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에너지 위기 시대, 천연가스 공급 안정화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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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경식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장]
천연가스 공급 안정화는 합리적인 가격에 중단 없이 가스를 공급함을 의미한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은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까지 영향을 미쳤는데 실제로 2021년 MMBtu열량단위당 16달러였던 아시아 현물 LNG 평균가격은 전쟁 직후 MMBtu당 80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여기에 지난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천연가스 공급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천연가스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공급 안정성 확보가 절실하다. 그렇다면 과연 천연가스 공급 안정성 강화를 위한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적으로 고려할 점은 천연가스 수입선 다변화 정책이다. 전 세계 LNG 수입 3위인 우리나라는 그간 수입선 다변화 전략으로 여러 지정학적 위험을 줄였다. 전통적 중동 중심 수입선에서 최근 미국이나 호주 등지로 다변화한 포트폴리오 덕분에 공급 안정성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소수의 프로젝트에서 물량을 조달하는 사업자는 돌발상황으로 인해 프로젝트 가동이 갑자기 중단되면 짧은 기간에 대체물량과 선박을 구해야 하므로 공급 안정성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는 중장기 계약을 확대해 천연가스 물량과 가격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다. 일본은 2021년 하반기 이후 국제 현물 LNG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음에도 상당량의 중장기 계약물량을 바탕으로 수입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해 일본의 LNG 수입량에서 장기계약 비중은 76%로 같은 기간 64%를 기록한 우리나라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유럽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인 2021년 가스 회사의 중장기 계약물량은 240만톤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750만톤까지 확대해 공급 안정성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최근 목적지 규정이 없는 미국 수출 프로젝트가 증가함에 따라 LNG 계약시장에서 이전보다 완화된 계약이 속속 등장한다. 유연한 중장기 계약으로 저렴한 물량을 확보하고 필요시 국내에 도입하거나 트레이딩을 통해 해외에 판매한다면 현물시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최근 유럽연합EU과 싱가포르가 시행하는 천연가스 공동구매 및 가스조달 단일화 정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데 이들 국가는 공동구매로 구매 협상력을 제고하고 불필요한 수입가격 인상을 방지하고자 노력한다. 특히 지금처럼 천연가스 공급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에너지 위기 시대에는 다양한 국내외 협력을 통해 공급 안정성과 경제성, 국제 천연가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함께 얻을 수 있다. 최근 세계 각지에서 끊이지 않는 전쟁과 지역분쟁으로 신냉전 시대가 왔다고들 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공급 안정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는 그간 탄소중립을 위한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만 여겼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바야흐로 국제 에너지 시장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제 우리나라 실정에 부합하면서도 비용효과적인 중장기 천연가스 확보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김경식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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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식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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