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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니 민심 바뀌어…한동훈도 처절하게 현장 누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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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9회 작성일 24-07-26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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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 말한다] [2] 1987년생 김재섭 도봉갑 의원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25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내가 당선된 것은 청년이란 틀을 벗어나 도봉구를 대표하겠다는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저출산과 인공지능AI, 환경 등 한국 사회에 닥쳐올 충격 앞에서 한동훈 당대표와 국민의힘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했다.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25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내가 당선된 것은 청년이란 틀을 벗어나 도봉구를 대표하겠다는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저출산과 인공지능AI, 환경 등 한국 사회에 닥쳐올 충격 앞에서 한동훈 당대표와 국민의힘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했다.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김재섭37 의원은 지난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험지險地로 꼽히는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됐다. 국민의힘이 2022년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에 졌으나 지난 총선에선 유일하게 승리한 서울 지역 선거구가 도봉갑이었다. 도봉구에서 태어나 선거구 곳곳을 구석구석 누벼왔다는 김 의원은 “총선 때 민생 현장을 발로 뛰어보니 민심이 바뀌는 게 느껴지더라”며 “한동훈 대표도 처절하게 민생 현장을 누비는 데서 국민의힘 재건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를 어떻게 봤나.

“작년 3·8 전당대회에선 ‘윤심=당심=민심’ 공식이 통했는데, 1년 만에 그게 깨졌다.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을 뽑고,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해 논란 속에서도 김기현 당대표를 밀어줬던 분들이 이번에 등을 돌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영웅들이 몰락하는 계기는 오만함이다. 그 오만함이 이번 총선에서도 심판받았는데 그럼에도 변하지 않으니 다시 한번 당심과 민심이 한목소리로 심판했다. 이제는 윤심이 달라질 차례다.”


-윤심과 민심의 괴리가 왜 생겼을까.

“우리 당은 위험을 알리는 전령이 오면 반성하기보다 그 전령을 죽여버린다. 대통령실을 향해 당이 적절한 견제를 못 하고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못 하니 당정 관계가 수직적으로 굳어졌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위기론’이 나왔을 때, 일부 친윤계가 “이러면 같은 배를 탈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소위 ‘양지陽地’ 지역구 의원들이 대다수이다 보니, 공천권을 가진 쪽의 눈치를 보느라 소신 발언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은 대부분 수도권 출신이다. 변화를 위한 기분 좋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지난 총선 캠페인 때 어떤 전략을 썼나.

“도봉갑 당협위원장을 맡은 4년간 중앙당에서 내려온 현수막을 동네에 한 번도 안 걸었다. 죄다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비판하는 내용 일색이었다. 대신 직접 주민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생활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사안에 집중했다. 현수막은 어르신 독감 예방접종 안내나 아이들 통학 길 안전 운행 당부 같은 것들로 걸었다. 내 휴대폰 번호도 공개하고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을 달라고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동네에 도로가 파였다거나 비둘기 떼가 많아 골치 아프다, 노상방뇨가 문제다 같은 시시콜콜한 문제들을 꿰게 됐다. 주거·교통 문제 해소를 위해 어떤 공약이 필요할지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유권자들의 반응이 있었나.

“내가 유권자를 위해 일할 ‘준비된 일꾼’이 되니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동네 분들이 ‘이번엔 김재섭 찍겠다’고 하시더라. 생각이 다른 것 같아도 먼저 다가가 유권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마음이 열린다. 이게 정치의 본령 아닐까.”

-한동훈 대표는 ‘국민 눈높이’를 맞추겠다고 공약했는데.

“민심이라는 게 굉장히 추상적이다. 정치인이 민심에 부응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지 않으려면 싫은 소리를 억지로라도 찾아가 들어야 한다. 한 대표도 최대한 다양한 곳을 누비며 현장의 목소리를 치열하게 들었으면 좋겠다. 현장에서 우리 당이 추구하는 게 ‘시장市場 자유주의’가 아니라 ‘사장社長 자유주의’를 추구한다는 유권자 지적도 들었다. 평범한 시민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봐야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마음을 얻을 방법이 보일 것이다. 한 대표가 ‘해외 직구’ 문제에 대해 먼저 입장을 표명해 국민의 호응을 이끌어냈던 것도 평소 온라인 쇼핑을 애용하며 사안의 속성을 잘 이해했기 때문 아닐까.”

