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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DNA가 고기보다 강하다…가열할 때 손상 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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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3회 작성일 23-06-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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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곡물 가열 때 식품 속 DNA도 손상

체내에 흡수되면 세포 DNA와 직접 반응

유전자 돌연변이 유발로 질병 위험 높여


찐 감자는 굽거나 익힌 고기보다 DNA 손상 정도가 덜했다. 픽사베이


식재료를 가열해 익혀 먹는 것은 재료를 날것 그대로 먹는 것보다 많은 이점이 있다. 무엇보다 식품이 부드러워져 쉽게 먹을 수 있고 체내 흡수력도 높아진다. 또 높은 온도에선 박테리아 등 유해한 미생물이 사멸해 위생에도 좋다.

그러나 뜨거운 온도에서는 식품 성분에 화학적 변화가 일어난다. 그런 식품이 체내 흡수될 경우 세포 속의 DNA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주로 고온에서 조리해 먹는 붉은 고기가 이에 해당하는 사례다.

예컨대 붉은 고기 등의 조리 과정에서는 발암물질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와 헤테로사이클릭아민HCA이 생성된다. 두 물질은 체내에 들어가면 DNA 알킬화 반응을 일으켜 DNA를 손상시키고 암을 유발하는 돌연변이를 촉발할 수 있다.

DNA에 메틸기가 결합해 유전자 발현을 차단하는 것이 대표적인 알킬화 반응이다. PAH는 기름이 열과 반응해 연기가 발생할 때, HCA는 단백질이 열과 반응할 때 생성되는 물질이다. 이에 따라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은 붉은 고기와 튀긴 식품의 섭취를 줄일 것을 권한다.

그런데 가열 조리 식품의 발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미국 스탠퍼드대가 중심이 된 과학자들은 가열 조리 시 식품 속의 동·식물 DNA도 손상되며, 이 식품 디엔에이가 체내에 흡수되면 인체 세포의 디엔에이와 직접 반응해 암을 비롯한 질병으로 이어지는 유전적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다고 화학분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식품 속 DNA, 발암물질보다 수백~수천배 더 많아


고기나 생선, 곡물, 채소, 과일 등의 식품에 해당 동식물의 DNA가 들어 있다는 것은 사실 식품을 섭취할 때 특별히 의식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단백질이나 탄수화물, 지방처럼 식품 성분표에 표시되지 않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식품 속의 각종 영양성분과 함께 섭취되는 디엔에이의 양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예컨대 500g의 소고기 스테이크에는 1g 이상의 소 디엔에이가 포함돼 있다.

조리 시에 생성되는 저분자 물질은 식품 속의 디엔에이에 비하면 양이 매우 적다. 이 물질이 세포 내에서 디엔에이 손상을 일으키려면 디엔에이와 직접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켜야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반면 디엔에이의 핵심 구성 요소인 뉴클레오티드인산-당-염기 결합체는 세포 디엔에이와 쉽게 결합한다. 따라서 손상된 식품 DNA가 체내 흡수되면 유전적 돌연변이를 유발할 가능성이 그만큼 더 높아진다.

연구진은 조리 과정에서 식품 DNA가 어느 정도 손상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진 소고기와 돼지고기, 감자를 100도의 물에서 15분간 찌거나 220도 오븐에서 20분간 구웠다. 그런 다음 가열한 3가지 식품에서 DNA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DNA의 4가지 염기가 모두 상당한 정도로 손상된 것을 확인했다.

온도가 높을수록 손상 정도가 심했다. 연구진은 구운 고기에서 발생한 손상된 DNA 양은 조리 시 발생하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 같은 저분자 대사산물의 양보다 수백~수천배 더 많았다고 밝혔다.

고기를 가열 조리하면 식품 속 디엔에이가 손상되고, 이것이 체내에 흡수되면 인체 세포의 디엔에이와 직접 반응해 암을 비롯한 질병으로 이어지는 유전적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다. 픽사베이


식물성 식품은 DNA 손상 덜해


가장 많이 발견된 손상 유형은 핵산의 기본단위인 뉴클레오티드를 구성하는 염기 시토신이 우라실로 바뀐 것과 염기 구아닌에 산소가 결합한 것이었다. 연구진은 “이 두 가지의 DNA 손상은 모두 유전자 기능을 훼손하고 암 세포로 이어질 수 있는 돌연변이를 촉발하는 유전자독성genotoxic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감자는 디엔에이 손상 정도가 고기보다 덜했다. 연구진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식물 조직의 다른 성분이 DNA를 보호해주는 것으로 추정했다. 식물의 단위 질량당 DNA 양이 동물에 비해 훨씬 적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이어 실험실에서 배양한 세포에 이 손상된 디엔에이를 노출시키는 한편, 손상된 디엔에이 성분이 고농도로 포함된 용액을 쥐에게 먹였다. 손상된 디엔에이 부위는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형광물질을 입혔다.

관찰 결과 실험실 세포는 손상된 DNA 성분을 흡수하면서 디엔에이가 크게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쥐의 경우엔 핵심 소화기관인 소장 내벽 세포의 디엔에이가 크게 손상됐다.

연구를 이끈 스탠퍼드대 에릭 쿨 교수화학는 “이런 현상이 사람한테서도 일어난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이번 발견은 앞으로 조리 방식과 공중 보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DNA 관점에서 식품 안전성 고려해야


이번 연구는 조리된 식품으로 인한 유전자 손상 위험이 조리시 발생하는 저분자 대사산물뿐 아니라 식품 DNA 자체에 기인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앞으로 더 다양한 식품을 대상으로 더 다양한 조리법을 적용해가며 실험을 계속할 계획이다.

논문 제1저자인 전용웅 카이스트 교수화학·전 스탠퍼드대 박사후 연구원는 “지금까지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나트륨을 위주로 식품 섭취시의 안전성 문제를 고려했지만 이번 연구는 이제는 디엔에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걸 말해준다”며 “앞으로 디엔에이 관점에선 어떤 음식이 안전하고, 어떻게 익혀먹는 게 안전한지 연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물론 실제 생활에서는 이번 개념 증명 연구에서처럼 고용량의 손상 디엔에이를 단번에 섭취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일반적인 식생활을 기준으로 저용량의 손상 디엔에이를 장기간 섭취하는 경우에도 손상된 식품 디엔에이가 인체 세포 속 디엔에이 합성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연구도 이뤄질 필요가 있다.

쿨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구이나 튀김 또는 다른 방식으로 가열 조리된 음식의 섭취에 기인하는, 그동안 전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성적 건강 위험에 대해 많은 질문거리를 던져준다”고 말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21/acscentsci.2c01247

Possible Genetic Risks from Heat-Damaged DNA in Food.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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