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에 손 넣고 굳이 영어로? 국감서 질타받은 아디다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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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4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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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24.10.21.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
피터 곽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이사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나와 여야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아디다스가 점주들을 대상으로 일방적인 계약해지 통보를 했단 의혹을 받고 있는데, 지난해 국감에 출석했을 때와 달리 한국어가 아닌 영어를 사용하는 등 태도 논란도 겹쳐졌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2022년 아디다스코리아가 퓨쳐파트너 정책 발표 후 전국 120곳 넘는 대리점 중 19곳만 남기고 나머지는 폐쇄하고 본사가 직접 판매하게 됐다"며 "그래서 아디다스코리아는 80명이 넘는 대리점주와 계약갱신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아디다스 점주들은 그동안 본사 측에서 일방적 계약 갱신 거절로 파산 위기에 몰렸다고 호소해왔다. 아디다스코리아의 퓨쳐파트너에 선정되지 못할 경우 강제로 영업을 종료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었다.
같은 건으로 피터 곽 대표는 증인으로, 김정중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 회장 참고인으로 지난해 정무위 국감장에 출석했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2022년 1월 사업개편 계획을 밝힌 뒤 이 계획에 따라 집단 가맹 계약 종료를 알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었다. 곽 대표와 김정중 회장은 2년 연속 정무위 국감에 나온 것이다.
이날 곽 대표는 지난해와 달리 통역을 통해 영어로 질문을 하고 답변하기로 하면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신 의원은 "이게 뭐 하는 건가. 작년에 한국말로 다 답변하셨다"며 "작년에 한국말 하던 분이 오늘은 올해는 한국말을 못하나"라고 물었다.
곽 사장은 이에 "올해 통역사를 통해 말씀드리는 이유는 지난해 국감에서 제가 제대로 답변을 잘 드리지 못했고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 한 부분이 있었다"며 "제 한국어로 인해 위증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방지하고자 올해는 통역을 통해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정중 아디다스전국전주협의회회장은 "대표께서는 2021년 9월 저희와 협의하고 첫 상견례 때도 한국어로만 얘기하셨고 2022년 1월 전략 발표를 통해 미래 파트너를 구하는 자리에서도 한국어로 했었다"며 "한번도 저희와 소통이 안 된적이 없었고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정중 회장은 또 "제가 작년 이 자리에서 아디다스코리아의 갑질 사례를 증언했지만 본사로부터 연락 한 번 없었다"며 "많은 점주들이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폐업했고 그 중 일부는 파산했다"고 했다.
이어 "아디다스코리아의 입장은 나이키와의 격차가 벌어졌기 때문이라지만 8년 전만 해도 매출이 비슷했다. 그간 경쟁사가 혁신 신제품 개발과 탁월한 마케팅을 하는 동안 아디다스는 비용 절감 이유로 개발비를 못쓰게 하고 제대로 되니 신제품 하나 없이 회사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경쟁력을 키울 생각을 하지 않고 고작 생각하는 게 점주들이 운영하던 것 중 수익이 나는 것만 빼앗아 단기간에 영업이익을 올리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곽 대표의 영어 사용 뿐만 아니라 국감장에서 보인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곽 증인, 좀 전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며 "문화 풍토가 다를 수 있는데 굉장히 불쾌하다. 저렇게 주머니에 손 넣고 건들거리는 증인은 없을 것이다. 위원장께서 강력하게 경고해 달라"고 했다.
증인의 태도가 연달아 지적되자 정무위 여당 간사를 맡은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신장식 의원이 질의하는데 곽 증인이 메모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것은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국감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아닌가란 짙은 의구심이 든다"며 "이런 시도는 저는 방기할 수 없다. 국회 모욕죄를 비롯해 이 부분은 특별한 조사가 필요치 않나 생각하고 야당 간사께서도 적극 검토해 달라"고 했다.
정무위 야당 간사를 맡은 강준현 민주당 의원도 "굳이 통역을 붙여서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뭘지 저도 고민을 해봤다"며 "강민국 의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여야 간사가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날 화살은 공정거래위원회로도 돌아갔다. 1년 넘도록 공정위가 제 역할을 못함으로써 같은 증인, 참고인이 같은 이슈로 또 국감장에 불려나왔다는 지적이다.
김정중 회장은 "지난해 국감 이후 아디다스 사례를 한 방송사에서 특집으로 다뤘고 그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는데 조회수가 390만이 넘었고 댓글은 1만개 이상이 달렸다"며 "본방으로 보신 분까지 합치면 500만 명 이상이 시청하셨다고 한다. 어떻게 이 시대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국민들 분노가 넘쳐났고 국민들이 영상을 공유하면서 이런 조회수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정작 이 일을 다뤄야 할 공정위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 저희와 면담 한 번도 없었고 본사에 대한 조사도 없이 신고한 지 열흘 만에 가맹사업법 심사 불개시를 내렸다"며 "공정위가 어떻게 이렇게 을乙의 피해에 무관심하고 일방적으로 편을 드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공정위 결정에 대해 헌법소원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제라도 공정위가 가맹사업법 적용 여부에 대해 본사 갑질에 대해 직권조사를 제대로 해주셔서 올해가 가기 전에 좋은 결과가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질의와 답변을 지켜보던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공정거래위원장께서 좀 더 각별하게 챙겨서 한 번 조사를 하라. 짧은 시간 안에 특별 조사를 해서 조치가 돼야 할 것 같다"며 "작년 국감에서도 나온 건데 제대로 조치가 안돼 오늘 이렇게 된 게 아닌가. 그럼 좀 빨리 해서 우리 전 위원님들에게 설명할 기회를 만들라"고 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먼저 조사를 해달라"며 "그것을 토대로 필요하면 우리가 증인 의결을 다시 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도 공정위의 대처가 미온적이었다고 봤다.
조 의원은 "공정위는 아디다스 점주들이 가맹사업장이 아니다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공정위가 너무 미온적으로 이 사안에 대처했다. 이 사안을 서울사무소로 내려보내는데 이 사건은 3개 이상 광역지자체가 해당되는 중요한 사건인데 본부에서 직접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의원들로부터 공정위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지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유념해 살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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