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시간째 필리버스터 지옥…여야, 방송4법 놓고 4박5일 밤샘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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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정경훈 기자] [the300]
29일 오전 6시 기준 여야는 방송 4법 가운데 세 번째로 본회의에 상정된 방문진법을 놓고 29시간 가까이 필리버스터를 진행 중이다. 필리버스터 국회는 25일 오후부터 84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방문진법 개정안은 전날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방송법 개정안, 아직 표결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함께 공영방송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 학회와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세 법안은 각각 순서대로 KBS, MBC, EBS 지배구조를 결정한다. 야당은 지난 26일에도 방송통신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늘리는 내용의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방통위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여야는 방송4법에 대한 이견은 좁히지 못한 채 쳇바퀴 돌듯 공방만 주고받았다. 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겉으로는 검찰 공화국이라고 윤석열 정부를 공격하고, 민생을 외치면서도 정작 목을 매는 것은 공영방송 이사진 장악"이라며 "방송4법은 윤석열 정부를 일을 못하게 죽이고 민주당의 어버이 이재명 대표를 살리는 법안"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공영방송을 정치 도구화하고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며 "이번에 방송 4법 모두 통과되면 더 이상 국민의 뜻을 거역하지 말아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주 부의장은 입장문에서 "야권이 190석 의석을 앞세워 무제한 토론을 24시간마다 강제 중단시키는 것은 숙의민주주의와 합의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거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사회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국회 의사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증오의 굿판을 당장 멈춰야 한다"며 우 의장을 향해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도, 국민의힘이 벌이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중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오로지 국회의장의 결정에 달려있다"며 "운명이 뻔히 정해진 법안에 대해서는 상정 안 하시면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다음 안건인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로 저지한다는 구상이다. 민주당은 24시간마다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의 건을 본회의에 부쳐 필리버스터를 종료시키고 있다. 방송 4법의 표결이 모두 완료되는 시점은 30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 4법은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해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21대 국회 당시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이들 법안이 폐기된 바 있다. 국회 내 일부 의원과 보좌진들이 5박6일간 진행되는 이번 필리버스터에 체력적 한계를 호소하는 한편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다. 주 부의장은 "거부권으로 무효화될 법안을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은 우리 국회의 입법권을 스스로 무력화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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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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