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2300만원 뇌물" VS "근로 대가" 文 전 사위 급여 성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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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서씨 실제 근무했다는 진술, 기록 확보
단순 근로 대가, 뇌물로 보기 어렵다 시각도
뇌물 액수 범위 어디까지 입증하느냐에
검찰 공소 유지 성패 갈릴 듯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44씨가 이상직 전 의원이 실소유주인 타이이스타젯에서 급여 등으로 받은 2억2,300여만 원을 이 전 의원이 문 전 대통령에게 준 뇌물로 볼 수 있을까. 검찰은 이를 전액 뇌물로 의심하는 반면, 야당에서는 딸의 남편이 성실히 일해서 번 근로의 대가라고 반박한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논리를 적용하더라도 어디까지 뇌물로 볼 수 있을지는 또 다른 쟁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한연규는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 문재인의 뇌물 액수로 2억2,300여만 원을 적시했다. 서씨가 2018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 타이이스타젯에서 전무이사로 근무해 받은 급여월 800만 원와 주거비월 350만 원 등을 합친 금액이다. 문 전 대통령 부부와 딸 다혜씨를 경제 공동체로 보는 검찰은 서씨의 타이이스타젯 취업 후 생활비 지원을 끊으면서 문 전 대통령 부부가 이득을 봤으므로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서씨가 계속 직장생활을 해왔고, 독립 생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타이이스타젯에서 받은 급여는 뇌물로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서씨 급여까지 포함해 뇌물 액수를 과다하게 부풀렸다"는 의견과 "채용 자체가 부당하기 때문에 뇌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판사 출신 변호사 A씨는 "서씨가 이름만 올려놓고 돈을 받았다면 문제지만, 정당하게 일한 대가를 뇌물 액수에 포함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타이이스타젯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항공업계 관계자는 "서씨는 회사에서 이스타항공과 업무 협조, 비행기 임대 업무를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B씨는 "항공업계 경력이 없는 사람이 고위 임원으로 채용된 것 자체가 특혜"라고 말했다.
법원 판결에선 자녀의 특혜 취업을 뇌물죄로 인정하더라도 자녀가 취업해 받은 급여 전액을 뇌물 액수에 포함시키는 경우는 드물었다. 전남 지역 해경서장으로 근무한 C씨는 2017년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 자녀를 채용시킨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자녀 부정 채용을 무형의 이익으로 보고 유죄로 인정했지만 자녀가 받은 급여를 뇌물액으로 보진 않았다. 한 형사소송 전문 변호사는 "법원에선 통상적 수준을 넘어 과다하게 지급되면 수뢰 금액으로 인정한다"면서도 "독립 생계 여부에 따라 유무죄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대장동 일당에게 50억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아들이 받은 돈이 사회 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지만, 법원은 독립 생계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를 내렸다.
이 때문에 서씨가 근무 기간 받은 급여1억7,600만 원 전액을 뇌물 액수에 포함할지를 놓고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서씨 급여가 근로의 대가로 판단돼 검찰이 영장에 적시한 전체 뇌물액수2억2,300여만 원에서 제외되면, 뇌물 액수는 4,000여만 원으로 줄어든다. 뇌물수수액에 따라 형량 차이는 크다. 수뢰액이 3,000만원 이상이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데 수뢰액이 5,000만 원 미만인 경우 징역 5년 이상, 1억 원 이상은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이다. 검찰이 서씨 채용을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뇌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뇌물 액수의 범위를 어디까지 입증하느냐가 공소 유지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전주= 김혜지 기자 fo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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