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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QA] "일본, 과거사 성의 있어…출입국 간소화해 교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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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6회 작성일 24-09-0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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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 사진=뉴시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을 벌였다.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자 광복 80주년을 대비해 과거사 문제 해결과 교류 확대를 논의했다. 특히 기시다 총리는 퇴임을 한 달여 앞둔 만큼, 윤 대통령과 함께 한일관계 개선을 주도한 정상으로서 마지막으로 양국관계 발전에 힘을 실은 것이다.

이번 한일회담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제3국 분쟁 시 서로의 재외국민을 보호하는 데 협력하는 ‘재외국민 보호 협력 각서’ 체결 △사전입국심사제도 등 출입국 간소화를 통한 인적 교류 증진 방안 논의 △우키시마호 침몰 79년만의 승선자 명단 전달 등이다.

본지는 7일 이와 관련된 대통령실과 출입기자단 간의 질의응답을 추려봤다.


우키시마호 침몰 79년만 명부 전달.."위로금 지급·진상 규명 재개"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단 전달의 경우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기시다 총리 방한과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바로 전날인 5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주일대사관에 전달했다는 점에서 무관치 않아 보인다.

우키시마호는 해방 직후인 1945년 8월 24일 일제 패망에 따라 송환이 결정된 강제징용 한국인 노동자 7000여명을 태웠던 일본 해군 군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닿지 못하고 침몰했고, 희생자 유족 측에선 최소 5000여명의 한국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승선자 명부조차 확보하지 못해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지 못한 사건이다.

그러다 우키시마호 침몰 79년 만에 처음 19건의 승선자 명부를 전달 받게 된 것이다. 2007년 ‘한반도 출신 군인·군속 공탁서 정본의 사본’ 이래 17년 만에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 명부이기도 하다. 이로써 그간 답보 상태였던 우키시마호 사건 진상 파악과 희생자 유족 위로금 지급이 재개된다.

한일회담 직후 취재진 앞에 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일본이 한일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성의’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우키시마호 사건에 대한 희생자 유족과 일본 정부 간의 입장 차이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유족은 한국의 보복이 두려워 자폭한 것으로 최소 5000명의 한국인이 사망했다는 주장이고, 반면 일본 정부는 우연히 해저 기뢰를 건드려 폭침한 것이고 승선자 3700여명 중 한국인 희생자는 524명뿐이라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간에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단을 받은 것과 관련한 언급이 있었는지, 또 우키시마호 사건을 두고 희생자 유족 측과 일본 정부의 입장이 다른데 이와 관련해서도 언급이 있었는지 묻는다.

▲양국 당국 간 수개월 동안 논의됐고 어제5일 1차적으로 명부가 전달이 됐다. 추가 자료는 일본 정부가 계속 검토 중에 있다. 그래서 정상 간에 오늘6일 마무리 차원의 논의를 하기는 이르다고 본다. 다만 최근 개선된 한일관계 기류 속에서 일본이 과거보다는 적극적이고 성의를 가지고 나오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린다. 2005년에서 10년 사이에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우키시마호 사건에 대해 학술적인 검증과 검토를 했지만 자료가 불충분해서 제대로 된 사고 경위와 결론, 희생자 숫자도 알 수 없었다. 이번에 전달받은 수백 페이지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중복된 인원이 있는지, 창씨 개명을 한 사람이 있는지 등을 식별해보고 또 추가 자료를 요청하고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를 통해 결국 희생자들에 대한 위로금을 앞으로 지급할 수 있는 법적 절차가 재개될 가능성이 열리고, 또 역사적으로도 이 사건의 경위와 정확한 희생자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우키시마호의 모습. 우키시마호는 1945년 광복 직후 귀국하려는 재일 한국인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한 일본 해군 수송선이다. 그 해 8월24일 교토 마이즈루항에 기항하려다 선체 밑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 침몰했다. 사진=뉴시스
우키시마호의 모습. 우키시마호는 1945년 광복 직후 귀국하려는 재일 한국인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한 일본 해군 수송선이다. 그 해 8월24일 교토 마이즈루항에 기항하려다 선체 밑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 침몰했다. 사진=뉴시스

출국 전 미리 입국심사 협의 착수..여권 없는 왕래 이를지 주목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주로 논의한 건 양국 협력과 교류 확대다. 재외국민 보호 협력 각서의 경우 이미 중동 분쟁 지역에서 한일이 재외국민 철수 협력을 해왔던 것을 제도화하는 내용이다.

주목을 끈 건 사전입국심사제도이다. 이는 지난 4월 윤덕민 주일대사가 한일 국민이 내국인처럼 여권 없이 왕래하는 이른바 ‘한일판 솅겐조약’ 수준의 출입국 절차 간소화를 주장하면서 한 차례 화두가 됐던 바 있다. 윤 대사가 언급한 한일판 솅겐조약 수준에는 아직 이르지 않고, 출국하기 전에 입국 심사를 미리 해둘 수 있는 정도로 협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우리 국민이 얻는 편익이 더 크고 일본 정부에선 상당히 논의가 진전돼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사전입국심사제는 논의하는 수준인 건지, 도입이 된다면 언제부터 도입되는 건지 궁금하다.

▲일본 법무성이 먼저 실무 검토에 착수했다고 알려왔다. 우리도 일본과의 협의에 응하려고 준비 중이다. 일본은 먼저 진도가 많이 나가 있는 것 같다. 지난 202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한일 항공 노선을 이용하고 있는 한국인이 1950만명 그리고 일본인이 600만명 가까이 이른다. 그러니까 한국 사람들이 더 많이 일본 입국장에 들어가 긴 줄을 서게 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불편함이 있어서, 이를 해소하고자 출국 전에 입국 심사도 병행하는 사전입국심사제도를 일본이 먼저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협의를 하게 되면 일본에 심사관을 파견해 생체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출국 전에 간편하게 입국 조사까지 마치는 절차를 논의하겠다.
지난달 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사진=뉴시스
지난달 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사진=뉴시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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