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에 늘어선 줄…외식 빙하기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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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외식비 줄이기 안간힘
외식 물가가 34개월 연속으로 치솟는 유례없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국내 외식 산업이 흔들리는 이른바 ‘외식 빙하기’가 오고 있다. 고물가 탓에 음식 배달까지 줄이는 이들이 늘면서 시장이 쪼그라들자 이를 돌파하기 위한 배달의 민족·쿠팡이츠·요기요 같은 플랫폼 업체들의 ‘무료 배달’ 출혈 경쟁은 더욱 심해지는 추세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4%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1%을 웃돌았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 평균보다 높은 현상은 2021년 6월부터 3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외식 물가가 이렇게까지 오랜 기간 고공 행진을 한 것은 2000년대 이후 처음이다. 그래픽=김현국 외식비가 가파르게 뛰면서 배달 음식 시장은 쪼그라드는 추세다. 배달 음식 시장은 작년 12월 2조3812억원에서 올해 1월 2조2152억원으로 줄었고, 2월엔 2조원대 초반으로 내려갔다. 처음으로 역성장한 것이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이 최근 서로 무료 배달을 앞세우면서 맞붙은 것도 이처럼 외식비가 오르고 외식 시장 자체가 위축되자, 생존을 위한 출혈 경쟁을 시작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문제는 무료 배달 경쟁이 계속될수록 음식점주들은 또한 음식값을 계속 올리게 돼 있다는 것이다. 한 자영업자는 “플랫폼 업체들이 무료 배달을 내세우면서 서로 경쟁을 벌이지만 음식점주는 배달 중계 이용료와 결제 수수료, 배달기사 이용료까지 계속 비용을 내야 한다”면서 “이익을 남기기 위해선 음식값을 올려야 하고, 음식값이 오르면 손님이 찾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잇따라 가격을 올린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매출 하락을 겪고 있다. 교촌치킨은 작년 메뉴 가격을 500~3000원 인상했는데 매출은 전년보다 14.6% 떨어졌다. 치킨 값이 오르니 그만큼 주문하는 이들도 줄어든 탓이다. 15일 점심 식사 시간을 맞아 서울역 인근에 있는 한 기업의 지하 구내식당 앞에 이용객들이 길게 줄을 서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 물가 상승과 함께 일반 식당들의 메뉴 가격도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내식당에 회사 직원들뿐 아니라 외부인의 이용도 늘어나고 있다./장련성 기자 외식비를 줄이기 위해 될 수 있으면 장을 봐서 집밥을 해 먹는 경우가 늘고 있다. 창고형 할인점에는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리기도 한다. 이마트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1.9% 늘었다. 작년 매출은 0.4% 감소했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용량 냉동육이나 수산물을 사러 온 사람들이 특히 많다”면서 “얼린 고기를 집에서 소분해 아껴 먹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자영업자들은 ‘한숨’ 소비 기한이 임박한 상품만 모은 ‘임박몰’ ‘떠리몰’을 전문으로 하는 쇼핑몰 매출도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소비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라면·소스·양념·커피 등 80여 종 상품을 최대 80%까지 할인 판매하는 ‘임박마켓’의 경우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20%가량 늘었다. 방울토마토부터 유산균까지 소비 기한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만 남은 상품을 50~70% 할인해서 판매하는 ‘떠리몰’의 경우도 1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두 배 늘었다.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오를수록 자영업자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밥값이 오를수록 손님은 줄고, 늘어나는 재료 값과 직원 인건비를 감당하는 것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서울 반포에서 한식집을 하는 허모씨는 이달 돼지국밥 가격을 1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리자 매출이 10%쯤 떨어졌다고 했다. 허씨는 “재료비와 인건비가 오르니 음식값을 안 올릴 순 없고, 음식값을 올리니 매출이 줄어, 말 그대로 악순환의 연속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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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송혜진 기자 enavel@chosun.com 최연진 기자 now@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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