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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고 있는 빅테크 수장들, 앙숙 트럼프·머스크에 잇따라 화해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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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4-12-0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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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스타십의 시험 발사를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스타십의 시험 발사를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정보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각을 세웠던 빅테크 수장들이 연일 ‘화해 신호’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자사 사업에 불이익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저녁식사를 했다. 이후 메타는 “지금은 미국 혁신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시기”라며 “저커버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저녁식사 초대에 감사했다”는 입장을 냈다. 트럼프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 내정자는 폭스뉴스에 “저커버그는 트럼프의 리더십 아래 미국의 국가적 쇄신을 지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저커버그와 트럼프의 껄끄러운 사이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둘의 관계는 2021년 의회 의사당 폭동으로 트럼프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계정이 차단된 이후 더욱 악화됐다. 트럼프는 저커버그가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이 패배하도록 음모를 꾸몄다며 “이번 선거에서도 불법을 저지르면 평생 감옥에 가두겠다”고 위협했다. 저커버그는 머스크와도 사이가 좋지 않다. 지난해 메타가 엑스X·옛 트위터를 겨냥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를 내놓자 온라인상에서 신경전을 벌인 끝에 종합격투기 대결을 예고했지만 불발됐다.

머스크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오픈AI CEO 샘 올트먼의 입에도 관심이 모인다. 올트먼은 지난 4일 뉴욕타임스NYT 행사에서 머스크가 트럼프와 긴밀한 관계를 이용해 경쟁사에 해를 끼칠 가능성에 대해 “나는 머스크가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올트먼과 머스크는 2015년 비영리 단체 오픈AI를 공동 설립해 한솥밥을 먹는 사이다. 하지만 머스크는 2018년 영리 자회사 설립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회사와의 관계를 청산했다. 지난해 7월 오픈AI에 맞서 AI 기업 xAI를 설립했다. 지난달 말에는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막아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다.

올트먼은 지난 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미국이 AI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최고의 AI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이 일을 매우 잘해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부자’를 다투는 머스크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SNS 게시글에서도 힘의 구도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둘은 2000년대 초 각각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을 설립해 민간 우주시장에서 맞붙어왔다. 진보 성향 매체인 워싱턴포스트WP 소유주인 베이조스는 트럼프에게도 눈엣가시였다.

머스크는 지난달 21일 엑스에 “베이조스가 모든 사람들에게 트럼프가 반드시 대선에서 질 것이니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식을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썼다. 베이조스는 답글로 “100%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머스크는 장난스러운 표정의 이모티콘과 함께 “그렇다면 정정하겠다”고 답했다. NYT는 “이 게시물에는 차기 행정부 내에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짚었다.

베이조스는 지난 4일 NYT 행사에서 트럼프에 대해 “매우 희망적이다. 그는 규제 완화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 것 같다”며 “내가 그를 도울 수 있다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트럼프가 첫 번째 임기 때 아마존이 세금을 충분히 내지 않는다고 비난했던 것과 같은 충돌을 피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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