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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00도, 길고 추운 달의 밤…찬드라얀 3호 깨어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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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71회 작성일 23-09-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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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긴 달 밤 끝났지만 교신에 실패

표면온도·플라스마밀도 측정 등 성과


인류 최초의 달 남극 착륙선인 인도의 찬드라얀 3호 착륙선 ‘비크람’. 인도우주연구기구 트위터


사상 최초의 달 남극 탐사선인 인도의 찬드라얀 3호가 달의 길고 추운 밤을 이겨내지 못했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이스로는 22일 비크람 착륙선과 프라그얀 탐사차와의 교신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신호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14일 만에 달에 다시 해가 뜨는 날이었다. 찬드라얀 3호는 태양전지로 작동한다. 이스로는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된 상태에서 태양이 다시 떠오르는 방향으로 태양전지를 맞춘 채 휴면모드에 들어갔기 때문에 이날 교신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희망사항으로 그치고 말았다.

이스로는 교신을 계속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스로는 비용과 무게, 기술적 문제 등으로 찬드라얀 3호에 보온장치를 추가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비크람과 프라그얀이 영하 100도 이하로 떨어진 달의 긴 밤을 견뎌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8월23일 달 남극 인근에 연착륙한 찬드라얀 3호는 달에 밤이 찾아오면서 지난 3일 ‘휴면모드’에 들어갔다. 프라그얀은 이때까지 13일 동안 100m 정도를 이동하며 탐사 활동을 벌였다.

인도 찬드라얀 3호의 탐사차 프라그얀의 이동 경로. 약 100미터를 이동했다. 인도우주연구기구 제공


찬드라얀 3호가 거둔 네 가지 과학 성과

이번 탐사 활동에서 가장 큰 성과는 달 남극의 표면온도를 직접 측정했다는 점이다. 측정 결과 달 표면 아래 8㎝ 깊이의 토양 온도는 영하 10도인 반면, 달 표면은 예상보다 높은 영상 50도로 나타났다. 이는 8㎝ 간격을 두고 60도라는 극명한 온도 차이를 보일 정도로 달 표토의 열 전도율이 극히 낮다는 걸 뜻한다.

이는 미래의 유인탐사에 매우 유익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지하에 기지를 구축할 경우 지표면의 극단적인 온도 변화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리층의 플라스마 밀도도 처음으로 측정했다. 측정 결과 플라스마 밀도는 1㎥당 500만~3000만 전자로, 지구 상층대기의 100만 전자보다 훨씬 높았다. 밀도가 높을수록 무선 신호가 전리층을 통과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호가 8월27일 달 상공 약 100km에서 확인한 찬드라얀 3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인도의 달 대사로 영원히 머물 것”

찬드라얀 3호는 또 지진계로 달의 지진 활동을 측정하고 황을 비롯한 알루미늄, 칼슘, 크롬 철, 망간, 산소, 티타늄, 실리콘 등의 물질을 발견했다.

휘발성이 강한 유황이 발견된 것은 이곳에 물 얼음이 존재할 가능성을 높이는 증거로 해석됐다. 화산 활동 등에 의해 표면으로 나온 유황이 얼음 속에 갇혀 있다가 햇빛에 노출돼 얼음이 녹으면서 방출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휴면 모드에 들어가기 직전에는 비크람 착륙선이 제자리에서 제자리 뛰어오르기호핑 실험에도 성공했다. 40cm 높이까지 뛰어오른 뒤 30~40cm 거리에 착지했다.

이스로는 찬드라얀 3호가 다시 깨어나지 못할 것을 예감한 듯 휴면모드에 들어가기 직전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또 다른 임무 수행을 위해 성공적으로 깨나길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찬드라얀 3호는 인도의 달 대사로서 영원히 그곳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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