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커버곡 목소리 주인 논쟁에…소유권 없는 가상 목소리 주목 > IT/과학기사 | natenews rank

가수 아이유가 1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2024 아이유 허 월드 투어 콘서트 인 서울IU H. E. R. WORLD TOUR CONCERT IN SEOUL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2024.03.10 /사진=이동훈

가수 비비의 곡 밤양갱이 인기를 끌면서 아이유 버전 밤양갱, 임재범 버전 밤양갱 등 각종 AI 커버 영상이 등장했다. 특정 가수가 실제 곡을 부른 것처럼 AI인공지능로 만들었다. "목소리가 거의 똑같아 진짜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라는 반응이 이어지며 목소리 소유권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에선 목소리의 소유권이 없는 가상 목소리 생성 기술이 등장했다.

AI 기반 음악 분석 및 생성을 연구하는 남주한 KAIST한국과학기술원 문화기술대학원 부교수는 "AI커버는 AI로 생성한 음성이라기보다 일종의 음성 변조 기술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AI로 가수 아이유 버전의 밤양갱을 만들려면 우선 원곡자인 비비의 음성이 필요하다. 원 녹음본을 바탕으로 음색을 조정해 다른 사람이 부른 것처럼 들리게 만든다. 특정 목소리를 생성한 후 멜로디를 붙이는 게 아니라 원곡의 목소리를 변환해 만든 게 AI커버라는 것이다. 이 경우 원곡자의 목소리를 그대로 차용했기 때문에 목소리의 소유권을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예술과 접목한 AI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자들에게도 목소리의 소유권을 둘러싼 문제는 민감한 주제다. KAIST 연구실에서 시작된 생성형 AI 보컬 개발 스타트업 오드아이는 처음부터 목소리의 소유권이 없는 가상 목소리를 개발 중이다. 최순범 오드아이 대표는 "가상의 아이돌이 데뷔한다고 할 때, 각 멤버의 목소리도 완전히 가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를 이용해 세상에 없던 목소리를 생성하는 것이다.

최 대표는 "가상의 목소리가 아이유나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곡을 부르는 음성 생성형 AI 커버 영상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목소리의 소유권은 없다. 곡 자체에 대한 저작권료는 음원이나 영상을 올리는 유튜브 등의 플랫폼에서 자동으로 저작권자에게 분배한다.

그는 "AI는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데, 학습한다는 건 타인의 소유권이나 아이디어를 어느 정도 차용하는 것"이라며 "AI가 학습을 통해 생산한 콘텐츠는 무한히 반복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초 소유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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