-여야 간 ‘강대강’ 대치는 갈수록 심해지는데.

“그럴수록 한 대표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든 우원식 국회의장이든 야당 인사들과 자주 만났으면 한다. 한 대표가 원외 인사들 얘기도 많이 들어줬으면 한다. 당선돼야 한다는 절실한 각오로 현장을 뛰고 있기에, 민심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다. 가령 ‘첫목회’는 수도권 3040 낙선자가 주축인 원외 모임인데 이 사람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 주면, 앞으로 4년간 지역구를 바닥부터 다질 동기가 부여될 것이다.”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대응은 어때야 한다고 보나.

“한 대표가 ‘제3자 추천 특검법’을 공약했으니 지켜야 할 것이다. 이 문제는 우리가 민생을 잘 챙기기 위해서라도 털고 가야 한다. 사실 민주당이 말로 떠드는 것과는 달리 민생을 잘 안 챙긴다고 본다. 오늘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국민 관심사는 ‘티몬·위메프 사태’인데 민주당 의원들은 권익위의 ‘김 여사 명품 백 논란’ 결정 문제만 줄기차게 제기하더라. 과방위원회도 진짜 민생을 위한다면 MBC가 아니라 과학 분야부터 챙겨야 맞다. 민생을 챙기기 위해서라도 정쟁적 이슈를 빨리 정리해야 한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25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25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김건희 여사가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대국민 사과를 갈음해 검찰 조사에 응한 것 같은데, 아직 납득 못 하는 국민이 많다. 이 국면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끝날 것이다. 검찰 조사를 충실하게 한 번 더 받든, 사과를 하든 용기 내 털고 가시길 바란다.”

-’한동훈 국민의힘’이 선점해야 할 미래 어젠다를 꼽는다면.

“저출산과 인공지능AI, 환경 이슈다. 여야 3040 의원들과 국회 ‘순풍 포럼’을 만들었는데, 3040 세대의 시점에서 저출산의 원인을 잘 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연금 개혁도 저출산과 관련된 문제다. AI 영향으로 산업 구조가 확 바뀔 건데, 그에 어떻게 대비할지 빨리 논의해야 한다. 환경 문제도 지난 4월 딸이 태어나고 나니 진지하게 바라보게 되더라. 플라스틱 사용을 어떻게 줄일 것이며 지구온난화에 어떻게 대비할지 등을 논의해야 한다. 이 세 문제는 한국 사회에 벼락처럼 닥쳐올 충격들이고 우리 당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한 대표는 ‘청년 정치인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정치인을 나이로 규정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노동·주거·교통 등 모든 정책은 모든 세대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이번 총선에서 내가 당선된 것은 청년이란 틀을 벗어나 도봉구를 대표하겠다는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의 세대교체 전망은.

“국민의힘은 85년생 대표이준석를 이미 뽑아봤기에 73년생 대표한동훈를 세우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변화에 적극적이고 민주당보다 ‘세대교체’란 상징 자산을 앞서 쌓아가고 있다고 본다. 다만 2030 세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공정과 상식’이다. 그걸 민주당이 무너뜨려서 우리가 집권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바닥 민심의 목소리를 따라 공정과 상식을 추구하는 정당이 미래를 여는 정당이 될 것이다.”

☞김재섭

1987년 서울 도봉구에서 태어났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2020년 21대 총선 때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서울 도봉갑에 처음 출마했다. 당시엔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후보에게 패했지만 22대 총선에선 민주당 안귀령 후보를 1.06%포인트 차로 제쳤다. 생후 90일 된 딸을 둔 아빠로 여야 3040 의원들이 저출산 해법을 연구하는 국회 모임 ‘순풍 포럼’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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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혜 기자 jihe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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