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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 자르면서 계열사 늘리는 김범수, 엔터 확장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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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3회 작성일 23-05-1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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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떨어지거나 비효율적 사업 정리 중”

동시에 후유증 감수하며 사력 다해 SM 인수

<한겨레> 아카이브로 엿본 김범수 생각은? 한겨레>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비효율적인 사업은 열심히 정리 중이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가 지난 4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한 말이다. “올해 영업손실이 3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도 했다. 배 대표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카카오는 이날 포털 ‘다음’ 사업부를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12일에는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가 사내 공지를 통해 “성장성과 투자 가치가 높은 클라우드 사업을 중심으로 회사 전체를 개편하는 활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핵심 사업의 철수·매각·양도 뜻도 내비쳤다. 회사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사업 구조조정 칼을 다시 빼든 모습이다. 이미 포털 다음을 비롯해 많은 사업들이 ‘비핵심’ 내지 ‘경쟁력 낮은’ 것으로 분류돼 구조조정 대상에 올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득 궁금해졌다. 카카오는 어떤 밑그림을 갖고 구조조정에 나선 것일까, 구조조정 뒤 카카오는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할까,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카카오를 어떤 기업으로 키우려는 것일까….

카카오는 그동안 사방 팔방으로 빠르게 사업을 넓혀왔다. 심지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고 ‘문어발 확장’ 소리를 듣기도 했다. 최근에는 ‘사력’을 다해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적잖은 후유증과 대가가 예상되지만, 내부에선 ‘성공적’이란 평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4월 골목상권 침해 지적을 받고 있는 비핵심 사업 정리 등을 통해 130여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100개 이하로 줄이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카카오 계열사는 이후 120여개 수준으로 줄기도 했다. 하지만 에스엠 인수로 오히려 더 많아졌다. 공정거래위원회 공시 대상 기업집단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1일 기준 카카오 계열사는 147개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시기136개에 견줘 11개 늘었다. 에스케이SK그룹에 이어 두번째로 많고, 네이버51개와 비교하면 3배 수준이다. 카카오 자산 총액은 34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포털 다음 분리와 에스엠 인수 사례에서도 보듯, 카카오는 기존 사업 정리와 새 사업 확장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정원 관리에 비유하면, 시들해졌거나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꽃과 나무는 과감히 뽑아내는 동시에, 아름다움을 더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꽃과 나무는 과감하게 심거나 옮겨오는 모습이다.

카카오 쪽에 ‘미래 모습’을 묻자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일축했다. 김범수 창업자에게 물어보면 좋겠지만, 만날 기회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김범수 창업자한테 직접 물어보는 것은 그를 만날 때까지 미뤄두고, 한겨레 아카이브를 통해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를 엿보기로 했다.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div> 2002년 12월31일치에 실린 김범수 엔에이치엔NHN 공동대표 인터뷰 기사. 엔에이치엔이 “엔터테인먼트 포털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해진 공동대표의 ‘검색 전문 포털’ 비전과 너무 다르다. 이해진과 김범수가 함께할 수 없었다는 걸 보여준다. 한겨레 아카이브의 김범수 사진 가운데 가장 젊을 때 모습이다. 수염이 없으니 더 젊어 보인다. 지금은 <한겨레> 토요판부 소속인 박미향 기자가 찍었다.

“엔터테인먼트 포털로 진화할 것이다.”

김범수 창업자가 엔에이치엔NHN 공동대표 시절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 2002년 12월31일치와 인터뷰를 하며 한 말이다. 당시는 ‘1차 벤처 붐’으로 꼽히는 닷컴버블이 꺼지던 시기로, 이른바 ‘2차 벤처 붐’이 정체 모습을 보이는 지금과 시장 상황이 비슷하다. 앞서 2000년, 이해진이 창업한 네이버와 김범수가 창업한 한게임은 닷컴버블 붕괴 상황을 살아내기 위해 합쳤는데, 합병 회사 이름을 네이버와 한게임의 영문 이름 첫 글자를 따 엔에이치엔으로 지었다.

