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플라스틱 쓰레기" 백날 분리배출 해봤자…재활용, 누가 책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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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전세계 시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일회용 컵, 젓가락, 접시, 쇼핑백 등 불필요한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금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플라스틱 생산량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보는 의견은 더 많았다. 한국인들은 일회용 사용 금지 및 생산 감축에 전세계 평균보다 높은 동의를 보였다. 특히 플라스틱 재활용 책임을 전세계 평균보다 더 강하게 묻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자연기금WWF과 플라스틱프리재단이 전세계 32개국 2만4727명을 대상으로 한 플라스틱 오염 규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담은 보고서를 16일 발간했다. WWF에 따르면 전세계 응답자 중 85%가 불필요한 플라스틱 일회용품의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보다 더 많은 시민들은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봤다.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을 감축해야 한다는 응답이 87%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재사용과 재활용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응답자 중 87%가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플라스틱 제조업체가 재사용 및 리필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고 답변도 87%로 나타났다. 재사용과 재활용 및 안전한 폐기물 관리에 드는 비용을 플라스틱 제조업체가 부담해야 한다는 응답도 84%에 달했다. 또 응답자 중 86%는 새로운 플라스틱 제품과 포장재를 만들 때 재활용 플라스틱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답했다. WWF는 오는 23일부터 캐나다에서 국제플라스틱협약 제4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4가 시작되는 가운데 전세계 시민들이 강력한 협약을 요구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국인들도 플라스틱 규제에 강력한 지지를 보냈다. 국내 응답자 1000명 중 86%가 불필요한 플라스틱 일회용품 금지에 동의했고, 플라스틱 생산을 줄여야 한다는 응답도 88%로 나타났다. 전세계 평균보다 각각 1%포인트씩 높은 수치다. WWF는 “국내 응답자도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 협약에 강한 동의를 표했다”며 “협약의 중요성 여부를 묻는 8개 문항 가운데 1개를 제외한 7개 문항에서 평균 이상의 지지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특히 플라스틱 재활용에 적극 동의했다. 플라스틱 제조 및 유통 업체가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사용, 재활용 및 안전한 폐기물 관리를 위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88%로 나타났다. 전세계 평균인 84%보다 4%포인트 높다. 플라스틱 제품 및 포장재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포함해야 한다는 데도 전세계 평균보다 2%포인트 높은 88%가 동의했다.
다만 국제플라스틱협약의 세부 원칙에 대한 질문에는 전세계 평균보다 비교적 낮은 응답률이 나타났다. 거시적인 시각에 대해서 신중한 입장을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응답자 중 65%가 협약이 자금과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해 국가별 기술과 재정적 역량 차이와 불평등을 극복하는 데 동의해 전세계 글로벌 평균인 72%보다 7%포인트 낮았다. 국제플라스틱협약은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주기에 걸쳐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해 법적 구속력을 갖춘 국제협약이다. 2022년부터 올해 말까지 다섯 차례의 정부 간 협상을 통해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3차 정부 간 협상에서 대다수 국가들이 고위험 및 불필요한 플라스틱 제품과 화학물질의 금지와 단계적 제거를 지지했으나, 일부 국가들의 방해로 만족스러운 초안 없이 마무리됐다. 오는 23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제4차 정부 간 협상에서는 가장 오염이 심한 플라스틱 및 화학물질에 대한 글로벌 금지와 단계적 제거에 대한 협상이 중요한 주제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정부 간 협상은 11월 부산에서 열린다. 한국은 주최국일 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우호국 연합HAC에 가입한 바 있다. 박민혜 WWF 한국본부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세계 시민들의 플라스틱 협약에 대한 강력한 지지와 정부의 행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인됐다”며 “마지막 협상을 위한 회의가 한국 부산에서 열리는 만큼 한국 정부가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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