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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마시면 치아가 썩는다?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과학을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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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4-12-0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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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서울대 연구진, 나노기술 활용한 치아 부식 예방법 입증
콜라 마시면 치아가 썩는다?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과학을 읽다]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음료다. 그런데도 탄산음료는 비만은 물론 치아 건강을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산성과 당분이 결합한 콜라는 치아 에나멜을 부식시키고, 이로 인해 충치와 치아 손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왔다.


콜라를 마시면서도 치아를 보호하는 방법도 있다. 빨대를 사용하면 콜라가 치아와 직접 접촉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콜라를 마신 후에는 물로 입을 헹구면 산성을 어느 정도 중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최근 설탕을 배제한 ‘제로 콜라’가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치아 손상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그런데 카이스트KAIST와 서울대 연구진이 나노기술을 활용해 콜라로 인한 치아 부식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이목이 쏠린다. 카이스트는 지난 5일 홍승범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서울대 치의학대학원과 협력해 치과에서 충치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은다이아민플루오라이드Silver Diamine Fluoride·SDF가 치아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해 치아 부식을 막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SDF의 효과를 입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노 수준에서 SDF가 작용하는 과정을 분석하며 더욱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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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KAIST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아디티 사하 박사과정, 화학과 변혜령 교수,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김각균 교수. 사진=KAIST

SDF는 충치 예방과 치료에 사용되는 치과용 약제다. 치아 표면에 얇은 보호막을 형성해 산성 환경과 세균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SDF는 충치 부위를 강화하고, 세균 성장을 억제하며, 충치의 진행을 멈추는 데 효과적이다.


연구진은 SDF가 치아 표면에 플루오로아파타이트fluoroapatite라는 보호막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플루오로아파타이트는 치아 에나멜의 구성 성분과 유사한 무기물로, 산성 환경에서 치아를 효과적으로 보호한다. 연구팀은 원자간력현미경AFM과 엑스선광전자분광법XPS 등을 활용해 SDF 처리 전후 치아 표면의 화학적·물리적 변화를 정밀히 관찰했다.


실험 결과 SDF가 도포된 치아는 콜라에 노출되더라도 표면의 거칠기가 거의 변하지 않았고, 탄성계수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반면 처리되지 않은 치아는 표면 거칠기가 최대 3배 이상 증가하고 탄성계수는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부식의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SDF가 치아 표면에 형성한 보호막이 콜라의 산성으로부터 치아를 효과적으로 방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이스트와 서울대 연구진의 이번 성과는 치아 부식 예방 분야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기존 치과 치료가 충치와 부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로 외과적 방법에 의존했다면 SDF는 비침습적 방법으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SDF 도포는 간단한 절차로 통증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치아를 강화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카이스트 연구팀은 "치아 건강은 단순히 미용적 관점뿐만 아니라 개인의 전반적인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치과 치료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으며, 국제 학술지 Biomaterials Research에 게재되었다.


홍 교수는 "치아 건강은 삶의 질과 직결된 중요한 요소"라며 "이번 연구는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초기 치아 부식을 예방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김영재 서울대 소아치과 교수는 "SDF를 활용한 이 기술은 어린이와 성인 모두에게 효과적이고 접근 가능한 치과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콜라가 치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단순한 민간요법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다. 산성이 강한 콜라는 치아 표면의 에나멜을 침식시키고, 이는 충치균의 번식을 촉진한다. 콜라 한 잔의 pH는 약 2.5로, 일반 물의 pH 7보다 1000배 이상 산성이 강하다. 이런 환경에서 치아 표면이 손상되는 데는 몇 분도 걸리지 않는다. 카이스트 연구진의 실험에서도 콜라에 노출된 치아의 표면 거칠기가 10분 만에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


국내 연구진의 성과와 함께 해외에서도 치아 건강을 지키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영국의 한 연구에서는 우유 단백질이 치아 부식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우유와 치즈 등 유제품에 포함된 단백질은 충치를 유발하는 산을 중화시켜 치아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미국의 연구에서는 과일 주스도 치아 부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과도한 섭취를 피해야 한다는 경고를 덧붙였다.


콜라나 과일 주스 같은 산성 음료는 적정량을 섭취해야 치아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음료 섭취 후 최소 30분 동안 양치질을 피하고, 대신 물로 입을 헹군 후 시간이 지난 뒤 양치질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산성 환경에서 약해진 치아 표면이 회복할 시간을 주기 위함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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