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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생각난대 ㅋㅋ"…댓글 단 그놈, 사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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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9회 작성일 23-05-1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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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날 선물과 관련된 게시글에 달린 광고성 댓글왼과 저녁 메뉴를 묻는 게시글에 달린 광고성 댓글오. 네이버 카페 캡처


최근 스승의날 선물을 고민하던 A씨는 자주 이용하던 네이버 카페에 들렀다가 비슷한 고민 글을 발견했다. 반가운 마음에 글을 읽은 A씨는 다른 이들의 의견이 궁금해 댓글을 보려다 불쾌한 상황을 마주했다.

“피곤함을 자주 느낀다면 아주 진한 150년 산삼 농축액을~”이라고 적힌 첫 댓글을 무심코 클릭했는데 갑자기 광고 사이트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댓글을 가장한 광고였던 것이다. A씨는 9일 “게시글과 첫 댓글의 내용이 이어져서 별생각 없이 클릭했는데 속은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며 “첫 댓글은 꼭 읽는 편이었는데 며칠 전부터 광고가 계속 떠서 너무 거슬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카페 이용자 B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카페에서 “저녁 메뉴 뭐 준비하시나요?”라는 글이 있어 열어봤는데 “B○○ 신메뉴 드셔보신 분? 배달 앱에서 쿠폰 뿌리더라고요”라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 이 역시 댓글 흉내를 낸 광고였다. B씨는 “하다 하다 광고를 댓글로 보는 세상이 됐다. 너무 보기 싫다”고 반응했다.

네이버 로고.

이들이 접한 댓글 광고는 네이버가 지난달 27일부터 네이버 카페에 우선 도입한 AI 광고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애드’다. 인공지능AI이 게시판 주제와 글의 맥락을 파악해 댓글과 비슷하게 작성된 광고를 배치하는 방식이다. 카페 사용자들이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모이는 만큼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광고를 노출해 효과를 높인다는 취지에서 도입했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한 네이버 카페 게시글에 “이거 잔향이 사기임. 자리 떠도 자꾸 제가 생각난다네요 ㅋㅋ”라는 향수 광고 댓글이 달려있다. 말투가 실제 이용자 댓글과 비슷해 구분이 어렵다. AD광고도 작게 표시되어 있다. 네이버 카페 캡처

그러나 이용자들은 이 같은 ‘댓글 광고’에 대해 ‘도 넘은 수법’이라며 불쾌함을 토로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만큼 내용상 흐름이 어색하지 않다. 게다가 표현마저 실제 이용자 말투와 흡사해 진짜 댓글과 구분이 어려워 “당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실제 한 향수 광고 댓글은 “이거 잔향이 사기임. 자리 떠도 자꾸 제가 생각난다네요 ㅋㅋ” 같이 자연스러운 구어체로 쓰여 있다.

그나마 광고임을 알려주는 AD광고 표시도 너무 작아 알아보기 어렵다는 게 이용자들의 지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광고인지 아닌지 구분을 못 했다” “삭제 표시도 작게 돼 있어 농락당한 기분에 불쾌하다” “이런 식의 광고는 오히려 역효과 아닌가” 등 부정적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한 네이버 카페는 운영자는 “선넘은 네이버 광고 차단 방법 공유 부탁드린다”라는 공지를 띄워 카페 회원들의 불만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캡처

댓글 광고가 카페 운영진과 관련이 있다고 오해해 카페 회원끼리 갈등을 겪는 경우마저 있다. 한 네이버 카페는 운영자가 직접 “선넘은 네이버 광고 차단 방법 공유 부탁드린다”라는 공지를 띄우고 카페 회원들의 불만에 대응하고 나섰다.

이 운영자는 “네이버가 이제 댓글을 가장한 광고까지 하고 있다”며 “카페 자체적으로 광고를 한다고 오해하는 분도 계시는 상황인데 저희 카페는 절대 무분별한 광고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네이버 시스템이 하는 광고는 카페장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네이버 카페 운영자도 “광고형 댓글 때문에 게시글과 댓글에 대한 몰입도가 많이 흩어진다. 카페 회원들에게 광고 없애 달라고 항의 쪽지도 올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카페 이용자 사이에서는 ‘댓글 광고’를 차단하는 방법도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네이버 댓글 광고’를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만 수십건이 확인된다. 아예 스마트폰 기종별 광고 차단법까지 고정된 사진 형태로 돌아다니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네이버도 인지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부정적인 반응에는 광고가 가진 특유의 거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반면 ‘뒷광고보다 차라리 이렇게 티가 나게 광고하는 게 낫다’는 반응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출시 초기인 만큼 사용자들의 반응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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