왔다.

동시에 정부 고위 인사나 대통령실 참모가 텔레그램을 탈퇴했다가 다시 가입한 모습이 잇따라 포착됐다. 7일에는 비상계엄 사태 주동자로 검찰에 긴급체포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텔레그램에 새로 가입했다. 8일과 9일에도 대통령실 일부 참모가 텔레그램에서 아예 탈퇴하거나 재가입한 모습이 확인됐다. 텔레그램은 탈퇴했다가 재가입하면 기존 계정의 대화 내용이 모두 사라진다. 이 때문에 검경의 본격 수사를 대비해 메시지 내용을 지우거나 휴대전화 교체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렀다.


정부 고위·정치인들은 왜 텔레그램 선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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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도에서든 텔레그램이 도피처로 인기가 높은 건 강력한 보안을 믿어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00% 완벽한 보안은 없다고 말한다. 증거를 분석하는 디지털포렌식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서다.

텔레그램도 스마트폰 기기 비밀번호를 풀면 일반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는 대부분 복구할 수 있다. 텔레그램의 비밀 대화방은 종단간 암호화 채팅 방식을 도입해 수사기관이나 해커 등 제3자가 서버를 들여다보기 힘든 측면이 있다. 발신자가 메시지를 보내는 순간 암호화가 이뤄지고 수신자가 메시지를 받을 때 풀리도록 설계했다. 다만 비밀 대화방도 포렌식 작업을 통해 대화 삭제 여부를 알 수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수사기관은 증거 훼손 행위를 살피기 때문에 특정 메시지를 삭제한 사실이 확인되면 증거인멸 우려가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김 전 장관처럼 텔레그램 앱을 삭제해 대화방을 폭파탈퇴한 경우다. 이럴 땐 복원 작업이 더 까다롭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미국에서는 텔레그램을 워런트 프루프warrantwaterproof, 즉 영장 집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목적으로 만든 메신저라고 부른다"면서 "텔레그램의 모든 비밀 기능을 제대로 돌아가게 한 채로 이용했다면 포렌식이 쉽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램 CEO "이제 범죄 수사에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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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이 모든 메신저 중 보안성이 가장 뛰어나다는 건 오해에 가깝다. 기술적 측면만 보면 훨씬 더 수준 높은 암호화 기술을 쓰는 메신저가 있다. 실제 N번방 사건 주동자인 조주빈은 VIP를 대상으로 메신저 위커Wickr, 댓글 조작을 했던 드루킹은 메신저로 시그널을 사용했다.

텔레그램이 각종 범죄에 활용되는 이유는 창업자인 파벨 두로프의 폐쇄적 운영 방식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텔레그램이 각국 정부나 수사 기관의 모니터링·감시 요청에 따르지 않는 점을 일종의 홍보 전략으로 써왔다"고 봤다. 다만 두로프는 최근 "범죄 행위에 대한 관리를 개선하겠다"며 각종 정부 요청대로 텔레그램의 약관을 바꾸고 있다. 8월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아동음란물 유포와 조직적 범죄 방치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가 풀려난 후 무작정 범죄를 방조하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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