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디아 "세계 칩 시장 25% 역성장"
전력 칩 기업만 성장률 두 자릿수
ST마이크로, 중국·이탈리아 SiC 공장 구축
인피니언 "차량용 SiC 글로벌 1위할 것"
삼성, GaN 전력반도체 시장 진출
반도체 한파 역류…쑥쑥 크는 전력반도체, 삼성도 참전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한파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에 사용되는 차세대 전력반도체 업계는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1분기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5.4%, 전분기보다 9.4% 줄어든 1199억4900만달러약 157조5300억원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은 5분기 연속 시장 축소이고, 2002년 시장 통계 이후 가장 긴 암흑 구간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불황에 기업들의 매출 하향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 1위는 인텔이 차지했다. 인텔은 전년 동기 대비 37.5% 역성장한 111억3900만달러약 14조6200억원을 기록했고, 삼성전자는 인텔에 밀리며 2위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55.7%의 감소세를 보이며 10위권 내 기업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퀄컴, 엔비디아 등 반도체 공룡 역시 역성장을 보였고, 기존 4위에 위치하던 SK하이닉스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0위권 내 기업 중 상승세를 유지한 기업은 브로드컴5.7%, 인피니언20.5%, 애플5.5%,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19.8%까지 4개 업체였다. 이들 기업 중 브로드컴과 애플은 아이폰 관련 기업이다. 브로드컴은 애플에 통신용 칩을 공급하고 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한 인피니언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SiC실리콘 카바이드 소재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선정했다는 점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ST마이크로는 중국 삼안광전과 합작사를 설립해 중국 내 SiC 제조공장 구축할 계획이다. 공장은 2025년 4분기부터 제품을 생산하고, 2028년 전체 증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투자 규모는 총 32억달러약 4조1800억원로 추산된다. ST마이크로는 지난해 이탈리아에도 7억3000만유로약 9500억원 규모의 SiC 기판 생산거점을 건설한 바 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1위 인피니언은 지난 5월 전기차용 SiC 전력반도체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iC가 기존 Si 대비 전력 손실이 적어 전기차 주행 거리를 5~10% 늘리고, 빠른 배터리 충전을 가능하게 하자 캐시카우로 선정한 것이다.
최재홍 인피니언 한국지사 부사장은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이면 SiC가 전기차용 전력 반도체 재료 시장에서 55%로 가장 많이 차지할 것”이라며 “인피니언은 기존 전기차용 전력 반도체에 이어 차세대 시장에서도 세계 1위가 되겠다”고 말했다.
SiC 전력반도체는 기존 실리콘Si 반도체 대비 고온 내구성, 전력 효율성 등이 뛰어난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에 사용된다. 전력반도체는 전기를 제어하는 반도체로, 기능과 제품에 맞도록 전기를 전환한다.
트렌드포스는 SiC 전력반도체 시장이 올해 22억7500만달러약 2조9800억원로 전년 대비 41.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3년간 성장률은 평균 30%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2026년에는 현재 규모의 2.5배 수준인 53억3000만달러약 6조98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삼성전자도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무선통신, 디스플레이 패널 등 저전력을 요구하는 산업에 사용되는 GaN 반도체가 그 주인공이다. SiC 시장에 비해 작은 1억2600만달러약 1650억원 규모로, 삼성전자는 해당 칩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재 파운드리 중에서는 대만 TSMC만이 GaN 전력 반도체를 양산하고 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