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 우리측 초소에 설치된 대북확성기를 통해 대북방송이 나오고 있다. 2024.7.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최근 우리 군의 전방 지역 모든 대북 확성기 방송이 동시 가동된 가운데 군 당국은 방송을 지속하면 북한 내부 동요와 기강 해이, 탈북 등의 심리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걸로 보고 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은 한 번 실시했대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 방송을 지속적으로 듣다 보면 천천히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다양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이에 따른 2차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5월 말부터 우리 민간단체들의 대북 전단 등에 반발해 모두 9차례에 걸쳐 오물·쓰레기 풍선을 날려보냈다. 지난 21일 오전 9시쯤부터 저녁 8시쯤까진 모두 500여 개의 대남 쓰레기 풍선을 부양했으며, 경기 북부와 서울 등 우리 지역엔 240여 개가 낙하했다. 내용물은 대다수는 종이류였다.
우리 군은 서부·중부·동부전선에 배치된 고정식 확성기를 릴레이식으로 돌아가며 제한적으로 방송하며 대응해오다, 21일 오후 1시부턴 전방 지역 모든 확성기를 동시에 가동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우리 군이 현재 보유한 대북 확성기는 고정식 24개와 이동식 16개 등 총 40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어제 오후 1시부로 대북 확성기에 대한 모든 제한을 해제했다"라며, 앞으로 고정식뿐만 아니라 이동식 확성기도 가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쓰레기 풍선 대남살포를 재개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 오물풍선 추정 내용물이 떨어져 있다. 2024.7.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우리 군은 북한이 대남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 준비를 그만둘 때까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지속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은 국방부 직속 국군심리전단이 운영하는 자유의 소리 방송 내용을 담아 송출하고 있다. 장윤정의 올래 등 우리나라 노래들도 송출되고 있다.
방송은 최근엔 동부전선 인민군 46사단 전방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탈북을 시도하다 압송된 북한 병사의 소식을 알린 것으로 전해진다. 인민군 3사단, 15사단, 5사단, 25사단, 2사단 관할 전장지역에서 지뢰 매설 작업을 하다가 폭발 사고가 발생해 여러 명이 숨졌다는 소식도 방송했다고 한다.
방송은 리일규 쿠바 주재 북한 참사관의 한국 망명, 북한의 대남 오물·쓰레기 살포 행위, 김정은 체제의 실상 등도 낱낱이 전하고 있다. 방송은 DMZ 내 불모지 작업, 지뢰 매설, 전술도로 구축 등 작업을 하고 있는 북한군을 향해 "지옥 같은 노예의 삶에서 탈출하라"는 메시지를 날리기도 했다.
이 실장은 "북한 주민이나 북한군에게 도움이 될 내용도 있고 우리 체제를 선전하는 내용도 있다"라며 "북한 쓰레기 풍선으로 인해 생기는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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