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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억만 내면 나도 유럽 사람?…골든비자로 이민자 모시는 나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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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6회 작성일 24-07-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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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창간기획] 웰컴인! 대한민국 ④-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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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이민자 유입을 장려하고 있다. 주변국보다 산업·경제적 기반이 부족한 나라들은 관련법 개정을 통해 노동자 유입을 도모하거나 세제 혜택을 통해 자본 이민을 유치하려 애쓰고 있다.

24일 포르투갈 이민국SEF에 따르면 유럽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낮은 포르투갈 정부는 이민자 유치를 위해 2012년 10월 골든비자 제도를 도입했다. 골든비자는 유럽연합EU 가입국 또는 유럽경제지역EEA 국민이 아닌 이들 가운데 포르투갈에서 사업을 위해 투자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거주 허가증이다. 한 번 발급받으면 2년간 거주할 수 있게 되며 만료 시 손쉽게 갱신도 가능하다.


포르투갈은 당초 작년 말까지만 골든비자 제도를 운영하려고 했다. 그러나 종료 예정일이 다가올수록 골든비자 발급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결국 도입 초기보다 요건을 대폭 낮춰 골든비자 발급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부동산 투자가 필수 요건이었으나 포르투갈 예술작품이나 국가 유산을 보존하는 데 25만유로약 3억7000만원를 기부하거나 포르투갈 기업 또는 벤처캐피탈에 50만유로약 7억4000만원를 투자하면 발급된다.

골든비자의 최대 장점은 유럽 29개국이 여행·통행의 편의를 위해 체결한 솅겐조약에 따라 주변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북미·아시아 지역에서 은퇴를 앞둔 이민자들에게 인기다. 제조업 일자리를 바탕으로 이민정책을 꾸리는 독일·프랑스 등과 차별화된 전략인 셈이다. 포르투갈과 마찬가지로 산업 기반이 부족한 동유럽 국가들도 유사한 이민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민자가 몰리는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는 영어권이라는 이점과 천혜의 자연환경 등을 무기로 이민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대기업 항공우주기업 봄바디어의 사세가 꺾인 뒤부터 연방정부 주도 아래 제조업 육성이 본격화하면서 최근에는 일자리 중심의 이민정책도 크게 호응을 얻고 있다.

벤쿠버·몬트리올 등이 위치한 캐나다 동·서부지역보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중부지역 주 정부를 중심으로 취업이민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일자리 이민은 현지 채용이 확정되면 2~3년의 거주 비자가 주어지고 이후 각 주 정부가 요구하는 기간을 채우면 영주권이 주어지는 방식이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심지어 소규모 상점에 정규직으로만 채용되면 거주 비자가 발급된다. 이런 정책 덕에 2021년 3800만명이던 캐나다 인구는 지난달 4100만명을 돌파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런던과 함께 세계 3대 금융시장이자 아시아 최대 금융허브로 손꼽히는 홍콩은 올 초 8년 만에 투자이민을 재개했다. 전문가들은 홍콩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관광수익이 크게 줄고 중국 중앙정부의 입김이 강해진 데 따른 자본유출분을 메우기 위한 수단으로 투자이민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의 영주권 취득을 위해서는 3000만홍콩달러약 53억2000만원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금융자산과 상업용 부동산에 동일한 금액을 투자해야 한다.

절세혜택을 무기로 막대한 자본이민을 끌어들이는 나라도 늘고 있다. 동남아 최고 선진국인 싱가포르와 중동 지역이 대표적이다. 싱가포르 투자이민제도 GIP는 3년 평균 매출액이 2억싱가포르달러약 2000억원 이상인 법인이나 해당 기업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야만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자격을 갖춘 이는 싱가포르 소재 법인신설법인도 가능 또는 GIP펀드에 250만싱가포르달러약 25억5000만원를 투자하면 영주권이 주어진다.

최근에는 중동이 비슷한 전략을 구사한다. 2022년 골든비자를 신설하고 이민자 모집을 개시한 아랍에미리트UAE는 개인 소득세가 없고 높은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단시간에 전 세계 부호들이 선호하는 이민지로 자리매김했다. 현지 부동산에 투자한 외국인에 장기체류를 허용하고 정착을 유도한다. 투자금이 없더라도 세계 상위 100대 졸업생에 손쉬운 대출과 체류 기한 우대를 내걸며 인재 유치에도 공을 들인다. 영국 컨설팅기업 헨리앤파트너스Henley amp; Partners에 따르면 올 상반기 UAE 순 유입 이민자 수는 6700명을 기록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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