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만난 기시다 "과거 힘들고 슬픈 경험한 한국인에 가슴아파" > 정치기사 | politics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6일 한·일 양국이 제3국에서 위기사태가 발생할 경우 현지에서 자국민 철수를 위한 지원과 협력을 위해 협력하자는 데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 양국 국민의 왕래가 연간 1000만명에 달하는 현실을 감안해 양국 국민의 출입국을 간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에 의견을 같이 했다. 정상회담은 오후 3시35분부터 약 1시간40분간 이뤄졌다. 이번 회담은 윤 대통령 취임 후 기시다 총리와 갖는 12번째 양자회담이자 올들어 3번째 한·일 정상회담이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저와 기시다 총리가 쌓아온 양국 협력의 긍정적 모멘텀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일 관계에 남아있는 어려운 문제들을 전향적 자세로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두 사람의 견고한 신뢰를 기반으로 지난 한 해 반 동안 한·일 관계는 크게 개선됐다”며 특히 “경제와 안보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정부 간 협의체들이 모두 복원됐고 활발한 소통과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달 말 퇴임을 앞두고 이날 방한한 기시다 총리는 “일본과 한국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온 선인들의 노력을 계승해 미래를 향해 협력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그는 특히 “저는 1998년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인식과 관련해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명확히 말씀드렸다”며 “저는 또 이곳 서울에서 당시 어려운 환경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대단히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한 것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도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내다보면서 양국 간 협력과 교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는 방향을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회담을 통해 재외국민 안전 관련 협력각서를 체결해 제3국에서 자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에서 “지난해 4월 수단 쿠데타, 10월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발생시 한·일 양국이 재외국민 긴급 철수를 위해 협력한 사례를 기초로 우리 측이 먼저 한·일 공조를 제도화하자고 제안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일본 측으로부터 1945년 광복 직후 강제징용자와 가족 등 조선인 수천명을 태우고 아오모리에서 부산으로 향하다 침몰한 우키시마호 승선자의 명단이 담긴 19건의 자료를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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