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반값인데도…"살 땅이 없다" 시행사 몸사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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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들어 공매 공고를 낸 아파트 신축 사업장은 총 6곳이다. 6곳 모두 유찰을 반복하며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HUG는 시행사·시공사가 자금난으로 공사를 마치지 못하면 입주예정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HUG 주도로 공사를 계속 진행하거나 입주 예정자들이 낸 계약금·중도금을 돌려준다. 분양대금을 돌려줄 경우 HUG는 해당 사업장을 공매에 부쳐 자금을 회수한다. 공매에 나온 곳은 광주광역시, 강원 삼척, 전북 군산, 울산 울주 등 지방 사업장들이다. 사업주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이유로 사업을 더 진행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 곳들이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된 공매가는 유찰이 반복되며 최초 공매 때보다 20~30% 더 떨어졌지만 아직도 "사겠다"는 곳이 없다. 올해들어 아직까지 사업부지를 단 한곳도 사지 않은 메이저 시행사도 여러곳이다. 선뜻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몸을 사리는 이유가 있다. 건설경기 불황도 문제지만, 경기에는 사이클이 있다. 더 큰 문제는 사업성, 즉 수지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가 올라 아파트 개발사업 자체의 사업성이 떨어졌다"며 "땅값이 택지개발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땅을 싸게 사더라도 다른 사업비가 올라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고금리 상황도 이어지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늘었다. 특히 지방에선 분양시장 분위기가 여전히 가라앉아 있어 택지개발사업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공매에 나오는 사업장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고금리와 공사비, 인건비, 분양시장 분위기 등 불안요소가 사라지지 않는 한 시행사들은 계속해서 몸을 사릴 것으로 보인다. 시행사나 시공사가 땅을 사지 않으면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 지금 아파트를 짓지 않으면 3~4년 뒤 공급될 신축 아파트 수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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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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