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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치고, 소리 지르고, 집단 퇴장까지…민생 실종된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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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8회 작성일 24-10-1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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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정당 향해 서로 책임 전가
피감기관 불러놓고 그저 공방전


골프 치고, 소리 지르고, 집단 퇴장까지…민생 실종된 국정감사


“저희도 민망하죠. 국회의원들 세비 1억원 넘는다고 대문짝만하게 기사 나왔는데 일 안 한단 소리 들으면 얼마나 그렇겠어요.”


제22대 국회 초선으로 정계에 입문한 A의원은 최근 매경닷컴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등원 후 생각보다 하는 일이 많아 놀랐다. 특히 국정감사를 앞두곤 의원실 식구들과 매일 같이 야근하면서 국감을 준비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A의원은 “저는 적어도 제 이름을 건, 정말 좋은 법안 하나 정도는 만들어보려고 꾸준히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상대 정당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 사람들 때문에 국감 수준이 이 지경”이라는 책임 전가는 빼놓지 않았다.

국회가 2주차 국감을 마무리한 가운데 그간 여야가 외쳐온 ‘민생국감’의 면모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여야 간 잇따른 충돌도 모자라 피감기관에 대한 고압적인 태도로 반발을 사는가 하면, 국감 기간 중 골프를 치는 등 일부 의원의 일탈도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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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상임위원회 중 지난 한 주14~18일간 여야 간 공방이 가장 치열했던 건 법제사법위원회였다. 1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18일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 등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하는 동안 법사위원들은 김건희 여사 관련 현안을 놓고 여러 차례 충돌했다.

공수처 국감에서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이, 검찰 국감에서는 검찰의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무혐의 처분 등이 주요 화두였다. 그러나 피감기관장의 설명을 충분히 청취하기보다는 사실상 여야 간의 공방전이었다. 고성과 삿대질, 말 끊기가 밥 먹듯 벌어졌다.

피감기관에 대한 고압적 태도는 다른 상임위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15일에는 행정안전위원회의 진행방식에 여당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반발하면서 신경전 끝에 국감이 2시간여만에 정회되는 일이 벌어졌다. 오 시장은 “피감기관이 죄인이냐”고 따져 물었다.

당시 그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명태균씨와 한강버스 관련 질문을 받은 뒤 “답변 시간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윤 의원이 제한 시간 안에 질의를 마치고자 오 시장의 말을 끊는 일이 반복됐다. 결국 행안위에서도 고성이 오갔다.

같은 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감에서는 최민희 위원장이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20·본명 하니 팜를 따로 만났다는 문제 제기가 이뤄졌다. 최 위원장이 자리를 비운 것을 두고 공방이 오갔고, 결국 1시간 정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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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국감이 속개된 뒤에는 문제를 제기했던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최 위원장이 ‘회의의 질서유지’ 관련 국회법 조항을 근거로 질의 시간을 주지 않는 일까지 있었다. 여당 소속 과방위원들은 고성으로 항의하다가 회의장을 집단 퇴장했다.

의원 개인의 일탈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국감 기간이던 지난 13일 지인들과 골프 모임을 한 일이 알려지자 17일 공개 사과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민 의원에게 엄중 경고하고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조사하도록 했다고 민주당 공보국이 전했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3주에 걸쳐 이뤄지는 국감에서 정작 ‘민생’은 실종됐다는 비판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일주일가량 남은 국감에서도 대검찰청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여야 상임위원 간 분쟁을 자아낼 피감기관들이 있어 낙관적인 기대는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임위마다 ‘김건희 국감’, ‘이재명 국감’ 등 공방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점, 정책과 관련한 건설적 논의는 실종된 점 등을 고려하면 22대 국회의 첫 국감 역시 ‘맹탕’으로 끝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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