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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후보자님, 그거 배임·횡령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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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5회 작성일 24-07-2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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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법인카드 내역 살펴보니, 업무연관성 증빙자료 제출해야 하는 사례 많이 보여

[고태진 기자]

이진숙 후보자님, 그거 배임·횡령일 수도 있습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공개한 이 후보자의 대전MBC 사장 시절 법인카드 내역.
ⓒ 오마이TV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여러 면에서 부적격으로 판단될 중대한 문제를 노출했다. 그 중 특히 법인카드 문제는 횡령 또는 업무상 배임이란 범죄로 볼 만한 소지가 다분하다.


우선 이 후보자의 법카 사용 내역을 한 번 ?어보자.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24일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이진숙 후보자가 대전MBC 사장 재임 시절2015.3~2018.1 사용한 법인카드 내역을 정리해 공개했는데, 이에 따르면 ▲휴일 사용 219건약 3374만원 ▲고액식당 35건약 2535만 원 ▲골프장 39건약 1742만 원 ▲백화점 30건약 100만 원 ▲호텔 43건약 710만 원 ▲유흥 5건약 77만 원 등으로 총액은 약 1억 4279만 원이었다. 이날 노 의원은 이진숙 후보자가 MBC 본사 재직 재임 시절 법인카드 내역도 공개했는데, 사용 총액이 4억 3036만 원에 달했다.

이진숙 후보자는 법인카드 부정 사용 논란과 관련, 청문회 자리에서 "사적으로 단 1만원도 쓴 적 없다"라며 "세세한 내역까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모두 업무로 썼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진숙 법인카드 사용, 정말 문제 없나?

그렇다면, 이 후보자의 말대로 그의 법인카드 사용은 정말 문제가 없을까?

2022년 6월 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이던 경찰이 관련 업소 12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일주일에 걸쳐 김씨가 법인카드를 사적 유용했다는 의혹이 있는 수도권 지역 식당 129곳을 압수수색했다. 최근에는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조사한다며 이 대표와 김혜경씨에게 소환 통보했다.

검찰이 야당의 대표 부부를 조사하고, 수백 곳을 압수수색한 만큼 법인카드 사적 이용은 중대 범죄라는 것 아닌가? 민간회사도 마찬가지다. 법인카드를 용도에 맞지 않게 사적으로 사용한 경우, 업무상 배임으로 처벌받는다. 이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는 상식이나 다름없다.

법인카드 유용에 대해 이미 처벌 받은 사례도 존재한다. 대법원은 2014년 법인카드 사적 유용 건에 대해 "주식회사의 임원이 공적 업무수행을 위하여서만 사용이 가능한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계속적, 반복적으로 사용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원에게는 임무 위배의 인식과 그로 인하여 자신이 이익을 취득하고 주식회사에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행위는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한다"라고 확정 판결대법원 2014. 2. 21. 선고 2011도8870 판결했다.

고급식당, 술집, 노래주점 모두 업무로 썼다는 이진숙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 유성호


법인카드의 경우 획일적인 규정이나 법이 없다. 다만, 통상적으로 규정하는 대략적인 범위는 있다.
1. 물품구매대금 결제: 가구, 비품, 사무기기, 소모품 등 총무성경비, 일체 전산기기, 기자재 등 구매대금
2. 생활편의 및 복리후생비 결제: 화환대, 선물대금, 임직원 검진료 등 각종 생활편의 서비스와 복리후생비
3. 여행 및 출장관련 장비: 호텔 예약, 항공권, 교통비 등 여행과 출장에 관련된 경비
4. 접대비 및 회의비: 2001년부터 5만원 이상 접대비의 경우 법인카드 사용 의무화
5. 각종 공과금, 전화 요금, 전기료, 우편료 등

이진숙 후보자는 자신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대부분을 위 2번 또는 4번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 집 근처 제과점에서 빵을 대량으로 구입하고 집근처 고급식당과 술집에서 사용한 것도, 노래주점에서 쓴 내역도, 몇 천 원 소액 결제한 것도 이런 경우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런데 법인카드의 결제 내역만 봤을 때 업무와 연관을 짓기 어려운 경우에는 업무와 연관이 있다는 증빙자료를 제출하게 되어 있는데, 다음과 같은 경우다.
1. 공휴일이나 주말, 새벽 등 업무시간 외 사용한 경우
2. 사업장과 거리가 먼 곳에서 사용한 경우
3. 가족이나 친인척을 동반해 출장 간 경우
4. 사치성 물품을 구매한 경우
5. 상품권 등 현금화가 쉬운 물품을 구매한 경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이진숙 후보자의 법인카드 내역을 보면,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경우에 부합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 이 후보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해 공적 업무수행이라고 말로만 반박할 것이 아니라, 증빙자료를 통해 소명해야 한다. 그렇게 못한다면, 업무상 배임, 혹은 횡령이란 의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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