당시 두 창업자는 서로 간절한 필요에 따라 합병을 결정했다. 이해진은 ‘검색’ 한우물을 계속 파기 위해서는 재원 확보 수단이 시급했는데, 한게임에서 기회를 찾았다. 이해진은 네이버를 구글처럼 ‘검색’ 한우물을 파는 업체로 키우고자 했다. 문제는 수익모델이었다. 설상가상으로 1999년부터 빠르게 확산되는 ‘닷컴 버블’ 논쟁으로 투자를 받는 것도 쉽지 않게 됐다. 버블의 중심에 서 있는 코스닥 업체들이 주가 폭락을 막는 인수합병 이벤트 대상으로 네이버를 집적댔다. 새롬기술이 네이버컴과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한 게 대표적이다. 2000년 4월13일치 <한겨레> ‘네이버 합병 불발, 거품 논쟁 번지는 불길’ 기사에는 이해진 사장이 사흘 전 밤 10시 미국에 머물고 있는 오상수 새롬기술 사장과 1시간가량 통화한 내용이 담겨 있다.

“지분에나 참여하시지요. 인수합병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아무런 시너지가 없어요.” 제발 네이버를 놔 달라고 설득하고 하소연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김범수 역시 돌파구가 필요했다. 김범수의 한게임은 온라인 고스톱·포커·바둑 게임 등으로 잘나가고 있었다. 당시 집은 물론이고 사무실이나 기자실에서도 온라인 고스톱 바람이 불었다. 반면 고민도 컸다. 고스톱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고,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서버 운영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유료화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이용자들이 저항할 게 뻔했다. 실제로 프리챌이 커뮤니티 서비스를 유료화하겠다고 밝혔다가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은 이해진과 김범수 모두에게 ‘신의 한수’이자 ‘날개’가 됐다. 합병 이듬해인 2001년 2월 한게임은 ‘프리미엄 서비스’란 이름으로 게임을 유료화했다. 덕분에 그해 2분기 엔에이치엔은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이해진 공동대표는 <한겨레> 2001년 8월17일치 ‘CEO에게 듣는다’ 인터뷰에서 “회사 설립 2년 만에 모처럼 웃게 됐어요. 서비스 성격을 정확히 이용한 유료서비스 덕분입니다. 지난해 합병한 게임포털 한게임의 프리미엄 서비스 유료화가 비교적 무난히 정착된 게 큰 힘이 됐죠”라고 밝혔다.

또한 엔에이치엔은 ‘삼수’ 끝에 코스닥 등록 심사를 통과했다. 게임 유료화에 이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이해진은 검색 서비스 한우물을 팔 수 있게 됐고, 김범수는 게임사업을 마음껏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를 즈음해 네이버가 포털 1위 사업자 다음을 바짝 쫓기 시작했다.

하지만 엔에이치엔의 미래와 성장 전략과 관련해선 두 공동대표의 생각이 달랐다. 이해진은 ‘검색 전문 포털’을 지향했고, 김범수는 ‘엔터테인먼트 포털’을 꿈꿨다. 김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자신의 생각을 공공연히 밝혔다. 네이버 쪽이 한게임 쪽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얘기가 들리는가 싶더니, 김범수가 2007년 엔에이치엔 공동대표에서 물러나 엔에이치엔 미국법인 대표 명함을 들고 벤처기업 성지로 꼽히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로 갔다. 그리고 얼마 뒤 이해진은 게임사업을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로 떼어내고 다시 네이버 깃발을 들었다.

김범수는 절치부심하며 새 길을 찾았다. 그는 컴덱스세계 최대 컴퓨터 전시회 등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주요 전시회 때마다 찾았는데, 이게 뒷날 ‘김범수 도박설’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2010년 김범수는 귀국해 카카오를 창업하고,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선보인다. 카카오톡은 곧 ‘국민 메신저’로 불릴 정도로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다. 또한 카카오가 카카오톡 성공을 기반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네이버와 충돌하기 시작했다. 이해진과 김범수 사이에 ‘숙명의 라이벌’전이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김범수의 <이코노미21> 인터뷰 때와 지금 사이에는 20년 넘는 시간 차이가 있다. 강산이 두번 바뀌는 시간의 간격이 있었던만큼, 김범수 창업자가 지금도 같은 사업비전 그림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카카오가 그동안 음악·게임·웹툰 등에 이어 이번에 에스엠 인수까지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발을 계속 넓혀온 점,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핵심이랄 수 있는 음악·게임·웹툰·공연 업체들을 인수할 때는 수조원대 딜도 서슴없이 벌이는 등 김범수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발휘된 적이 많다는 점 등으로 볼 때, 여전히 엔터테인먼트 포털 꿈을 갖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범수 창업자한테 직접 카카오 역사의 배경과 미래 비전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는 기회가 찾아오기를 기대해본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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