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사라진 민주당 현수막…병원 목록으로 채운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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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의원 아이디어에 의원들 동참
정보 제공과 동시에 여권 비판 메시지
“추석연휴 기간 진료 가능한 병·의원 안내”
더불어민주당의 추석 현수막에서 한가위 메시지가 사라졌다. 보통 추석 때면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라는 문구가 관례처럼 도배하는 데 이번 추석연휴 기간에는 진료 가능 병원 목록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여권의 의료 정책을 비판하는 ‘1타 2피’ 전략인 셈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연휴기간 "추석연휴 기간 진료 가능한 의원 안내" 라는 제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해당 지역구에서 이용 가능한 병원과 전화번호, 영업일, 진료과목 등이 작은 글씨로 빼곡히 적혀있었다. 이를 위해 해당 의원실에서는 직접 동네 병·의원에 연락해 3일 이상 진료하는 곳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5선 중진의 정성호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 의원 뿐 아니라 최고위원인 이언주경기 용인정 의원, 초선의 박선원인천 부평을·정진욱광주 동남갑·조인철광주 서갑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의 현수막은 국민의힘의 현수막과 함께 걸려 대조를 이뤘다. 국민의힘은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등 전통적 추석 명절 인사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이번 현수막 메시지는 재선 허영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의원이 최초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의원은 18일 통화에서 "추석 연휴 전 진료 가능 현수막을 동네에 내걸었는데 지역구민들이 굉장히 좋아했다"며 "그래서 의원 단체대화방에도 올려 홍보했는데 다른 의원들도 많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수막의 노림수는 분명했다.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 뺑뺑이’ 등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치솟는 상황에서 진료 가능 의원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번 상황을 초래하는 데 빌미를 제공한 정부여당의 실정을 부각하는 것이다. 허 의원은 "보름달처럼 풍성해야 할 추석인데 의료 불안으로 국민들이 걱정을 해서야 되겠느냐"며 "여권이 일을 제대로 못하니 야당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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