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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성장 독 됐다"…사상 초유 총수 부재 카카오, 격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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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61회 작성일 24-07-2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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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구속영장 발부
가시지 않는 사법리스크...성장 제동 우려
총수 부재 신사업 및 해외 사업 우려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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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경영쇄신위원장가 구속되면서 카카오는 2006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사실상 그룹 중대 결정은 김 위원장을 거치는 만큼 총수 공백이 장기화되면 Mamp;A인수합병 투자 및 신사업 진출, 계열사 IPO기업공개 등이 당분간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일각에선 카카오가 빠른 기간 성장을 이뤄온 만큼, 그 이면의 후유증과 허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2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도망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이날 오전 1시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남부지법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가 지난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한 지 6일 만이다.


김 위원장은 줄곧 결백을 주장해왔지만, 이번 구속으로 카카오 내부도 어수선한 분위기다. 김 위원장의 공백이 카카오의 시계제로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경영 쇄신을 직접 지휘하는 기구인 경영쇄신위원회를 CA협의체 내에 신설하고 직접 위원장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2022년 3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사임한 지 1년 8개월 만이었다. 경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CA협의체의 의장이기도 한 김 위원장의 공백으로 경영 쇄신·효율화 작업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김 위원장이 구속되면 당분간 카카오의 신사업 및 투자 시계는 당분간 멈출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다. 대형 Mamp;A 등 사실상 카카오의 굵직한 의사결정은 김 위원장을 거친다. 여기에 김 위원장의 오른팔로 꼽히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도 지난해 10월 구속돼 재판받고 있다. 배 대표와 김 위원장의 공백은 카카오 미래 사업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야심차게 준비 중인 AI인공지능 사업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그간 카카오는 AI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를 위해 지난달 AI 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흡수합병한 후 AI 전담조직 카나나를 출범했다. 하지만 회사에 연이은 소란으로 당초 지난해 상반기 공개 예정이었던 자체 초거대 AI 모델인 코GPT 2.0 발표 시점까지 늦춰지고 있다.

계열사 IPO 시기도 무기한 연기가 우려된다.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가 IPO를 준비 중이지만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상장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외 사업진출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후 북미에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해외 매출이 주력인 SM엔터를 등에 업고 비욘드 코리아2025년까지 해외매출 비중 30% 확대를 실현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인수 후 구설에 휘말리며 당분간 해외 사업은 올스톱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카카오는 SM엔터 인수와 관련한 재판 결과에 따라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 강제 매각이 진행되는 등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마저 흔들릴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은 대주주의 사회적 신용 요건을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 1·2인자들이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며 리더십 부재에 따른 경영공백이 현실화됐다"면서 "사실상 주요 투자나 신사업 결정은 최고결정권자인 이들에 의해 이뤄지다 보니 공백이 장기화하면 카카오 투자시계는 당분간 멈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단기간 회사를 폭풍 성장시켜 그룹을 국내 재계 순위 15위까지 끌어올렸지만, 빨랐던 만큼 그 이면의 후유증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빠른 성장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단단한 지반 없이 빠르게 성장한 허점을 그대로 보여줬다"며 "기반이 약했던 만큼 성장과정에서 툭하면 불거지는 임직원 리스크,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문어발 확장,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이 전형적이 예"라고 일갈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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