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넘보는 中 알리, 1조4500억 공습…韓, 글로벌 유통공룡 전쟁터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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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물류센터 등 3년간 투자
일러스트=양인성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온 알리가 전격적으로 국내에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우리나라 유통 시장은 글로벌 공룡 기업과 국내 기업들이 더욱 치열하게 맞붙는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알리의 이번 투자 계획 발표를 두고 지난 10년 동안 6조2000억원을 들여 물류 센터를 100여 개 건립해온 쿠팡과 비교한다. 쿠팡이 그간 연평균 6200억원을 쏟아부으면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을 선점했다면, 알리는 연간 5000억원을 쓰며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래픽=양인성 14일 알리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알리는 한국 사업 확대를 위해 향후 3년 동안 11억달러약 1조45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내용의 사업 계획서를 산업부에 제출했다. 계획서엔 2억달러약 2636억원를 들여 국내에 대규모 물류 센터를 짓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알리의 이번 투자 계획 발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더 빨리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와도 같다. 물류 센터 건립 계획을 밝힌 것은 국내 물류 배송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현재 알리는 중국 물류 센터에서 해운을 통해 국내로 상품을 발송하고 있다. 중국 현지 물류 센터는 항구 인근에 있어 해운 물류 중에선 배송 기간이 짧지만, 쿠팡의 익일·새벽 배송에 비하면 느린 편이었다. 알리는 국내 물류 센터 건립으로 이런 단점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알리가 최근 급격히 커진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불식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계획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알리가 최근 불법 유해물 판매나 지식재산권 침해 등으로 계속 논란을 빚자 이를 잠재우고 한국 시장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한국 시장만의 독특한 상징성 때문에 알리가 투자 확대를 결정했다는 시각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시장은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중에서도 IT 인프라를 가장 잘 갖춘 나라이고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숙하고 있어 다른 나라로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교두보 내지 테스트베드와도 같은 곳”이라고 했다. 2022년 국내 소비자의 해외 직접 구매액은 5조3204억원 수준이었지만, 2023년엔 6조7567억원으로 커졌다. 그래픽=김하경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비상이다. 특히 알리가 이번에 발표한 국내 판매자 지원책, 소비자 보호책을 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알리는 앞으로 우리나라 판매자들이 입점할 때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데만 1000억원가량 투입하겠다고 했다. 소비자 보호에도 1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미 평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하는 고객 센터 전화 상담 서비스도 개시했다. 직구 상품은 결제 완료일에서 90일 이내엔 별도 증빙 없이 100% 반품·환불해준다.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극한의 출혈 경쟁을 하겠다는 얘기”라고 했다. 쿠팡과 롯데·신세계 같은 국내 대형 유통사들은 이럴수록 신선 식품 판매를 강화하고 브랜드력力을 강화해 맞선다는 계획이다. 쿠팡 측은 “알리 공세를 예의 주시하겠지만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한 대기업 유통 업체 관계자는 “알리·테무 같은 업체들과 붙었을 때 초저가 제품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품질을 강화해 경쟁력을 보여주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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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송혜진 기자 enavel@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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